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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October 2021 W-ENTian October 2021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이해, 시대의 흐름인가 아니면 허상인가?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용기

서론

메타버스 열기가 뜨겁다. 신문, 각종 뉴스, 인터넷 영상에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쉬지도 않고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였던 “메타버스”는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너무나 쉽게 들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정부 각 부처에서도 누가 뒤질 세라 앞다투어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만들고, 각종 기업에서도 메타버스를 기업에 도입하였다고 연일 보도자료를 뿌린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제작의 “오징어 게임” 도 로블록스라는 게임 내에 사용자들에 의해 구현되었고 이것 또한 메타버스의 한 예라고 보도되고 있다(그림 1).

Roblox내에서 구현된 오징어게임
그림 1) Roblox(https://www.roblox.com/games/7540891731/Red-Light-Green-Light-EPISODE-5)내에서 구현된 오징어게임

과연 메타버스가 무엇이길래 우리 사회, 과학계를 흔들고 있는 것일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언제 처음 이 세상에 등장했는지 알아보자.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라는 공상과학 소설가가 1992년 발표한 “Snow Crash”라는 소설에서 처음 등장하였다(그림2).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 “Snow Crash”
그림 2) 1992년 출판된 닐 스티븐슨의 Snow Crash.

이 책은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시되었다. 30년전 출판된 이 소설이 얼마나 앞서 나간 생각을 기술하였는지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회원들의 이해를 위해 소설내 몇몇 구문을 그대로 인용한다. “양쪽 눈에 서로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삼차원 영상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영상을 일초에 일흔두번 바뀌게 함으로써 그것을 동화상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이 삼차원적 동화상을 한 면당 이 킬로 픽셀 해상도로 나타나게 하면 시각의 한계 내에서는 가장 선명한 그림이 되었다.” “그렇게 되면 히로는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나 만들어 내서 그의 고글과 이어폰에 계속 공급해 주는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컴퓨터 용어로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었다.” “이런 것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세계 멀티미디어 규약단체 협의회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1992년에 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최근 에야 적용된 VR 기술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아바타를 이용해 단순히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호 활동을 한다는 가설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이었다. 이 소설에서 제안한 각 눈의 수평해상도 2K과 주사 율 72Hz를 구현할 수 있는 HMD(Head mounted display)는 최근 에야 개발되었으며, 메타버스의 개념은 더욱 확장되어 가상현실에서 사회, 문화적 활동을 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무형의 재화를 소유, 투자 및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개념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제 30여년 전 제안된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최근 갑자기 각광받게 된 계기와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의료인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본론

1. 메타버스의 재등장과 국내 현황

2020년 10월 세계적인 GPU(Graphic processing unit) 제조기업인 엔비디아(Nvidia)의 창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은 개발자 이벤트인 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Metaverse is coming” 이라고 언급하였고 이 즈음해서 메타버스라는 용어의 사용이 갑자기 증가하였다(그림3).

대한민국 기준 구글 트렌드 “메타버스” 키워드 관심도 변화
그림 3) 대한민국 기준 구글 트렌드 “메타버스” 키워드 관심도 변화

그렇다면 연일 국내 언론에 나오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의 유행이 전세계적인 현상일까? 이에 해답을 위해 다음 그림을 제시한다(그림4).

전세계 메타버스 키워드 노출 상위 국가
그림 4) 전세계 메타버스 키워드 노출 상위 국가

구글 트렌드에서 미국과 대한민국 구글 트렌드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에 대한 검색 량 및 키워드 노출 차이
그림 5) 구글 트렌드에서 미국과 대한민국 구글 트렌드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에 대한 검색 량 및 키워드 노출 차이

그림의 데이터가 제시하는 것과 같이, 전세계에서 메타버스 키워드를 검색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이며, 싱가폴, 홍콩과 같은 아시아 국가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세계 IT 기술을 이끌고 있고 웹상 가장 많은 검색 량을 만들어 내는 미국에서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지지 않는 다는 점이다. 미국과 국내의 키워드 검색 량 차이를 비교하여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체가 모호한 개념인 메타버스가 기존 기술인 VR보다 훨씬 많이 노출되고 있지만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그림 5). 2021년 4월 미국의 Facebook 사의 CEO 인 마크 저커버그가 “수년 후 Facebook은 더 이상 소셜미디어 회사가 아닌 메타버스 회사로 변화할 것이다” 라고 발표한 이후 미국 내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널리 알려진 이후 “가상현실” 및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단어들은 사용 빈도가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혹자들은 모든 디지털 관련 모든 키워드가 “메타버스”로 수렴한다는 농담을 할 정도이지만 이는 국내에 국한된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메타버스가 전세계적인 열풍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검색 데이터 기준으로 볼 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2. 메타버스가 무엇이길래?

