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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환자의 보톡스 치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임상조교수 한재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임상조교수 한재상

갑자기 한쪽 얼굴에 마비가 오는 안면신경마비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10만명 정도 발생할 정도로 상당히 흔한 질환이다. 안면신경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인 벨마비(Bell’s palsy)는 70~80%의 환자가 완치되는 양호한 경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수개월에 걸쳐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완치가 되더라도 수개월 동안 일상 생활의 지장을 받게 되며, 만약 불완전 회복이 될 경우에는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하여 환자들은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벨마비의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는 보통 10~14일 동안 사용하지만 회복까지 일반적으로 3~4개월이 걸리는 벨마비의 특성 때문에 그 기간동안 불안감에 추가적인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결국 많은 환자들이 한의원 등을 방문하여 침술과 같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을 가장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이런 환자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빠른 일상생활 복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은 신경-근육 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에 작용하여 근육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독소로 미국의 Allergan 사의 상표명인 보톡스(Botox®)로도 흔히 불린다. 보툴리눔 독소은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약물의 부작용이 드물기 때문에 미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도 음성, 이하선 질환, 근긴장성 이명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도 미용적 측면 뿐 아니라 동조운동(synkinesis)를 치료하고 안면비대칭을 개선하기 위해 보툴리눔 독소의 사용이 환자들의 삶에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약물의 선택
세계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Allergan사의 보톡스가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는 국산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인데, 메디톡스사의 Meditoxin®, 휴젤파마사의 Botulax®, 대웅제약의 Nobota®와 같은 한국산 제품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성분으로 분류하면 abobotulinumtoxinA (Dysport®, Medicis Aesthetics), incobotulinumtoxinA (Xeomin®, Merz Aesthetics), onabotulinumtoxinA (Botox®, Allergan), rimabotulinumtoxinB (Myobloc®, Solstice Neurosciences)로 나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가능한 제품들은 모두 보툴리눔 독소 A 형이며, Myobloc® 과 같은 B형 보툴리눔 독소도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유통이 중단된 상태이다.

희석 및 주사법
희석 방법은 술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안면신경마비 환자에서 보툴리눔 독소는 높은 농도로 주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본원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50U 제품을 기준으로 5cc 생리 식염수를 이용하여 희석한다. 희석할 때 바이알에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주사기로 천천히 넣어 희석하고, 이후 1cc 주사기에 옮기면 주사기 하나에 10U이 들어가게 되어 0.1cc를 주입할 때마다 1U이 주입되므로 주사할 때 용량을 계산하기 쉽다. 이때 주사기는 일반적인 1cc 주사기보다 인슐린 주사기를 사용하면 주사액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환자에게 주름을 만들어 보도록 한 뒤 정확한 주사 위치를 펜으로 미리 표시하는 것이 좋다. 다만 펜 자국에 그대로 주사바늘을 넣으면 색소 침착이 될 수 있으므로 살짝 피해야 한다. 이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술 20~30분전에 엠라 크림을 바르거나 아이스롤러와 같은 냉각마취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

보관은 각 제품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냉장 보관하도록 되어 있으며, 개봉 및 용해 후에는 24시간 동안 냉장보관이 가능하나 이후에는 폐기하도록 되어 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보툴리눔 독소 주입 방법 1. 안면비대칭 교정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안면 비대칭의 개선 방법은 마비측이 아니라 정상측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입함으로써 양측의 대칭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마비가 심한 부분과 심하지 않은 부위는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주사부위와 용량의 선택은 환자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주사 부위 결정에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에게 표정을 지어보게 하여 정상측에 상대적으로 과도한 움직임처럼 보이는 부위를 확인하는 것으로, 이마에 주름을 만들어보고, 눈을 찡그려보고, 미소를 지어보게 하면서 주사 부위를 결정한다. 따라서 일관된 주사부위나 용량을 여기서 제시할 수는 없고 술자마다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술자들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시술되는 자입점과 용량을 정리하였다.

