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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November 2021 W-ENTian November 2021

뉴노멀로 가는 여정 알라바마 대학 이비인후과 부교수 조도연

알라바마 대학 이비인후과 부교수 / 조도연

2019년 12월 말 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새해를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부모님이 계신 청주를 잠시 방문했을 때였다. 무심코 들은 당시 한 TV뉴스의 내용이 지금 생각하면 솔직히 썩 좋지만은 않았다. 중국 우한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번졌다는 소식이었고, 이 바이러스가 그 후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다. 신천지 관련 뉴스만 나올때에도 SARS나 MERS처럼 지역에 국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 미국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뉴욕이나 시카고 등 아주 큰 대도시 몇 개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개인주의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비교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적으로 잘 지키기 때문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것은 단지 상상에 불과했다. “미국이 멈췄다”는 미국CNN 헤드라인 뉴스와 사진이 아직도 믿기지 않을만큼 생생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무증상자가 바이러스를 주변에 아주 쉽게 감염을 전파할 수 있다고 당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국립보건원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의 파우치 박사의 최근 인터뷰가 생각이 난다. 백신이 미국 식품안전국에서 긴급승인된 2020년 12월까지, 내가 살고 있는 알라바마 주의 코로나 상황은 상당히 심각했다. 병원의 정상적인 가동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의료자체의 붕괴를 곧 보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심각했다. 그래서, 당시 코로나 백신을 보고 우리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의 선물”이라고 까지 이야기 하기도 했다. 백신이 없었으면 현재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우리 병원의 거의 모든 의료진들은 현재 1차, 2차에 이어 Booster 접종까지 끝낸 상태다. 정기적 코로나 백신 접종 및 인증서가 생활의 일부분뿐만 아니라 이동제한 및 격리여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집-병원-연구소를 오가는 나의 일상은 그대로이지만, 그 이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주변에서 일어났다. 미국은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우선 접촉자 정보를 추적할수 없게 되어 있어 내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했는지를 코로나에 감염된 확진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에 너무 적응이 되었는지 솔직히 누군가가 나의 사생활을 지켜보는것이 부담스러운것은 사실이다. 나의 경우, 모든 병원에 오는 환자 및 주변 사람들이 무증상 코로나 확진자 일 수 있다고 가정을 하고 일을 보게 된다. 다행히도 병원에서는 의료진들에게 방역관련 N-95 마스크나 보호가운 등등이 아무런 문제없이 판데믹이 시작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모든 병원의 사정이 다 그러한 것 같지는 않다. 알라바마에서 유일한 3차 대학병원인 우리 병원이 주 정부 및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가능하게 된 것 같다. 여담으로, 그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2만 3천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우리 병원이 올해 2월 Forbe 잡지 선정 미국 최고의 고용주로 뽑히기도 했다. 일부 미국병원에서는 (스탠포드 등) 이비인후과 외래 (특히 비과)가 흡입기를 사용할 경우, 비말 이나 작은 입자를 유발할 수 있기에 모든 이비인후과 비과 외래에 음압장치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우리 병원은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환기시설을 많이 개선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스탠포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압장치를 설치하면 소음이 커서 환자와의 대화가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 위생관리, 즉 손씻기 및 마스크 착용만 철저히 해도 현재까지는 백신의 덕분인지는 몰라도 큰 문제없이 잘 버티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전부터, 환자들이 진료를 보았던 의사들에게 외래예약 없이 (무료로) 24/7 병원 APP을 통해 본인의 변화된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약에 대한 Refill처방전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시스템이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편리하다. 이러한 환자와의 소통시스템이 없으면 국가에서 심사를 통해 의료기관 자격을 취소해 버리거나 의료비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알레르기 약/스프레이 등은 비교적 부작용이 없는 의약품 등은 환자와의 전화통화나 메세지 확인후, 무료로 손쉽게 Refill 처방전을 발행하게 되어있다. 그뿐 아니라, 원격진료를 위한 시스템 및 App등도 코로나 이전부터 많이 발달되어 있다. 