도대체 메타버스가 무엇인가? 메타버스의 정확한 개념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어원적으로는 “가상 또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및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 또는 초월적 세계관을 의미하지만 이를 현실세계에 적용하거나, 적용된 기술 및 방법이 메타버스인지 아닌지 판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메타버스의 범주에 속하는 기술들을 분류하는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기준은 미국 미래협회 또는 미국 가속화 연구재단이라고 변역 되는 비영리 연구단체인 “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ASF)”에서 발행한 “Metaverse Roadmap; Pathway to the 3D web”에서 제시한 설명이다. 여기서 ASF는 메타버스를 현실 증강(Augmentatio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그리고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에 따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일상 기록(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3. 21세기의 메타버스

1) 게임 기반의 메타버스
언론에서 메타버스의 성공 사례로 많이 예를 드는 것이 2003년 린든 랩에서 개발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이다. 출시 당시 가상의 공간에서 개인의 아바타를 꾸미며 현실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플랫폼으로 큰 각광과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이와 관련된 여러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당시의 기술이 이러한 개념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에는 부족하였고, 사기, 외설, 협박 등 가상 공간에서의 문제들이 대두되며 2010년 이후 서비스가 거의 중단되었다. 최근의 예로는 2006년 개발되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로블록스(Roblox), 2011년 모장 스튜디오에서 개발 유통하는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그리고 2017년 에픽게임즈에서 개발하여 유통하고 있는 포트나이트(Fortnite) 등이 있으며 위의 3개의 게임은 언론에서 매우 자주 언급되고 있다. 또한 국내의 메타버스 사례로 꼽고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네이버 z에서 개발 유통하고 있는 제페토(Zepeto)와 SK에서 개발 유통하는 이프랜드(ifland) 등이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정치권, 언론 등에서 자주 인용하고 이들이 우리 사회를 금방 변화시킬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들 모든 플랫폼의 공통점은 이것들이 결국 게임이라는 것이다. 필자도 여러 종류의 게임을 매우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에 게임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이러한 사례들의 성공은 게임이 제공하는 오락성이 뛰어나서 게이머라는 많은 사람들이 각 게임 플랫폼에 모이게 되었고, 각 게임이 제공하는 높은 자유도(게임 개발사가 규칙이나 배경을 정하지 않고 참여 게이머가 게임내 컨텐츠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도)에 의해 메타버스라고 불릴 만한 환경이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가상 공간에 각종 회사 및 병원들이 메타버스를 구현하였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플랫폼인 제페토의 경우 또한 각종 미니게임과 아바타 꾸미기를 재미있게 구현한 플랫폼이며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제페토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주 사용층이 10대 초 중반임을 고려하면, 이들 회사의 제페토내 공간 구성이 실제적 효과를 내려고 만들었다기 보다는 각 회사들이 “우리도 메타버스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2) MMORPG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는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이라고도 하며 수십여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이 아바타를 만들어 동시에 접속하여 진행하는 게임 형태를 말한다. 많이 알려져 있는 NC소프트의 리니지나 블라자드 사의 WOW(World of Warcraft)와 같은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MMORPG는 게임에 다수 유저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사회를 구성하고 게임 내에서 물건 거래 및 경매와 같은 경제 시스템이 있고, 길드와 같은 사회계층 시스템 및 게임내 규범들이 존재하여 실제 사회를 모방하기 때문에 MMORPG도 일종의 메타버스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2005년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는데, WOW 게임내에서 플레이어를 죽일 수 있는 “오염된 피”라고 불리는 전염력이 있는 디버프(악화 마법)가 시스템 내 오류에 의해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퍼지게 되었고 실제 사회에서의 전염병처럼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전염되고 이에 따라 게임 내 아바타 죽는 일이 벌어졌다. 이 이후 이러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게임내 플레이어들은 실제 사회에서의 전염병을 대하는 것처럼, 감염된 캐릭터를 격리하고, 그들의 활동 구획을 정하는 등의 행동을 취하기도 하고 일부 플레이어들은 악의적으로 디버프를 퍼뜨리기도 하였다. 비록 게임에서 발생한 해프닝이지만 가상세계에서도 실제 사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 이슈가 되었으며 이는 “가상세계의 전염병 발생”주제로 미국 CDC에서도 연구 테마가 되었으며 유수의 의학 저널인 Lancet infectious disease에 2007년 발표되기도 하였다.

3) 생산성을 위한 메타버스
메타버스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지만, COVID-19 이후의 언택트(untact)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작업 도구로써 메타버스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원격 회의를 위해 Zoom, Google meet, MS teams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들 도구들이 현실적인 다자간 회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회의를 위한 tool 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Spatial 이 있으며 참여자가 HMD를 착용하고 실제 모습에 기반을 둔 아바타를 통해 가상 공간에 참여한다.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각 사용자의 움직임을 나타내거나, 공유 칠판등을 이용할 수도 있고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필자도 Oculus의 quest 2 HMD를 이용하여 Spatial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참여자들이 실제적 느낌을 느끼기 위해서는 HMD를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여러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이 현실에 비해 쉽지 않으며 HMD를 착용하는 것 자체가 아직 불편하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제한점이 크다(그림6).

