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출혈은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마주칠 수 있는 가장 흔한 응급 질환이다. 비출혈 환자가 외래에 왔을 경우에는 일단 병력 청취를 통하여 비출혈의 양과 빈도, 동반 질환 및 약물 복용력 등을 확인하여야 하며, 동시에 환자의 활력징후를 측정하여야 한다. 본 원고에서는 비출혈 환자가 내원 하였을 때 내시경적 신체검진 및 적절한 처치방법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비출혈 환자가 왔을 경우 내시경적 검진을 시행하였을 때 단순한 점막 손상인지, 동맥의 노출로 인한 박동성의 출혈 여부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첫번째이다. 전자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건조하지 않도록 환경을 유지하며 수시로 연고를 도포하고 코를 후비거나 코를 푸는 등의 물리적인 자극을 피하게 함으로써 대부분 호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점막의 단순 손상으로 인한 비출혈 환자에서 2주간의 보존적 치료 이후 호전되는 양상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원인이 되는 부위를 찾아 전기 소작술을 시행하여야 하며, 특히 후방 출혈의 경우에는 전방 출혈의 경우보다 다량의 비출혈이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수도 있기에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동맥의 노출로 인한 비출혈의 경우 대부분은 점막에서 혈관이 튀어나온 것이 내시경적으로 관찰된다. 보통 비중격 전방부 (Kiesselbach’s plexus)에서 관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외에도 하비갑개의 외측 하비도의 뒷부분, 중비도의 뒷부분의 Woodruff's plexus, sphenoethmoidal recess 및 중비갑개의 내외측부를 내시경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내시경적으로 비출혈의 원인 부위가 확인된다면, 리도카인을 cotton pledget에 뿌려 국소 마취를 진행한 이후 bipolar cauterization을 이용하여 지혈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bipolar cauterization이 깊은 곳에는 닿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경우에는 ball electrode를 이용하여 monopolar를 이용하기도 한다.
Kiesselbach’s plexus 및 Woodruff’s plexus의 동맥 노출 및 전기소작술 이후 소견
Ball electrode
만약 비출혈 부위가 확인되지 않거나, 소작술이 실패한 경우 마지막으로 비강내 패킹을 시행할 수 있다. 비강내 패킹시에는 내시경적 관찰을 통하여 점막의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제거를 하여야 한다. 최근에 Rapid Rhino Nasal Packing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의 경우에는 패킹 후 주사기를 이용하여 압력을 주게 된다. 이 경우 너무 과한 압력을 주게 되면 비점막의 괴사를 유발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점막 괴사가 발생한 경우 지속적인 습기 공급과 연고 도포를 진행하게 되면 약 두달 이후 정상화되지만, 환자는 그동안 심한 비강 불편감을 호소하게 된다.
Rapid Rhino 패킹 이후 점막 괴사 소견
상기의 처치 이후 환자에게는 비출혈이 재발할 수 있음을 반드시 설명하여야 하며, 비출혈은 단순한 질환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생명의 위협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시켜야 한다. 또한 다른 질환의 초기 발현일 수 있음을 설명하고, 간단한 피검사를 통하여 이를 감별하여야 한다.
비출혈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의 피검사 소견으로 추후 multiple myeloma 진단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