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syndrome, OSAS)은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폐쇄되어 코골이와 수면 중 각성을 비롯한 여러 증상들과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유병률은 9-38%까지 다양하게 보고되었다[1]. 우리나라에서도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꾸준하게 늘고 있으며 특히 2018년 7월부터 수면 무호흡의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는 수면다원검사와 상기도 양압 치료(Positive airway pressure, PAP)에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이후로 환자수가 4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2]. 이에 따라 PAP 순응도도 급여화 이전에 비하여 상승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문의 1인당 PAP 처방 환자수는 이비인후과가 1위로, PAP이 이비인후과에서도 주요하게 다루는 영역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2-3]. 그러나 코골이를 호소하며 스스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은 여전히 첫 상담시 대부분 이 질환이 수술로 해결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특히 최근 들어 30-40대의 젊은 연령대 환자들이 증가했는데 나이가 젊을수록 수면시마다 기계를 기약없이 써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전체적인 수면 무호흡 환자 수가 많아졌으므로 PAP 순응에 실패하는 환자들을 포함하여 수술적 치료의 수요 또한 오히려 많아 졌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PAP 이 보편화된 요즘과 같은 환경에서 OSAS의 수술적 치료의 상담과 결정은 보다 근거 중심의 선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원고에서는 이와 관련해 미국 수면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서 2010년 이후 11년만에 개정하여 2021년 12월 발표한 성인을 위한 수술적 치료 상담 권고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이를 중심으로 OSAS 환자의 수술적 치료 상담 시 고려할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4-5].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아래와 같은 세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각 상황에 대해 권고를 제시한다.
(1) 양압기 치료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환자 |
(2) 양압기의 압력 관련 부작용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순응도가 낮은 환자 |
(3) 명확한 상기도의 해부학적 이상이 있어 수술적 치료를 받을 만한 환자 |
이는 1차 의료에 해당하는 미국의 의료서비스 제공자(Health care provider)들에게 권고되는 내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의원급에 해당하겠다. 1차 의료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와 상담을 위해 상기도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수면의가 있는 이비인후과, 구강외과, 악안면외과에 의뢰하도록 하고 있다.
1. 양압기 치료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환자 중 BMI < 40kg/m2 인 경우는 수면 전문의에게 수술 상담을 위한 의뢰를 강력히 권고함.
이는 4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들과 239개의 관찰실험(observational study)들을 메타분석한 결론이고 이 연구들은 모두 BMI < 40kg/m2 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수면 전문의가 시행하는 수술의 종류는 가이드라인에는 딱히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근거로 삼은 관찰실험들에서는 palatal modification, tongue base resection, multilevel pharyngeal airway surgery, nasal surgery, maxillo-mandibular advancement, 그리고 hypoglossal nerve stimulation이 모두 포함된다. 수술의 목적은 과다 졸림증, 수면의 질, 삶의 질, 코골이, 혈압,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 호흡장애지수(respiratory disturbance index, RDI) 중 한가지 이상의 임상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수술 성공률의 지표로 삼는 AHI의 경우, 수술 방법과 OSAS 중증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으나 palatal surgery와 multilevel pharyngeal airway surgery만 시행했던 RCT들에서는 18.4/h 감소, 나머지 관찰실험들에서는 24.0/h, 58% 감소로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수술 후 수개월의 회복기간동안 예상되는 불편감과 그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삼킴곤란, 미각변화, 하악 이상감각, 안면변형, 흡인, 출혈, 인후두 이물감 등이 매우 낮은 확률로 보고되어왔으나 OSAS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의 이득이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의 잠재적 위험을 상회한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이러한 부작용들은 수술 전에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어야 하고 Informed consents를 받도록 권고한다.
2. 양압기 치료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환자 중 BMI ≥35 kg/m2 인 경우는 비만수술 의사에게 수술 상담을 위한 의뢰를 강력히 권고함.
이는 2개의 RCT와 4개의 관찰실험들을 근거로 하였다. BMI가 35이상 40미만이라면 수면 전문의와 비만 수술 전문의에게 모두 의뢰할 것을 권고한다. 비만수술이라 함은 gastric banding, gastric bypass, 그리고 sleeve gastrectomy 등의 위를 축소하기 위한 목적의 수술들을 일컫는다. 비만수술의 목적은 혈압, 수면의 질, 삶의 질, AHI와 RDI, 그리고 과다 졸림증 중 한가지 이상의 임상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RCT에서 BMI는 평균적으로 10.4kg/m2 감소하였고 AHI는 12.5/h 감소하였다. 비만수술 후 주간졸림지수와 혈압의 호전이 체중감소 자체의 영향인지 AHI감소의 영향인지는 불분명하다. 이 외에도 3개의 관찰실험에서 비만 수술 후 환자들에게 요구되는 PAP 적정압력이 평균적으로 3cmH2O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위를 축소하는 수술인 만큼 장기적으로 가능한 부작용으로 철분 흡수장애, 위궤양, 비타민결핍, 장폐쇄, 장천공, 위식도역류질환, 그리고 위밴드 이탈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의 OSAS 환자들에게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것 보다 치료의 이득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3. 양압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BMI <40 kg/m2의 환자에서 압력 관련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 순응도가 낮은 경우, 양압기 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수면 전문의에게 수술 상담을 의뢰할 것을 조건부로 권고함.
이는 7개의 관찰실험 결과만을 근거로 하였고 조건부 권고에 그친다. 모든 연구에서 중등도 또는 중증의 OSAS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수술의 종류는 nasal, tonsil, 그리고 palate surgery를 포함하였다. 술 후 PAP 사용을 재개하였을 때 메타분석에서 PAP 적정압력이 2.5cmH2O 감소하였고 PAP 순응도가 2.2h/night 증가하였다. 이 경우 수술의 목적은 일차적으로는 PAP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므로 수면 전문의는 수술 전 상담 시 수술의 목적을 잘 설명하고 수술 후에도 PAP 사용을 지속해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하겠다. 상담을 받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수술 후 PAP 사용을 지속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한 구체적으로 설명듣기를 원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들이 있다.