주변 지역보건소 개념의 지역 클리닉을 거점으로 해서 내과/정신과 등등은 활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우리병원의 복막투석환자들은 신장내과와 연결되어 있어 코로나 이전부터 외래에 큰 문제가 있지 않는 원격으로 진료하고 있다. 외과계 역시 수술후 봉합 상처 확인 등은 손쉽게 원격(화상)으로 진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공공보험 및 거의 모든 사보험 역시 원격진료를 크게 권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 병원에서 원격진료를 적극 권장해 할 수 없이 병원이 외래를 닫은 작년 5월정도에 한 달정도 하게 되었는데, 이비인후과 특히 나의 영역이 비과는 현재의 사용가능한 App 및 Tool로는 원격진료가, 특히 초진 환자의 경우,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 속을 보아야 하는데, 코 속을 보지 않고 아니면 CT를 찍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었다. 원격 진료 중 마치 내가 깃발을 내건 점쟁이가 된 느낌이었다. 환자의 증상만 듣고 20분 이내에 진단을 해야하는 점쟁이… 어느 기업이나 발명가가 환자 (본인이) 코에 착용할 수 있는 코 내시경 wearable를 발명해서 의료보험공단에서 인정이 되지 않는 한 초진 환자에 대해서는 원격진료는 하지 않기도 했다. 코로나로 병원외래가 쉬었을 때는 정말 이 wearable를 만들기 위해 직접 연구까지 한 적이 있다. 솔직히 그리 어려울것 같지는 않다. 축농증이 없는 재진환자 혹은 아주 잘 알고 있는 몇몇 환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격진료가 비과 영역에서는 아직까지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정확한 진료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진료비를 의료보험회사에 청구하는것도 맞지 않아 요즈음은 만일 원격진료를 요구하는 재진환자가 있으면 화상 없이 전화통화로 진료를 본다 (Phone Visit). 전화통화도 재진의 경우 몇몇 보험회사의 경우 비용을 청구할 수 있지만 특이한 증상없이 약만 Refill한 경우는 양심상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뉴노멀로 가는 여정에 미국에서 원격진료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와 원격진료가 결합하게 되면 정말로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로서 학회에 참석해서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본인의 새로운 연구 결과물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것을 항상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모든 것이 원격/온라인으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가지고 온 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원격/온라인 학회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판데믹동안 오프라인 학회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10월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이비인후과 학회 (AAO-HNSF Annual meeting)를 통해 위드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학회의 가능성을 보았다. 백신접종 인증을 사전에 마치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참석할 수 있었다. AAO에서 상당히 신경을 써서 학회를 진행하였다.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이 상황에 오프라인 학회가 열린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기도 했다. 물론 참석자 수는 전년에 비교해 상당히 적었지만, 이후에 이루어진 Survey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오프라인 학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판데믹 상황에서 이번 학회로 인해 코로나 감염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회 이후에 몇몇 참석자들이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는 개인적인 문자 메세지를 받기도 했지만, 학회 전후의 로스앤젤레스 코로나 감염상황을 볼 때 지역감염에 큰 영향은 미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로 가는 현재 상황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병행해야하는 학회 주체측의 고민은 커질 것 이다. AAO 학회이후에 이루어진 Survey에서도 대부분이 온라인/오프라인을 병행해야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온라인 학회는 없어지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단,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안으로 재정적으로 부담없이 학회를 개최하는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때다.

코로나 이후 뉴노멀로 가는여정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접종 및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었다. 12시간의 장거리 비행기 안에서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해야하고,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백신을 정기적으로 맞아야 할 것이다. 맞아야 할 백신 수가 더 늘어날수도 있다. 비대면 의료가 크게 자리를 잡을 것이며 그에 따른 의료전달체계 역시 달라질 것이다. 정말로 이전과 다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보여주듯이 “공생”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이 뉴노멀을 함께 이겨 나가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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