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서 어지럼증은 성인보다 흔하지 않지만, 다양한 요인에 따라 유병률이 0.4%에서 18%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소아 어지럼증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문진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어지럼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병력 청취가 소아에서는 표현 능력과 인지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증상을 정확히 묘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어지럼증을 경험한 소아의 약 18.7%만이 증상 발생 한 달 이내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고 보고됩니다. 따라서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종양과 연관된 경우에는 조기 발견이 필요합니다.
둘째, 발생 원인이 성인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성인에서는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Meniere’s disease (MD), Vestibular neuritis (VN) 등 말초성 어지럼증이 흔한 반면, 소아에서는 편두통 관련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됩니다. 2023년 Zhang 등1)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Benign Paroxysmal Vertigo of Childhood (BPVC)가 19.5%, Vestibular Migraine (VM) 등 편두통 관련 질환이 20.3%를 차지합니다. 이 외에도 부비동 질환 관련 어지럼, MD, 기립성 어지럼/실신, VN, BPPV, 외상, 선천성 기형, 약물 복용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Table 1).
셋째, 소아의 전정계는 청소년기 초기까지 발달이 지속되며, 높은 신경 가소성을 바탕으로 전정 보상이 잘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장기화되면 평형 발달에 지장을 주어 운동 발달이 지연될 수 있고, 이는 성장과 발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Table 1. 소아 어지럼증 주요 원인 비율
| Disease | Estimated rate (%) |
|---|---|
| Peripheral vertigo | 52.20% (95% CI: 42.9-61.4%) |
| Benign Paroxysmal Vertigo of Childhood (BPVC) | 19.50% (95% CI: 13.5-28.3%) |
| Sinusitis-related diseases | 10.70% (95% CI: -11.2-32.6%) |
| Vestibular/Semicircular canal dysfunction | 9.20% (95% CI: 5.7-15.0%) |
| Orthostatic dysregulation | 7.20% (95% CI: 3.9-11.5%) |
|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 6.80% (95% CI: 3.4-13.0%) |
| Inflammatory Diseases | 5.10% (95% CI: 3.0-8.7%) |
| Central vertigo | 28.70% (95% CI: 20.8-37.4%) |
| Migraine associated | 20.30% (95% CI: 15.4-25.2%) |
| Craniofacial surgery/Trauma | 5.20% (95% CI: 2.8-9.5%) |
| Epileptic-related vertigo | 4.80% (95% CI: 2.4-7.9%) |
| Psychogenic vertigo | 7.00% (95% CI: 4.8-10.0%) |
| Other systematic vertigo | 4.70% (95% CI: 2.6-8.2%) |
CI: confidence Interval.
1) 병력 청취
소아 어지럼증 진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계는 병력 청취입니다. 아이가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므로, 보호자의 주관적 해석이 개입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상에서는 Kim 등2)이 번역·표준화한 Korean Dizziness Handicap Inventory for Patient Caregivers (KDHI-PC)와 같은 표준화된 설문지를 활용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표현이 어려운 아이에게는 회전목마나 시소와 같은 놀이기구 경험에 빗대어 어지럼 양상을 설명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차적 이득을 위한 행동 여부를 감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병력 청취 시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2) 이학적 검사
Table 2. 소아의 운동 발달 이정표(motor developmental milestone)
| 운동 발달 사항 | 해당 나이 |
|---|---|
| 머리 조절 | 4개월 |
| 지지 없이 앉기 | 6-9개월 |
| 기어가기 | 6-9개월 |
| 걷기 | 12-18개월 |
| 한 발로 서기 | 30개월: 잠깐 3세: 2초 4세: 5초 5세: 10초 |
3) 진단적 검사
소아의 연령과 협조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합니다.
