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한번쯤은 메아리를 기대하며 산에 가서 “야호” 라고 외쳐봤을 것이다.
그런데, 메아리를 뜻하는 “에코(echo)”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요정의 이름이란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잠깐 그리스 신화를 들여다보자. 헤라 여신의 저주를 받아 남의 마지막 단어만 따라 할 수밖에 없는 에코는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Narcissus)를 사랑했으나 그는 나르시즘으로 잘 알려진 자기애적 사람인지라 에코의 사랑을 받아줄 리 없었고 상처받은 에코가 숲 속에 숨어 지내다 목소리만 남아 지금의 메아리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그런데, 후대의 사람들은 에코의 메아리를 이용하여 음향장비를 개발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우리가 군사, 공학, 지질학, 해양학 및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초음파장비의 시초였다.
초음파는 본래 사람의 가청 주파수인 20KHz를 넘어서는 높은 주파수를 가지는 음파를 의미하며 이러한 초음파의 펄스 파(pulse wave)를 영상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오늘날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음파 장비이다.
초음파는 본래 수중의 물체를 탐지하는 기계로 1912년 영국의 과학자 리차드슨[Lewis F. Richardson]에 의해 발명되었고 1930년대에는 건설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의학에 초음파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53년 스웨덴 룬드 의과대학의 잉에 에들러[Inge Edler]와 칼 헤르츠[Carl Hertz]가 심장병 진단에 사용한 예가 최초였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의료 영역에 활용되기 시작한 초음파는 이제 의학의 모든 영역에 그 진단적 또는 치료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국내의 초음파도입의 역사는 1969년 세브란스 병원에 심초음파 도입이 최초였고 이후 1973년 원자력병원에 도입된 이후 1970년대는 전남대, 고려대, 서울대, 순천향대 등에 심장초음파가 도입되어 활용됨으로써 국내 초음파의학의 태동기가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주로 심장초음파가 주를 이루었고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며 거의 모든 병원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심장, 간담도, 비뇨생식기, 위장관 분야에서 진단 및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 1990년대를 거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초음파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아 실시간으로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도마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거의 모든 임상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진료기기로 부상하였다.
갑상선과 림프절을 포함한 두경부 영역에 있어서도 초음파의 활용은 최근 눈에 띄게 발전하였는데 일례로 갑상선의 양성 종괴를 절개없이 침을 이용한 조직검사로 간단히 진단하고 심지어 초음파를 이용한 고주파열치료 및 알코올 주입술을 이용한 치료까지 가능해졌다.
특히 두경부 영역은 혈관 및 신경이 복잡하게 위치하고 있어 두경부외과의들의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대한두경부외과학회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림프절 질환, 갑상선 종양, 침샘 종양을 포함하는 다양한 경부종괴(목의 혹)에 대한 두경부외과의들의 실제 그간의 치료의 경험을 담아 두경부초음파 책자를 발간하였다. 저자 역시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바 있다.
오늘은 두경부초음파의 원리와 음파의 허상에 대하여 앞서 소개한 두경부초음파에 담긴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음파는 음원에 해당되는 탐촉자 내의 압전결정(piezoelectric crystal)의 전압에 의한 팽창과 수축을 통해 만들어진 음향 진동에 의해 생성되며 그 진동의 파장과 강도에 따라 음파의 속성이 달라진다. 초음파 장비는 음원에 해당되는 탐촉자, 음파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변환기, 음속형성(beam forming) 장치, 음파 증폭 앰프, 디지털 주사변환기(digital scan converter, DSC) 로 구성된다.
초음파를 통한 질 좋은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음파의 속성뿐만 아니라 장비를 구성하는 여러 부위의 조절을 통한 영상의 설정이 중요하다. 특히 아래에 설명할 초음파 물리학 및 영상설정과 관련된 인자들을 숙지하고 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하겠다.
