의(醫, medicine)란 의학(science-knowledge), 술기(skill-technique) 그리고 의료(practice-attitude)의 균형 잡힌 총합이다. 의사, 특히 임상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병들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라는 인격체를 보살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서구 의료 선진국들은 이미 1700년대부터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며 동시에 의료인의 사회경제적 권위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부단한 고민과 실천, 투쟁과 설득을 이어왔으며 ‘실천으로서의 의료’에 대한 역사적, 철학적, 사회적 타당성과 정체성을 다루는 현재진행형 학문이 바로 의료윤리이다. 서양 의학이 도입된 지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의학과 의료 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라 할 수 있으나, 실천으로서의 의료에 대한 고민이나 교육은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의 불모지에 가깝다고 인정해야 한다. 의료의 모든 문제는 작고 좁게는 진료실에서의 일대일 환자 응대부터 크고 넓게는 국가사회적 보건 정책이나 건강 보험 제도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제도와 법령과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윤리적인 타당성의 문제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의료 선진국에서 이미 정립된 기본 개념을 살펴 보고, 우리나라의 의료 윤리 현실을 돌아 보고, 우리나라 이비인후과의 주역들이 ‘당당하고 떳떳하고 행복한 의사’로 살아가기 위해 왜 의료윤리가 필요한 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