Table 3. 소아 어지럼증의 진단적 검사
| Vestibular Function Tests | |
|---|---|
| Videonystagmography (VNG) | · 3세 이상의 소아에서 가능. 7-12세에는 시각 고정 억제 능력이 발달하여, 13세에는 성인과 유사한 검사 결과를 보임. |
| Video Head Impulse Test (v-HIT) | · 3-4세 이상에서 가능. |
| Caloric Test | · 5세 이상의 소아에서 가능 |
| Rotary Chair Test | · 1세 이상의 유아에서 검사 신뢰도가 높음. · 6개월 미만의 아이에서는 시고정을 하지 않으며, 진료실에서 부모의 무릎 위에 앉힌 상태에서 의자를 회전하면서 관찰할 수 있음. |
| Computerized Dynamic Posturography (CDP) | · 3세 이상의 소아에서 가능 |
| Cervical and Ocular 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 (cVEMP and oVEMP) | · oVEMP: 3-4세 이상 · cVEMP: 흉쇄유돌근의 긴장이 필요하여 협조가 가능한 아동에서 시행할 수 있다. |
| Auditory Tests | |
|---|---|
| Pure Tone Audiometry (PTA) | · 5세 이상 |
| Auditory Brainstem Response (ABR) | · 필요에 따라 |
| Imaging Tests | |
|---|---|
| · 와우-전정 발달 이상이나 확장된 전정수도확장과 같은 해부학적 이상 확인 | |
| Temporal CT | · 중이 질환이 의심되거나,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 의심 등 골성 구조 확인 |
| Temporal MRI | · 중추 신경계 소견 관련 평가 |
소아에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편두통 연관 어지럼증(39.80%)
가. 양성돌발사경(benign paroxysmal torticollis)
양성돌발사경은 주로 생후 1년 이내의 영아에서 발병하지만, 유아기에도 관찰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약간의 회전이 동반되는 발작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삽화는 수일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만 3세 전후에는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일부 환아에서는 성장하면서 소아재발성현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이 환아들에서는 편두통의 가족력이 흔히 발견되며, 중이염과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어 평가 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소아전정편두통(vestibular migraine of childhood; VMC)
소아전정편두통은 18세 미만의 소아에서 자발현훈, 체위현훈, 시각유발현훈과 같은 전정 증상이 최소 다섯 차례 이상 발생하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5분에서 72시간 동안 중등도에서 심도의 어지럼으로 지속되며, 편두통 병력을 동반한 발작성 어지럼증입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종종 박동성 두통을 호소하며, 시각적 조짐이나 일상 활동에 의한 두통의 악화, 중등도에서 심도의 두통, 그리고 광과민성 및 소리 과민성과 같은 편두통 양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의 기본은 보존적 접근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유발 요인을 회피하며,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장려하고, 공복이나 탈수 상태를 피하며, 카페인을 제한하는 등 균형 잡힌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치료는 주로 급성기에 시행되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나 트립탄 계열 약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아세트아미노펜을 투여하거나, 오심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디멘히드리네이트(dimenhydrinate)나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방적 약물치료는 현재까지 연구 근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여러 차례 중등도 이상의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경우 예방 치료를 고려하며, 사용되는 약제로는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발프로산(valproic acid), 레베티라세탐(levetiracetam)과 같은 항경련제,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과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과 같은 베타 차단제, 플루나리진(flunarizine)과 같은 칼슘 채널 차단제, 그리고 항히스타민제가 있습니다.
