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2023년에 다녀온 네덜란드 European Symposium on Pediatric Cochlear Implantation (ESPCI) 학회를 꼽을수 있습니다. 인공 와우(CI)에 관한 폭넓은 연구들과, 연구를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간의 교류가 기억에 남아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주제를 중심으로 한 해외 학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 하였습니다. 올해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생겨 "파리 WCA 2024"에 참여를 하고 왔습니다.
이번 학회는 2024.09.19-2024.09.22까지 파리 라데팡스에서 열렸습니다.
World Congress of Audiology(WCA)는 audiology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르는 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 학회로, 2년에 한번 개최가 됩니다. 세계 청각학 연구자와 의사들이 모여 청각 관련 최신 연구 동향과 기술을 공유하는 중요한 국제 학회 입니다. 이번 WCA 2024년 학회는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2026년 WCA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학회는 서울에서 열릴 2026년 WCA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Korean session을 따로 마련하여, 우리 나라의 연구에 대하여 많은 연구자들에게 알렸으며, 학회 기간 동안 WCA 2026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2026년 서울에서 열릴 학회를 적극 홍보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신 연구자들에게 한국의 전통 문양이 새겨진 북마커와 팸플릿을 나누어 주며 다가오는 서울 학회를 홍보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팜플렛을 나눠주며 2026년에 있을 학회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한국에 대하여 설명드리고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하였을 때 많은 분들이 서울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하며 기대하며 참여하고 싶다고 하셔서 뿌듯함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습니다.
학회 첫날 Opending Ceremony에 많은 인파가 참여했으며, 여러 각국에서 온 연구자들과 audiology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나 다음 개최국으로서 소개되는 자리에서는 2년뒤를 생각하니 더욱 떨리기도 하였습니다.
학회 둘째날 저녁에는 한국에서 참석하신 선생님들과 한식당에서 Korean Night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학회나, 강의에서 뵙던 교수님들부터, 청각학을 공부하는 연구원 선생님들까지, 만날 수 있는 귀한 자리였습니다. 청각학을 사랑하는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다음 학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결의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학회에서는 최신 연구 트렌드를 많이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Eustachian tube function, Deep learning, Tinnitus, Hyperacusis, Robotic surgery, Pediatric screening test 등에 관한 최신 지견과, 연구에 관하여 나누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국내 학회에서는 주로 의사들이 중심이 되는 학회가 많았지만, WCA 학회는 의사들뿐만 아니라 청각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자의 연구 성과를 뽐내는 자리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hyperaucsis나 tinnitus와 같은 수술적 치료가 아닌, 비 수술적 치료가 중요한 질환에 대해 해외에서는 청각사들이 치료를 주로 하며, 이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사진 1. WCA 2026 서울 부스 앞에서
사진 2. Korean Night, 정종우 교수님의 건배사
사진 3. WCA 2026 서울에서 만나요!
제가 발표한 주제는 'Comparative Analysis of Deep Learning Model and Otolaryngologists in Diagnosing Middle Ear Diseases Using Endoscopic Images'에 관한 연구였으며. 최근 machine learn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트렌드를 반영한 주제였습니다. 딥러닝을 통한 진단 성능은 95%의 정확도를 보여, 경험이 적은 의사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딥러닝의 결과를 참고한 후 레지던트들의 진단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는 딥러닝의 실제 임상에서의 적용을 보여주는 주제였습니다.
사진 4. 떨리는 첫 구연 발표의 순간
이번 학회 참석은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파리라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아주 멀리서지만, 루브르 박물관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나리자도 구경하고, 루이 14세 시절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그 큰 정원을 자전거로 돌아 보며, 파리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습니다. 이 경험들 덕에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제 불안한 마음에 큰 위로를 받을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는 청각학의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딥러닝과 같은 신기술이 청각학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적인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귀한 경험의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딥러닝의 의학적 활용에 대한 확신을 더욱 얻었고, 앞으로도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