Spatial 내에서 타인들과 공유 도면을 가지고 회의를 하는 장면 (Spatial 홈페이지 제공)
그림 6) Spatial 내에서 타인들과 공유 도면을 가지고 회의를 하는 장면 (Spatial 홈페이지 제공)

2021년 8월에는 Facebook이 Oculus에서 사용할 수 있는(2014년 Facebook이 Oculus사를 인수하였음) 업무공간(work space)인 “Horizon Workroom”을 공개하였다. 저커버그는 호라이즌을 공개하며 “메타버스를 실제 사용하기 위한 첫 단계로 워크룸을 선보였다” 라고 하였다.

Oculus사가 공개한 VR 업무 공간이 Horizon Workroom 구동 화면 (Oculus 홈페이지 제공)
그림 7) Oculus사가 공개한 VR 업무 공간이 Horizon Workroom 구동 화면 (Oculus 홈페이지 제공)

그러나 워크룸 공개 이후 이에 대한 많은 비판의견이 일고 있다. 오큘러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워크룸 사용 시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동종 업계 내에서도, “오큘러스가 HDM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의견은 “과연 기존의 업무 방법에 비해 워크룸을 사용하였을 때의 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은 메타버스가 게임이 아닌 생산성을 위한 개념으로 확장될 때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게임이나 SNS 바깥에서의 메타버스는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는 의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생산성을 위한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 꼭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플랫폼이 게더타운(Gather.town)이다(그림 8). 기존의 비트맵 게임 수준의 그래픽을 제공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사무 및 회의 공간을 사용자 편의적으로 재현한 플랫폼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온라인 회의 툴이 상호 참여에 대한 사실적 경험을 제공하지 않고 장시간 회의하기 피로하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였으며 게임 화면과 같은 배경에서 새로운 방을 만들어 회의를 개최할 수 있으며 귓속말을 하고 싶은 경우 아바타를 상대 아바타 근처로 이동하면 실제 현실과 같이 둘만 대화할 수도 있다. 또한 상대방과 멀어질 경우 점점 소리가 작아지는 공간 음향기술을 적용하여 사실감을 더하고 있다. 필자의 기준으로는 현실적인 메타버스 생산성 도구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읽으시는 W-ENTian 독자들도 꼭 한 번 사용해 보시기를 추천 드린다.

게더타운 사용자 화면. 게임처럼 사용자들이 모여서 대화를 한다. (게더타운 홈페이지 제공)
그림 8) 게더타운 사용자 화면. 게임처럼 사용자들이 모여서 대화를 한다. (게더타운 홈페이지 제공)

4. 의료와 메타버스

마지막으로 의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2020년 말부터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메타버스는 정치권, 언론, 금융권을 거처 2021년들어 의료 시장에도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수술,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메타버스에 병원을 오픈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각각의 내용을 조금 깊게 들어가 보면, 이미 예전에 개발되었고 이미 도입되어 있던 기술인 VR, AR 등 기술에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새롭게 붙인 것이 대부분이며, 메타버스내에서 무엇을 개설했다는 것도 기존의 개발되어 있는 게임 플랫폼위에 하나의 작은 가상 공간을 만든 경우 등 새롭게 개발되거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며 대부분 해당 기관의 홍보를 위해 작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달라진 점은 예전의 VR, AR을 구현하던 것에 비해 최근의 영상 센서의 발전과, 각 영상을 이어 붙이고 360도 영상으로 구현(stitching)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 통신의 속도(speed)가 빨라지고 지연(latency)이 낮아짐에 따라 이러한 가상 현실을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기술을 보다 현실감 있게 의료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2020년 7월 열린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의료 교육, 메타버스 세계의 문을 열다”라는 주제의 패널이 있었다. 의료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기술적 발전 및 의료인들의 태도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다만 이곳에서 논의된 메타버스의 예인 가상 환경에서 의료인력 훈련하거나, 원격으로 환자 상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필자의 기준에서는 기존 VR 훈련 플랫폼이나, 기존 개발되어 있는 원격 회의 방법에 메타버스라는 이야기를 붙인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아직은 메타버스라고 불릴 만한 의료 관련 플랫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의료에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메타버스는 의료 교육이나 훈련을 발전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하고 기존의 방법보다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조금은 부정적인 견지로 글을 쓰고 있지만 메타버스의 붐 자체가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수술 영상을 보다 선명하게, 필요에 따라 입체적으로 녹화하여 보관하거나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한동안 침체되어 있던 의료 VR 기술 및 산업이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활성화되고 이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에 관심이 없던 의료인들도 HMD를 비롯한 새로운 디바이스에 관심을 기울게 되었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메타버스라는 붐 자체는 아직 동아시아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이름에 상관없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이에 익숙해지는 과정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결론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정의가 아직 모호한 것이 현실이며 또한 현재의 기술이 메타버스를 현실화하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용어에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는 없으며 VR, AR, 다자간 회의 등 본인이 받아들이고 싶은 방향으로 새로운 기술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학은 실용과학의 최 첨단에 있는 학문이지만 새로운 IT 기술이 쉽게 접목되기 어려운 여러 한계가 있다. 메타버스라고 불리던, VR, XR, MR이라고 불리던, 또는 원격 진료라고 불리던 새로운 기술이 보다 유연하게 국내 의료에 시도되고 접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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