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강북삼성병원 의국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고 현재는 모교인 원광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올해 두경부외과학회 신입회원이 된 이진이라고 합니다. 이번 카데바 실습 연수회를 통해 많은 선생님들께 큰 가르침을 받고, 귀중한 경험을 하였는데, 회원님들께 그 날의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COVID-19 판데믹이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학회 및 워크샵 일정이 잠정 취소, 연기되던 중, 2년의 공백을 깨고 지난 5월 21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수술 카데바 해부실습 연수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수술 카데바 해부실습 연수회는 Robotic surgery course, Endoscopic surgery course 그리고 Conventional surgery course 이렇게 세 종류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침 7시, 이른 시각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오늘 실습할 수술들에 대한 강의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순서로 이동근 교수님의 Transoral thyroidectomy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수술도 결국 첫 걸음을 잘 떼고 차근차근 나아가야 하며, 그 첫 단계로 수술자에게 좋은 시야를 보여줄 수 있는 Working space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수술에 적합하게 환자의 자세를 잡는 법, 내시경을 거치하는 방법 등을 하나하나 세세히 알려주셨고, 뿐만 아니라 수술 술기를 익히면서 경험했던 시행착오나 피드백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고윤우 교수님께서 Robotic surgery에 대해 강의해 주셨고, 여러 로봇 수술 중에서도 후이개 절개를 통한 경부절제술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수술 방법을 조금 바꾸셨다며 소개해 주셨는데, 수십 년의 경험을 갖고 계심에도 끊임없이 더 나은 수술 방법을 연구하며 발전시키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열띤 강의를 마치고 이어서 세브란스 로봇내시경수술센터에서 해부 실습이 진행되었습니다. 각 코스마다 두 명의 실습 참가자가 있었고, 세 코스를 통틀어 총 열한 분의 instructor 분들께서 교육해 주셨습니다. 수술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술 기구와 장비들의 셋팅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또한 넓은 센터 한 곳에서 세 프로그램이 동시에 이루어져 참관하는 선생님들도 자유롭게 여러 코스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세 코스 중 Conventional surgery course를 신청하여 이하선 절제술, 갑상선 절제술, 경부절제술, 전후두/부분후두 절제술 등 폭넓은 수술을 배웠습니다. 제 instructor셨던 이동근 선생님과 함께 step by step으로 갑상선절제술을 집도하였고, 박재홍 선생님께는 후두 수술과 함께 메스 날을 잘 다루는 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병원에 돌아와서 메스로 flap을 들 때마다 박재홍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또 김상연 선생님께서 수술 술기마다 핵심을 짚어 주시면, 이어서 김미라 선생님께서 더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셔서 두 분의 가르침이 기억에 잘 남았습니다. 중간중간 Instructor 분들께서 서로 각자의 팁과 노하우를 알려주시며 의견을 교류하는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에도 옆 코스의 instructor 선생님께서 지나다가 ‘너는 이렇게 하니? 나는 이렇게 하는데’ 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몸소 시범을 보여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스펀지가 된 것처럼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시범을 보느라 눈과 귀가 분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카데바 실습 연수회를 다녀오고 느낀 점 중 하나는 좋은 두경부 외과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두경부외과학회의 시스템이 참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간의 주최 경험과 노하우 덕분에 프로그램 진행도 매우 매끄러웠고, 연수회에 참가한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학문과 술기를 교류할 수 있도록 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전공의를 지나 전문의로서 이제 막 수술을 배워 나가는 단계의 저에게 이번 연수회는 앞으로 두경부외과 의사로 성장하며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로봇과 내시경 수술을 직접 실습하진 못했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수술들이 한층 저에게 가까워진 느낌이었고, 언젠가 로봇 수술과 내시경 수술에 도전해볼 날이 제게도 머지않았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하며, 섬세하게 지도해주신 모든 instructor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배움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신 권순영 회장님, 고윤우 위원장님, 이동근 부위원장님, 김다희 교수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시신을 기증해주신 고인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 숭고한 뜻을 받들고, 정진하여 많은 이들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겠습니다.
실습을 마친 후 단체 기념 촬영
연수회가 끝나고 즐거운 저녁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