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COVID-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되었음에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COVID-19 감염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COVID-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검사가 필수적인데, 현재 공식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COVID-19 검사법은 RT-PCR(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이다. 최근 정확도와 신뢰도는 RT-PCR법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신속하고 간편한 ‘COVID-19 자가진단키트(COVID-19 Ag test kit)’가 개발되어, 현재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 진단키트는 항원-항체 반응을 기반으로 하는 면역진단법(immunodiagnostic procedure) 중 하나인데, 이러한 면역진단법의 원리와 개념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임상미생물학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일반적인 검사는 해당 병원체를 임상시료로부터 분리하고, 순수 배양(culture)하여 많은 수로 자라게 하고, 병원체를 동정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를 수행하는 데 며칠 또는 몇 주가 필요하다. 특정 감염질병의 경우, 병원체가 절대 세포내 병원체이거나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병원체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임상시료에서 항원 또는 항체를 검출하여 감염질병을 진단하는 ‘면역진단법’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진단법을 통하면 시료 채취 당일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면역진단법은 항원 또는 항체를 검출하는 검사법인데(그림 1), 임상 검체에서 항원이 검출된다는 것은 특정 병원체가 환자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환자가 그 병원체에 감염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 한편,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가 검출된다는 것은 해당 병원체 감염의 간접적인 증거라고 볼 수 있는데 다음 네 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된다:
그림 1. 항원 및 항체 검출법의 원리.
이처럼 임상 시료에서의 항체가 확인된다고 해서 모두 현재감염 상태라는 의미는 아니며 위와 같은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 데 대략 10~14일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감염된 경우에도 약 2주 동안은 항체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항체검출법으로는 병원체에 감염되었더라도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에 항원 검출법을 통해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원이 확인된다면 이는 현재감염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감염병에서 실제 현장에서 항원 검출법을 이용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앞서 잠시 소개한 COVID-19 자가진단키트는 항원 검출법이다.
현재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항체 검출법의 두 가지 접근방법은 (1) IgM 항체를 구체적으로 검사하는 것과 (2) 급성기 및 회복기의 혈청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IgM 항체는 항원에 대한 최초 노출(일차 반응) 동안 생성되는 첫 번째 항체이고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기 때문에 특정 병원체에 대한 IgM 항체가 확인되면 병원체가 현재감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또한, 급성 및 회복기 혈청 사이의 항체가 현저하게 증가되었다면 환자가 2주 기간 동안 그 병원체에 대해 항체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해당 병원체가 환자의 현재감염의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면역진단법을 위해서는 상업 회사로부터 항원 또는 항체를 검출하기 위한 시약을 구입해야 한다. 항원 검출용 시약에는 항체가 포함되어 있으며 항혈청이라고 한다. 항혈청은 일반적으로 실험동물에 병원체를 접종하고(보통 죽은 병원체가 사용됨) 몇 주 후에 동물로부터 혈액을 채취하여 얻게 된다. 한편, 항체 검출용 시약에는 항원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죽은 병원체의 현탁액이다.
그림 2. 환자의 혈청에서 항체 검출을 위한 면역진단법
면역진단법을 시행하여 항원-항체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 가시적인 반응이 관찰된다. 이러한 검사에는 응집법(적혈구[RBC] 또는 라텍스 비드와 같은 입자의 응집과 관련됨), 침강소법(침전물 생성을 수반함), 면역형광법 및 효소결합면역흡착측정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또는 EIA) 등이 포함된다. 이 방법들이 그림 2와 그림 3에 소개되어 있다.
항원 검출법과 항체 검출법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3. 응집법
피부반응검사는 다른 유형의 면역진단법이지만 ‘시험관 내(실험실 내; in vitro)’가 아닌 ‘생체 내(환자 내; in vivo)’에서 수행되는 방법이다. 피부반응검사에서, 항원은 피내 혹은 피하로 주사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피부반응검사의 예로는 TB피부검사(tuberculin skin test)와 알레르기비염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가 있다.
면역진단법 외에도, 면역학 실험실에서는 환자의 면역 상태 및 면역결핍 장애를 평가하는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B세포 결핍 상태(체액면역결핍), 세포매개면역결핍, 체액 및 세포매개면역 복합결핍, 포식세포의 결핍 상태 및 보체결핍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법이 있다.
[참고문헌] 감염미생물과 보건관리, 메디컬에듀케이션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