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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이비인후과 시화두리이비인후과 정명호

‘소아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소아과 교과서 첫 문장이다.
소아의 해부학적, 생리적, 병리적 특성이 성인과는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를 노년층에 적용한다면 노인도 단지 나이 많은 어른이 아니다.
고령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질환의 양상이나 약동학적 반응 등이 소아나 일반 성인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전공의 시절 만난 개원 선배님들은 이비인후과는 반 소아과라고들 말씀하셨다.
개원 후 진료 봐야 될 환자의 절반 이상이 소아환자이니 소아질환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한다고 조언해 주셨다.
맞는 말이라 생각하고 부족한 소아과 공부를 보충하기위해 소아과 교과서도 다시 꺼내서 보고 소아 이비인후과 학회에서 개최하는 학회에도 매년 참석하여 나름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중 이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65로 기록적인 초저출산율 기록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중세 유럽의 흑사병 창궐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하면서 이 같은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는 반대로 평균 수명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령인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사망율 변화 추이를 보면 2019년부터 데드크로스를 지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인구 구성비 13.8% (707만명) 에서 2025년에 20% (1000만명)를 넘고, 2036년 30%, 2050년에는 1,901만명까지 증가 후 감소하게 되며, 2051년에는 인구 구성비의 40%를 초과할 전망이다.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2017년 60만명, 2024년 100만명을 넘게 되고, 2067년 512만명 (인구 구성비 13%)에 이르게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저출산 고령화는 전반적인 보건의료 서비스의 구조적 변화를 유발 중이고 특히 출산율의 급감은 고령사회를 앞당겨 다음 세대의 사회적 부양 부담 문제와 건강보험 제정 악화를 심화 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2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875만명이며 노인 진료비는 전년보다 8.6% 증가한 44조1,187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43.1%를 차지했고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42만 9,585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연평균 진료비의 2.5배를 넘어서며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보험 재정 건정화를 이루기위한 정부의 통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원가의 문제가 아닌 전체 의료계의 문제이며 특히 대표적인 보험과인 이비인후과에는 훨씬 더 무겁게 다가오는 난제다. 기록적인 저출산으로 인해 당장 소청과, 산부인과의 경우 이미 내원 환자수가 수년째 감소하고 있으며 동시에 개원 의원수도 감소하고 있지만 이비인후과의 경우 내원 환자수는 감소한 반면 개원의 수는 증가해 실제 체감 환자 감소율은 소청과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비인후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구구조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사실 이미 개원가에서는 최근 수년에 걸쳐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려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과거 외래 진료의 대부분이었던 급성 감염성 질환이 최근에는 코로나,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 질환, 알러지성 질환, 그리고 난청, 어지럼증 등의 이과적 질환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이과 질환 들은 고령화 시대로 진행될수록 유병율이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비과 영역의 알러지 질환, 두경부영역의 역류성 식도염, 구강건조증 등의 질환도 진료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인후염, 부비동염, 중이염 등의 대표적 감염성 질환의 내원 빈도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실제로 사석에서 개원 선후배들을 만나보면 수년 내에 어지럼증 검사, 청력 검사와 보청기 처방을 위한 장비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비인후과에서 대표적 노년성 질환인 난청의 경우 70세 이상 인구 중 난청 환자 유병율이 10.05%로 당뇨병 환자 9.23%, 알츠하이머 환자 5.5% 보다 많고 최근 평균연령이 증가하면서 그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2020년 812만명에서 2030년 1,725만명, 2070년에는 1,747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46.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위해 장애진단이 되지 않은 노인성 난청 환자라도 보청기 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노인성 난청 환자는 난청이 심화되고 결국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경우 훨씬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질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 환자들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상 노화현상과 병적인 현상을 잘 구별하여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소아의 질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이상의 노력이 노년 이비인후과 질환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학회 차원에서 노년 이비인후과와 관련된 분과를 만들거나 관련 학회나 세미나 등을 신설하고 기존의 노년 내과 등과의 공동연구와 협업도 필요하다.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도 많이 늦었는지 모른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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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홍ㆍ
지당한
말씀입니다.
(2024-05-28 14:54) 수정 삭제 답글
(04385)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67, 파크타워 103동 307호 (용산동5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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