1) 이마
이마에는 크고 넓은 근육이 한 쌍 있는데, 바로 전두근(frontalis)이다. 전두근 수직 위아래로는 다른 근육이 없기 때문에 주사 깊이는 근육내(intramuscular layer, IM) 또는 피하지방층(subcutaneous layer, SC)으로 해도 결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 표준적인 주입방법은 동공중심선 (mid-pupillary line)을 그린 뒤 눈썹 상연에서 2cm 정도 떨어진 지점을 잡고 그 양 옆으로 2cm 정도 떨어진 곳에 더 주입하는 것이다. 만약 눈썹하수의 위험성이 있으면 눈썹에서부터 2.5cm 위에 주사하는 것이 좋고, 각 주입 자리는 2U씩 주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미간
미간의 수평주름을 만드는 근육은 procerus이고, 수직주름을 만드는 근육은 corrugator supercilii이다. 주입 부위는 눈썹 내측과 반대편 내안각을 이어서 생기는 교차점에 procerus가 있는데 주사가 필요하다면 보통 2.5U을 주사하게 된다. Corrugator는 눈썹내측점 바로 위와 그곳으로부터 눈썹 상연을 타고 1cm 정도 외측으로 잡으면 된다. 이때 주사바늘이 안와를 향하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근육의 진행방향을 고려하여 위쪽-바깥쪽으로 경사지게 주사하거나 아예 피부에 수직으로 주사하되 bevel을 눈과 반대쪽으로 향하게 하여 포인트당 2~3U 정도를 주사한다.

3) 눈가
외안각에서 1.5cm 외측을 첫번째 자입점으로 잡는다. 그 다음은 첫 자입점에서 1cm 정도 위아래에서 약간 내측으로 하여 두번째, 세번째 자입점을 잡고 각 포인트에서는 2~3U을 주사한다. 주사 깊이는 IM, SC 모두 가능하나 통증이나 멍이 생기는 것을 줄이기 위해 SC로 주입하는 것도 좋다. 안와 내 주입에 의한 복시나 사시등은 드물지만,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사 방향을 안와와 반대 방향으로 하고 반대손을 안와쪽을 지그시 눌러 안와쪽으로 확산돠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주사기의 bevel을 안와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잇몸노출 및 팔자주름
웃을때 정상측에 잇몸이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팔자주름이 심하게 생기는 경우 적용해 볼 수 있다. 상순거근(levator labii superioris), 상순비익거근(levator labii superioris alaeque nasi), 그리고 소관골근(zygomaticus minor)은 구륜근(orbicularis oris)에 붙을때 가깝게 모이는데 이곳에 주사하는 곳에 주사한다. 이 위치는 코날개의 가장 바깥점에서 1cm 정도 외측에 위치하며 팔자주름선보다 약간 바깥에 있다. 그러나 꼭 어떤 근육만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에게 최대한 환하게 웃게한 뒤 가장 심하게 수축되는 부위를 주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 1~2U을 수직으로 찔러 IM 또는 SC 주사한다.

5) 미소
입둘레근의 비대칭은 modiolus를 중심으로 한 윗입술미소의 문제와 아랫입술에서 턱끝까지에 해당되는 문제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 윗입술쪽이 비대칭이라면 환자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미소modiolus에 붙어있는 여러가지 근육 (levator anguli oris, zygomaticus major, risorius, depressor anglioris, buccinator)의 움직임으로 보고 비대칭이 의심되는 부위를 주사하면 된다. 용량은 각 부위에 1~2U 정도를 SC 또는 IM으로 주사한다.

아래입술의 문제는 depressor labii inferioris의 문제인데 웃을때 아랫입술이 많이 떨어지는 부위의한 가운데에 1~3U을 주사하면 된다. 너무 깊게 주사하게 되면 턱끝근(mentalis)의 마비가 올 수 있으므로 IM보다는 SC로 주사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경우에는 넓은목근(platysma)에도 주사를 할 수 있으며 근육을 수축시켜서 띠가 생기는 부위를 엄지와 검지로 붙잡고 SC 주사하면 되는데, 2cm 정도 간격으로 2U정도 주사하면 된다.

