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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March 2023 W-ENTian March 2023

랜선을 통해 이색 동물의 매력에 빠져보기 동탄성심병원 김희진

바쁜 아침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지하철 안이나 버스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켜고 동영상이나 웹 서칭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릴 적 초등학교 장래희망과 달리, 요즘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에는 유투버 등 크리에이터가 높은 순위를 차지할 만큼 유투브는 어느새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연예인, 만화나 영화, 장난감 리뷰 등에 관련된 분야들이 인기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서도 찾으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 중 오늘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키워드는 “동물”이다.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 가구는 604만 가구로 한국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하고,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중 대부분은 강아지와 고양이로, 반려견 가구가 80.7%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반려묘 가구가 25.7%라고 한다. 하지만 동물을 실제로 좋아하더라도, 동물을 키우면서 감당해야 할 경제적, 사회적 책임으로 인해 선뜻 반려 동물을 기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동물 관련 유투브는 랜선을 통해 마치 자신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같은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수단으로 널리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필자는 유투브를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우연히 알고리즘으로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유정아 영어 숙제 해라” 하고 잔소리하는 “앵무새사남매-루몽다로” 채널의 회색 앵무였다. 루몽다로 채널은 한 가정집에서 회색 앵무 김루이와 김다정, 코카투인 김몽몽과 김로미 등 앵무새 4마리를 키우는 일상을 다루는 채널이다.

이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아마도 누나 (유정) 한테 잔소리하는 회색 앵무 (김루이)의 영상일 것이다. 루이는 엄마와 놀랍게도 똑 같은 목소리에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누나를 따라다니며 “유정아 영어숙제 해라, 폰 꼽아놔, 영어숙제 했나?” 등 잔소리를 하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 누나가 대학생이 되어 이제는 그 말을 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서 상황에 맞게 말을 하는 모습으로 놀라운 언어 능력을 보여 준다. 대부분의 구독자들이 이러한 루이의 모습을 보고 구독을 시작하여, 인형 같이 귀엽게 생겼으나 마음 만은 독수리인 몽몽, 회색 앵무 임에도 말을 못하고 오락실 소리만 내는 조용한 강자 김다정, 그리고 매우 시끄럽고 커다랗지만 나중에는 그 시끄러운 소리 조차 귀엽게 느껴지는 김로미로 빠져들게 된다 (아빠와 고음 대결을 하는 모습은 꽤나 시끄럽지만 웃기다). 이 채널의 장점은, 앵무새들의 주인인 엄마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앵무새들의 행동을 분석하여 매일 앵무새들의 일상을 전해 와, 마치 내가 앵무새를 키우는 것처럼 그들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채널을 통해서, 앵무새들이 사람들의 말을 다 알아듣고 나름의 꾀를 내며 행동하는 모습에, 반려 동물로써 앵무새에 대한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관련하여 다른 앵무새 채널인 태공도사, 연구대상 똘이, 지구 수호대 등 다양한 여러 채널들이 있다.

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난 후 어느날 관련 영상으로 우연히 보게 된 채널은 “새덕후 kOREAN bIRDER” 채널이었다.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퀄리티의 영상과 잔잔하게 좋은 목소리로 새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잘 알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는 채널로, 새덕질을 하다가 유투브 영상을 만들면서 전국 곳곳으로 탐조 활동을 벌인다고 한다. 2022년 4월 22일에는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하여 더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필자가 본 영상은 마라도, 혹은 서울 숲 등에서 작은 물그릇을 놓으면 어떻게 될까 등과 같은 영상이었는데, 도심의 작은 숲에서도 작은 물그릇 하나에 다양한 예쁜 새들이 와서 목욕을 하고 먹이를 먹고 가는 모습 들이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해수인 tv”는 의외로 똑똑한(!) 문어에 관련된 다른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관련 영상으로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해수인 tv는 해수어를 사랑하는 부부가 해수어들을 키우기 위해 직접 어항을 타공하기도 하고, 다양한 어종을 기르면서 핸들링까지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보통 수족관에서 보는 예쁜 해수어 뿐만 아니라 곰치, 수산시장에서 사온 돌돔, 랍스터 등 다양한 어종을 키우는 모습이 흥미롭다. 인기 영상 중 특히, 작은 가시 복어가 주인을 알아보고 먹이를 달라며 물을 입으로 쏘고, 주인의 손에 붙어 노는 모습 등은 물고기와도 교감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해수인 부인의 예쁜 목소리와 재치 있는 나레이션으로 편안하게 해수어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채널이다. 물론, 문어에 대한 영상도 있었다!

이색 동물로 검색하면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채널은 주로 파충류, 양서류 등을 다루는 “다흑” (약 89.6만명)이나 “정브르” (약 126만명)이 나오는데, 두 채널 모두 실제 이색동물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열린 이색반려동물 박람회 소개를 보면 대다수가 파충류를 다루고 있을 만큼 파충류들은 이색애완동물로써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두 채널을 통해 다양한 파충류 및 양서류 등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아직 필자는 파충류 및 양서류에 대한 마음이 열리지(?) 않아서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의외로 귀여운 게코 (도마뱀)나 개구리 등 파충류나 양서류들이 다 징그럽지는 않네~ 싶은 동물들을 소개해 준다. 또한 이들 채널에서는 파충류뿐 아니라, 여러 곤충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어, 사소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다. (하지만 기생충이나 곤충들이 많이 나와 개인적으로 이들 채널에는 아직 친숙해지긴 어려웠다).

물고기나 문어 등도 그렇고, ‘과연 사람은 동물들과 어디까지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영상은 “제발돼라”라는 채널의 “왕사마귀와 친구가 되는 과정”이라는 영상이었다.

사실 곤충은 아직 필자에게는 양서류, 파충류만큼이나 친해지기 어려운 종들인데, 영상에서는 산책 중 우연히 데려온 사마귀를 8개월 동안 키우고 산란까지 시키면서 사마귀와 교감하는 영상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준다. 사마귀가 핸들링이 가능하다는 점과, 심지어 사마귀가 귀여워 보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영상이 꽤나 흥미롭다. 그 이외 호박벌과의 교감, 병아리, 사슴벌레, 달팽이, 개구리 등 쉽게 키우기 어려운 다양한 동물들을 키우는 영상을 주로 올라온다.

그 외 국내 동물 유투브 구독자 순으로 검색해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제외하고 집오리를 키우는 “도시오리”, 수달을 키우는 “이웃집 수달” 등 다양한 이색 동물들 채널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TV 생물도감”이나 “SBSTV동물농장X애니멀봐” 등의 채널은 가장 쉽게 다양한 동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채널 들이다.

현재 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혹은 키우지 않지만 동물에 대해 애정이 있는 분들에게, 잠깐 동안의 귀여운 동물들의 영상은 복잡하고 지친 마음에 한번 미소를 짓게 해 주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소개한 것 외에 정말 많은 동물 유투브가 있으니, 시간이 되실 때 마음이 끌리는 귀여운 동물들을 랜선으로 한번 만나보는 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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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찬
사진으로 보아도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이 느껴집니다. 좋은 취미 가지셨네요^^
(2023-04-11 17:20) 수정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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