다. 가능성이 높은 소아전정편두통 (probable vestibular migraine of childhood; pVMC)
가능성이 높은 소아전정편두통은 전정편두통(VMC)과 임상 양상이 유사하지만, 진단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진단 기준 중 에피소드 발생 횟수가 최소 세 차례로 완화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며, 편두통의 과거력이 없어도 편두통 양상의 두통이 동반된다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라. 소아재발성현훈 (recurrent vertigo of childhood; RVC)
소아재발성현훈은 소아양성돌발현훈(benign paroxysmal vertigo of childhood; BPVC)으로 불리기도 하며, 18세 미만 소아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어지럼증입니다. 이 질환은 중등도에서 심도의 전정 증상이 1분에서 최대 72시간까지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정편두통(VMC)이나 가능성이 높은 소아전정편두통(pVMC)처럼 명확한 편두통 병력이나 편두통 양상의 두통을 진단 기준으로 충족하지는 않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편두통 관련 증상이 전혀 동반되지 않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환아에서 발작 시 동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데, 메스꺼움, 불안정한 보행이나 균형 장애, 갑작스러운 울음이나 두려움의 표현과 같은 감정적 증상, 구토, 두통 등이 흔히 관찰됩니다. 병의 경과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여러 추적 관찰 연구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항구토제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보호자와 환자에게 질환의 경과가 양호하다는 점을 설명하여 불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는 증상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피하도록 지도하는 보존적 접근이 우선되며, 증상의 빈도가 높아져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전정편두통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 양성돌발두위현훈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성인에서 흔히 관찰되는 양성돌발두위현훈은 노화로 인한 이석 기관의 위축과 퇴행으로 이석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그러나 소아에서는 뇌진탕과 같은 외상, 편두통의 병력, 반복되는 중이염, 비타민 D 결핍, 또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와 같은 다양한 위험 요인이 발병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인에서는 주로 후반고리관에서 발생하는 반면, 소아에서는 상반고리관이나 가쪽 반고리관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성인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이석치환술을 시행하면 대부분의 경우 효과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부비동과 관련된 질환 (sinusitis-related disease)
소아에서는 부비동염이나 비강 내 염증이 전정 증상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관이 염증으로 인해 막히게 되면 중이강 내 압력이 불균형해지고, 이는 전정계의 기능에 영향을 주어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성 삼출액이 중이에 고이거나, 코에서 분비되는 과도한 점액이 중이와 내이를 자극함으로써 전정계가 영향을 받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아에서 반복적이거나 원인 불명의 어지럼을 보일 때는 부비동 및 비강 질환 여부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삼출성 중이염 (otitis media with effusion; OME)
삼출성 중이염은 소아에서 흔히 관찰되는 질환으로, 단순히 청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전정 기능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아 OME 환자의 약 30%에서 전정 기능 저하가 확인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비디오 두부충동검사는 이러한 변화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전정신경염 (vestibular neuronitis; VN)
전정신경염은 소아에서도 성인과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몇 가지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성인과 마찬가지로 청력 손실은 동반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1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빠른 자발적 회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대체로 양호합니다. 반면, 15세 이상의 청소년에서는 성인과 유사한 임상 경과를 보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회복이 불완전하게 남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환자에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전정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성인과 동일하게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의 사용 여부는 개별 환자의 상황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6) 메니에르병 (meniere’s disease; MD)
소아에서 메니에르병은 매우 드물게 발생합니다. 특히 소아는 성인과 달리 이명이나 이충만감과 같은 주관적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워, 확실한 메니에르병(definite MD)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소아에서는 청력 손실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청력 이상이 뚜렷하게 관찰되는 비율도 성인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성인과 비교했을 때 양측성 발생률은 67%로 오히려 더 높게 보고되며, 이는 유전적 소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치료는 성인과 유사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이뇨제인 dichlozid를 사용할 수 있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 flunarizine, dimenhydrinate, metoclopramide와 같은 약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7) 두부 외상 후 어지럼
소아는 활동량이 많고 사고 위험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두부 외상이 흔히 발생하는 연령대입니다. 비교적 가벼운 외상 이후에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미로진탕, 양성돌발두위현훈(BPPV), 외림프누공, 일측 전정 기능 손실, 외상성 내림프수종, 이석기관 손상 등 다양한 병태가 포함됩니다. 이러한 어지럼증은 많은 경우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 주 내에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는 약물 치료나 전정 재활 치료, 필요시 수술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아 어지럼증은 성인과 비교했을 때 질환의 분포와 양상이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성인에서는 비교적 전형적인 질환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반면, 소아는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진단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습니다. 따라서 보호자의 관찰과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비인후과 의사는 이를 토대로 정확한 병력을 청취하고, 다양한 원인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진단을 내려야 합니다.
대체로 소아의 어지럼증은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아이의 운동 발달과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치료 과정에서는 보호자의 역할이 핵심적인데, 질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보호자가 아이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불필요한 불안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