2. 동조운동 교정
동조운동은 수의적으로 움직이는 근육에 의해 원하지 않는 근육이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ocular-oral synkinesis는 눈을 움직일때 불수의적으로 입주변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Ocular-oral 및 oro-ocular synkinesis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러 근육이 연관되었을 수도 있다. 비대칭교정과는 다르게 병변측에 주사를 하게 되며, 환자에 따라 양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증상이 유발되는 여러가지 표정을 지어보게 하면서 주사부위를 결정한다. 주사는 위에서 언급한 원칙을 지키면서 SC 또는 IM으로 0.5~1.25U씩 여러 포인트에 주사한다.

합병증
이마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외측의 전두근의 마비가 충분하게 되지 않아 발생하는 사무라이 눈썹이 있다. 예방은 동공 중심선에서 2cm 외측에 2U 정도를 주사하는 것이며, 만약 발생했다면 그 부위에 추가로 주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눈썹하수 및 안검하수가 발생할 수 있는데 눈썹하수는 윗눈꺼풀은 정상이지만 눈썹이 아래로 떨어져서 발생하며, 안검하수는 눈썹 위치는 정상이지만 윗눈꺼풀이 아래로 떨어져 시야에 장애를 유발한다. 눈썹하수는 이마 주사시 발생할 수 있는데,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을 뜰 때 전두근을 많이 사용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고 이러한 경우라면 주사액의 확산 범위를 생각해서 눈썹으로부터 2.5cm 아래에는 주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 농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적은 unit을 주사하는 것도 좋다. 만약 발생하였다면 눈썹을 밑으로 내리는 근육들 (orbital portion of orbicularis oculi, depressor supercilli에 포인트당 0.25~0.5U씩 소량 3~4포인트에 주사할 수 있다. 안검하수는 미간 시술시 추미근(corrugator)에 주사한 약물이 안와격막을 통과해 상안검거근(levator palpebrae superioris)를 마비시켜서 발생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사바들이 뼈에 닿은 위치 또는 그곳에서 1mm 정도 후퇴에서 주사하는 것이 좋고 시술 중 손가락으로 눈썹을 강하게 눌려 안와로의 약물 확산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농도를 높여 적은 양을 주사하거나 주사액을 천천히 밀어 놓고, 사면(bevel)도 안와를 향하지 않게 한다.

보툴리눔 독소의 내성
보톨리눔 독소를 반복적으로 주입할 경우 독소 단백질에 대한 중화항체가 형성되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내성 발생율은 0.3~27.6%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고용량을 반복적으로 주입했을 때 주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미용적 목적으로 저용량으로 반복적인 주사를 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내성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시술자가 고려해야 하는 수칙은, 3개월 이상의 치료 간격을 두고, 최소유효주사단위를 주사하며, 보충주사는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최소량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특히 투여 제품을 여러 번 바꿀 경우 중화항체 형성율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가능한 중간에 약제를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incobotulinumtoxinA가 복합 단백질이 없어 중화항체 형성이 가장 적다는 보고가 있으며,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독일 Merz사의 Xeomin®과 국산 제품인 메디톡스사의 Coretox®가 있다.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A 형 독소이기 때문에 내성이 발생한 경우 내성이 발생한 경우에는 B형 보툴리눔 독소로 변경하는 방법이 있지만, B형 보툴리눔 독소는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내성이 생긴 경우 내성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따라서 내성에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급성기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경우 회복 가능성이 높으므로 내성에 대해 많이 고려할 필요는 없겠지만, 영구적인 마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장기간 반복적인 주사가 필요하므로 내성 발생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결론
환자에게 이 시술이 완전한 대칭이 목표가 아니라 표정의 부자연스러움을 최대한 개선하는 것이 목표하는 점을 반드시 설명하여야 하며, 효과가 나타나는데 2~3일 정도 걸리고 완전한 효과는 2주째에 나타나며, 효과는 3개월 가량 지속된다는 점을 미리 설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시술 전후 사진을 찍고 자입점과 주사 용량을 기록하여 환자에게 설명하거나 다시 시술이 필요할 때 참고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 보툴리눔 독소 주입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동조운동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neuromuscular retraining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원칙을 지킨다면 보툴리눔 독소 주입은 비교적 안전하게 안면신경마비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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