주파수가 높아지면 파장은 짧아져 고해상도 영상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투과도는 낮아서 깊은 부위 보다는 상대적으로 얕은 병변을 관찰하기 좋고, 주파수가 낮아지면 파장은 길어져 투과도가 높아지므로 보다 깊은 병변을 관찰하기 유리하지만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생체에서 반사된 초음파는 변환기에서 전기신호로 변환된 후 디지털 주사변환기에 의해 영상으로 변환된다. 이때 모니터에 맺히는 화상이 충분하도록 전기신호를 올려주는 것이 감도(gain)이며 전기신호가 부족하면 화상이 어둡게 나타나므로 감도를 올려서 화상이 밝고 충분하게 나타나도록 해주며 반대로 화상이 너무 밝아서 하얗게 표현되면 감도를 줄여서 화상이 적절한 밝기로 표현되도록 해주면 된다. 감도 조절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초음파가 깊은 부위로 갈수록 약화되기 때문에 깊이에 따른 점진적인 감도 보상이 필요하다. 깊이에 따라 감도를 보상하는 장치를 시간 감도 보상(time gain compensation, TGC)이라 한다.
도플러 모드는 고정된 관측자 쪽으로 음원이 이동하면 주파수가 증가하고 멀어지면 주파수가 감소하는 도플러 효과에 근거한 이미징(imaging)방법으로 관측자는 탐촉자가 되겠고 반사체는 적혈구가 되어 음원을 발생하는 탐촉자 쪽으로 혈류가 가까워질 때 탐촉자에서 수신되는 반사주파수가 증가되고 혈류가 멀어지면 반대로 반사주파수가 감소하게 된다. 도플러 모드에서는 혈류가 탐촉자 방향을 향하게 되면 빨간색으로, 멀어지면 파란색으로 표현한다. Power doppler법은 방향성과 속도에 관계없이 도플러 신호의 강도를 민감하게 표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방향성과 속도는 알 수 없지만 적고 느린 혈류도 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플러 모드를 사용 시에 불필요한 신호와 허상이 많이 나타나면 감도(gain)를 낮춰서 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동적구역 또는 강약범위란 반사된 초음파의 범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데시벨(dB)로 표시하며 반사된 초음파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할 지를 조절하는 장치로 이해하면 된다.
동적구역 또는 강약범위가 넓어지면 세밀하게 표현되어 영상은 부드러워지지만 대조도(contrast)는 저하되며 허상이 증가할 수 있는 반면, 좁아지면 화면은 다소 거칠어지지만 대조도가 증가하여 경계를 확인함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를 관찰하는 깊이를 조절하는 것을 심도 조절이라 하며 화면에 표시된 심도를 조절하며 관찰하고자 하는 깊이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관찰하고자 하는 부위를 특정하고 범위를 정한 후 깊은 부위를 먼저 검사하고 피검체의 중요 부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깊이를 설정하도록 한다. 불필요하게 깊은 심도를 설정하면 반사된 초음파가 돌아오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영상의 질이 그만큼 감소할 수 있다. 일반적인 깊이는 관찰하고자 하는 영역의 상부 2/3가 전체화면의 75% 정도를 차지하게 조절한다. 두경부에서는 보통 30-40mm 심도로 설정하며 저자의 경우 주로 35mm 심도로 설정한다.
확대 버튼은 해상도와 관련없이 영상만 더 크게 보이게 하는 장치이며 화면을 적절한 깊이로 조절한 후에 깊은 부위의 특정 범위를 더 크게 보길 원할 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초음파의 해상도가 가장 좋은 곳은 초음파 빔의 폭이 가장 좁은 부분인데 이를 초점 구역이라 부르고 대부분 화면에서 초점이 맞춰진 영역 외측에 표시되어 관측하고자 하는 영역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이상 설명한 인자들을 반사체로부터 반사되어 돌아오는 음파가 가장 명확히 표현되는 값으로 상황에 맞게 조절하여 보다 좋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검사시마다 반사체의 위치, 경계의 형태 및 성상에 맞춰 각 설정값을 조절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림 1 (A)
그림 1 (B)그림 1. 주파수(frequency) 조절. 주파수를 높이면 근위부의 해상도는 좋아지지만 투과력이 저하되어 심부의 해상도가 저하되며(A), 주파수를 낮추면 투과력이 개선되어 심부의 해상도가 개선된다(B).
그림 2. 도플러 모드 영상. 갑상선의 도플러 모드 영상.
그림 3 (A)
그림 3 (B)그림 3. 동적구역 조절(Dynamic Range Control). 동적구역을 증가시키면 부드럽지만 대조도가 저하된 영상을 얻게되고(A), 동적구역을 저하시키면 거칠지만 대조도가 증가된 영상을 얻을 수 있다(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