PAP 적응에 실패한 6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덜 침습적인 수술인 multilevel airway surgery (modified UPPP + septoplasty ± tongue base surgery)를 시행했던 한 후향적 연구에서는 수술 후 환자의 42%가 성공적인 증상 호전으로 인해 PAP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러한 수술 후 PAP 비사용군의 수술 전 AHI 수치는 술 후에도 PAP 사용을 지속했던 군에 비해 평균적으로 12/h 정도 낮았다 (39.5/h vs 51.2/h). 이와 같이 OSAS의 중증도가 수술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은 앞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또한 수술 전과 비교하여 수술 후 AHI는 술 후 PAP 사용군과 비사용군 모두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 수술 후 PAP 사용군에서는 supine AHI가 술 전에 비해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64.2/h -> 67/h) [6]. 수술 후 전체 AHI가 감소하는 것에 반해 supine AHI가 증가하는 기전은 상기도 통기성이 개선되면서 수면 중 supine 자세의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에서 기인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하여도 상담 시 미리 설명해 둔다면 술 후 환자가 PAP 사용을 받아들이기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자세 의존성의 유무가 수술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체계적 문한고찰을 시행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9개 연구결과 중 Relocation pharyngoplasty 술식을 시행한 1개 연구에서만 자세의존성 OSAS에서 비-자세의존성에 비해 유의미하게 수술성공률이 높았고 UPPP, hyoid suspension, hypoglossal nerve stimulation 등을 시행했던 나머지 8개 연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거나 비-자세의존성에서 더 성공률이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7]. 따라서 자세의존성이 수술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치 않으며 경증의 자세의존성 OSA 환자에서는 오히려 자세치료가 침습적인 수술적 치료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당연히 환자별 해부학적 폐쇄 부위와 술식에 따른 차이도 존재한다. 요즘은 면밀한 이학적 검사와 수술전 약물유도 수면내시경(Drug induced sleep endoscopy, DISE)검사를 통해 해부학적 폐쇄구조에 따라 환자마다 선택적인 술식을 적용하는 추세인데 이로 인해 정확한 폐쇄부위를 타겟팅할 수 있어 고식적인 UPPP수술을 하던 시절에 비해 AHI 50%이상 감소 기준으로 수술 성공률이 70%가까이 증가하였다 (Fig.1). 17년간의 palatal surgery 보고들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Anterior palatoplasty의 경우 lateral/expansion pharyngoplasty에 비해 평균적인 AHI 감소수치가 5정도 더 크게 보고되었다[8]. 이는 아마도 Anterior palatoplasty 그룹의 경우 더 교정하기 쉬운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simple tonsillectomy 만 시행했던 연구에서는 tonsil size grade 3이상, BMI 25미만인 환자들에 한하여 술 후 PAP사용을 그만두어도 될 정도로 좋은 증상 개선을 보였고 simple septoplasty만 시행했던 연구에서는 유의미한 AHI 감소 없이 PAP 순응도만 3/h이상 증가했다 [9-10].
4. 상기도에 수술을 받을만한 주요한 해부학적인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초치료로서 수술을 권유하기에 앞서 양압기 치료를 조건부로 권고함.
이는 초치료로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2개의 RCT들과 15개의 관찰실험 결과들을 메타분석한 결론이다. Tonsillar hypertrophy와 velopharyngeal obstruction 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한 RCT에서 20.5/h의 AHI 감소를 보였고 palate surgery나 Maxillomandibular surgery를 시행한 관찰실험들에서는 37.6/h, 85%의 AHI 감소를 보였다. 이 외에도 수술적 치료는 과다 졸음증, 코골이, 수축기혈압, 산소포화도 저하 지수, 최저산소포화도 수치의 유의미한 개선을 유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매우 낮은 확률이기는 하나 임상적으로 의미없는 수준으로 발생한 미각이상과 0.17%의 하악 감각이상, 0.05%의 흡인과 같은 부작용들이 관찰되었는데 이와 비교하여 초치료로서의 PAP은 유해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PAP이 우선적으로 권고된다고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조건부 권고이므로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비용, 환자가 선호하는 치료법에 따라 환자 의지를 반영하여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여도 된다.
Fig.1. Drug induced sleep endoscopy의 검사와 VOTE 결과기록지
AASM 가이드라인에서 기준으로 삼은 BMI 40kg/m2은 WHO 세계기준으로 고도비만의 기준치이고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대한비만학회 지침에 따라 BMI 35kg/m2부터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의 BMI 기준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낮추어 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AASM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OSAS에서 수술적 치료는 PAP에 차선하는 구제치료 또는 보조적 치료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담 시 각 환자의 상황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목적으로 하는 효과, 초래하게 될 비용과 위험요인, 그리고 부작용들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OSAS를 완치하기 위한 목적의 수술인지, PAP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수술인지, 수술 성공률은 통계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술식에 따른 기대효과와 부작용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각 환자의 상황과 특성에 따른 적절한 술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중증도의 PAP 순응도 개선을 목표로 하는 환자라면 지나치게 침습적인 술식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지난 10-20년 사이 수술적 치료에 있어 DISE를 비롯한 진단기법과 다양한 수술법들의 개발로 성공률은 높아지고 부작용은 감소하는 커다란 발전을 이루었다.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있어 OSAS의 여러 치료방법 중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음은 특별한 기회이자 차별화된 권리의 영역이다. 개인별로 맞춤화된 적절한 상담과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환자와 의사에게 모두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