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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January 2021 W-ENTian January 2021

더 나은 퍼팅을 위하여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박계훈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 박계훈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퍼팅처럼 간단해 보이는게 없을 것이다. 그린 위에서 퍼터를 가지고 공을 굴려 구멍에 넣는 것은 별로 특별한 동작도 아닌 것 같아 보이고 누구든지 할 수 있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퍼터로 공이 똑바로 굴러가게 치는 것 말고 다른 기술이 필요한 거는 아니다. 그래서 가끔 처음 골프를 접하는 초보자인데도 좋은 퍼팅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많은 생각없이 감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게 퍼팅이다. 그러나, 골프에 대한 구력이 쌓일 수록, 스코어가 좋아질 수록, 골프를 더 알게 되면 될 수록 퍼팅은 골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된다. 전체 골프 스코어의 40% 정도를 퍼팅 타수가 차지하고 골프 좌절의 80%는 퍼팅에서 온다는데, 역설적으로 정작 아마추어 골퍼가 연습을 잘 안하는게 바로 퍼팅이다. 그날그날 내적 외적 컨디션에 따라서 차이도 많이 나니까 퍼팅은 그날의 운에 맡기는 경우가 많고, 마땅히 연습할 곳도 없으니 아예 퍼팅 연습할 생각을 안하는 골퍼가 대다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아이언 연습만 하는게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로 연습을 해서 선수만큼 할 수 있는 것은 퍼팅일 가능성이 훨씬 높을 텐데 말이다.

퍼터 가운데 공을 맞춰라

어떤 골프 선수가 고가의 레슨비를 지불하고 이름난 퍼팅 교습가에게 레슨을 받았는데 레슨 내용이 “퍼터 가운데 공을 맞춰라” 였다고 한다. 퍼터의 스윗스팟에 공을 맞추지 않으면 그린을 아무리 잘 읽고 좋은 리듬의 스트로크를 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공이 굴러가지 않을 테니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물론 선수는 다른 뭔가의 특별한 교정을 바라고 레슨을 받았을 것이고, 저런 뻔한 얘기 들으려고 레슨 받은 게 아닐 텐데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선수는 가장 중요한 레슨을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공을 퍼터 가운데 맞출 수 없으면 퍼팅을 위한 모든 계산과 준비가 아무 소용이 없게 되니까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퍼터 가운데인 스윗스팟에 공을 잘 맞출 수 있을까?

퍼팅도 연습해야 잘하게 된다.

이것도 참 뻔한 얘기일 것 같은데 퍼팅 연습을 많이 하면 할 수록 퍼터의 가운데 맞힐 확률이 많아질 것이고 퍼팅 성공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럼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할까? 국내에서는 골프장과 같은 컨디션의 연습 그린이 많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그린의 잔디 상태가 안좋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그런 곳을 찾았다 하더라고 자주 방문해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내가 권유하는 방법은 집에서 하루 10분씩이라도 매일 연습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퍼터로 공을 많이 쳐야 실력이 늘 수 있다.

아파트 소음 방지용 매트, 반려견용 매트 모두 훌륭한 퍼팅연습장이 될 수 있다.

13년 전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아파트 층간 소음을 줄이려고 구입한 매트가 있는데 우연히 이걸 이용해서 퍼팅 연습을 집에서 하게 되었다. 이 매트를 보면 만화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고 비슷한 간격으로 같은 캐릭터가 있어서 내가 공을 친 곳에서 같은 캐릭터가 있는 곳으로 똑같이 지나가는지 또는 매트 위에 그림을 하나 정하고 거기를 지나가도록 퍼팅하는 연습을 했었다. 빠른 그린과 비슷한 스피드가 나오고, 넓은 매트는 아니지만 퇴근 후 골프 채널을 보면서 연습을 하기에는 나에게 최고의 공간이었다. TV에 나오는 선수들이 퍼팅을 할 때 내가 하지 않는 그립이면 따라해보고 퍼팅 전 루틴도 따라해보면서 나에게는 훌륭한 퍼팅 연습장이 되었다.

아파트 소음 방지용 매트에서의 퍼팅 연습
그림1. 아파트 소음 방지용 매트에서의 퍼팅 연습. 오른쪽 사자 얼굴 캐릭터에서 왼쪽 같은 캐릭터로 공이 지나가도록 퍼트 했을 때 사진이다. 책을 한 권 둬서 목표지점을 지나면 공이 멈추도록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항상 거실에 깔려 있어서 우연히 퍼팅연습용으로 사용하게 됐다.

보통 퍼팅매트라고 하면 길쭉하게 3미터 정도이고 홀컵이 약간 높은 위치에 있는 제품을 떠올릴 텐데 내가 사용해본 결과 좁은 트랙으로 이루어진 퍼팅연습매트는, 퍼팅연습을 안하는 것 보다는 좋겠지만 실제 퍼팅을 하는 상황과 달라서,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또 사용하면 할 수록 공이 굴러가는 길이 만들어지고 정확한 퍼팅이 안돼도 홀인이 되는 상황이 생겨 몇 개월 사용 안하고 버린 기억이 난다. 올해는 집에서의 퍼팅 연습 상황이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반려견이 우리집에 오면서 슬개골 탈구 방지용 반려견 매트를 구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매트가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얘기를 듣고 제품을 검색하다가 퍼팅매트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현관부터 거실까지 긴 통로에 깔 수 있는 매트와 거실에 까는 매트까지 아낌없이 투자했다. 결과는 대 만족이다. 저렴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O소에서 2000원에 판매하는 플라스틱 홀컵만 있으면 매트 어디든 퍼팅 연습장이 되고 길게는 15미터 정도의 퍼팅연습도 가능하다. 우연히 다O소에서 구매한 홀컵은 공이 잘 들어가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하여 두 개를 매트 양쪽으로 두고 사용 중이다. 예전에 고무로 된 홀컵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홀인이 잘 안돼서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별로 권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홀컵
(A)

퍼팅 연습장으로 활용중인 반려견용 매트
(B)

미국 연수시절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인조잔디 퍼팅롤
(C)

그림 2. A) 플라스틱 홀컵. B) 퍼팅 연습장으로 활용중인 반려견용 매트. 길게는 15미터 정도의 퍼팅도 연습할 수 있다. C) 미국 연수시절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인조잔디 퍼팅롤.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실내연습장에 있는 퍼팅 연습장에 사용되는 매트이다. TV 앞에 두고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여러 가지 퍼팅 그립, 퍼팅 스트로크, 프리샷 루틴 등을 연습해본다. 보통 반려견용 매트나 아파트소음방지 매트를 이용해도 된다.

내가 퍼팅을 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퍼터가 제일 좋은 퍼터다.

비싼 퍼터를 사용하면 성적이 좋아질까?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 집에 7개 정도의 퍼터가 있는데 그동안 사고 팔았던 것까지 생각해보면 더 많을 것이다. 초기에는 비싼 퍼터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구입해본 적도 있지만 오히려 퍼팅할 때 불안감만 생기고 결과가 좋지 않아 한 달도 안되어 퇴출당한 퍼터도 있다. 대체적으로 비싼 퍼터일수록 스윗스팟이 좁고 예민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므로 나는 별로 권하지 않는 편이다. 골프채를 바꾸면 뭔가 달라질 거라는 호기심은 항상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생각이 들면 무조건 중고로 구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중고로 구매하면 혹시 되팔더라고 손해가 적기 때문이다. 나는 10년전에 10만원 중반에 구매한 오딧세이 5번 퍼터를 사용하는데 나한테는 이 퍼터가 가장 어드레스를 할 때 편안하고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이 퍼터를 사용할 생각이지만 아직도 새로운 퍼터를 보거나 누가 퍼팅을 잘 하는 걸 보면 자꾸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퍼팅 어드레스를 할 때는 퍼터 헤드를 먼저 공 뒤에 대고 왼쪽 눈 아래 공이 오도록 스탠스를 한다.

어드레스 할 때는 모든 채가 마찬가지인데 헤드를 먼저 위치시키고 그 다음에 스탠스를 서도록 한다. 스탠스를 먼저 서고 헤드를 위치시키면 매번 다른 상태의 어드레스가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항상 헤드가 먼저이다. 공에 선을 그어 퍼팅을 할 방향을 정하는데 퍼팅을 할 때에는 선을 잊어버리도록 하자. 적절한 터치와 스피드를 내기에는 공에 그은 선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공에 있는 라인은 어드레스를 하고 스탠스를 서는데 도움을 받도록 하는 선이다. 이후에는 공이 진행할 방향에 집중하여 공 앞 30cm 정도에 있는 공이 지나갈 지점에 집중한다. 그리고 목표를 보고 난 후 스트로크를 하면 된다. 선수들이 퍼팅을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중계방송을 유심히 보자. 퍼팅하기 전 마지막에 목표를 보고 적어도 2-3초 안에 퍼팅을 하는게 대부분이다. 주변에서 퍼팅하는 걸 보면 홀컵은 안보고 공에 있는 라인만 보고 퍼팅하는 사람들이 많다. 농구로 치면 골대는 안보고 골대 방향 화살표만 보고 슛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성공확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눈으로 목표물을 꼭 보고 퍼팅을 하도록 하자. 단언컨대 발걸음 수를 재는 거보다 눈이 더 정확하다. PGA 경기를 보면서 발걸음 수 재는 선수를 거의 본적이 없다.

퍼팅 스트로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눈으로 목표물을 응시한 후 눈이 가르쳐준 거리를 믿고 퍼팅하자.

퍼터의 라이각과 길이도 많이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내 신체조건에 맞는 편안한 퍼팅을 하려면 퍼터가 나의 몸에 맞아야 된다. 실제로 나의 경우도 힐 부분이 들려서 퍼팅을 해오고 있었는데 현재 라이각을 74도로 피팅한 후에는 퍼팅이 많이 편해졌다. 일반적인 라이각은 70도 정도이다. 퍼터 제품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모델이 있고 그렇지 못한 모델도 있으니 조절이 어려운 모델은 미리 스페셜오더를 해야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자기 몸에 잘 안 맞는 퍼터로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도 스트로크가 잘못된 어드레스를 보상하기 위한 동작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편안하게 어드레스를 해보고 다른 지인이나 가족에게 힐 부분이 들리는 지 토 부분이 들리는지 확인을 받아보자. 플랫하게 맞추어 졌을 때는 스트로크의 느낌이 어떤지 체크를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플랫할 때의 스트로크가 불편하면 피팅이 필요하다.

퍼팅에 대해서 이제 서론을 시작한 거 같은데 지면 관계로 여기서 글을 줄여야겠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퍼팅스트로크의 기술적인 측면과 멘탈적인 측면도 공유해 보고 싶다.

긴 겨울 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졌으니 내년 시즌을 대비하여 집안에서 퍼팅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지? 나의 글이 많은 골프 애호가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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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
선생님, 유용한 팁 감사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골프로밖에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데, 한파가 찾아와서 정체기에 있었는데, 한파 기간 동안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퍼팅 연습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2탄도 꼭 부탁드립니다!
(2021-01-09 11:29) 수정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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