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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 Eye and Ear 해외연수기 경북대학교병원 유명훈

저는 2023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1년 반 동안 미국 Boston에 있는 Mass Eye and Ear, Harvard Medical School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Mass Eye and Ear는 저와 제 아내 모두 임상강사 시절인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한 달간 단기 연수를 다녀왔던 병원이었기에, 또 보스턴으로 간다는 것이 처음에는 아주 내키지는 않았습니다만, 한편으로는 한번 가보았기에 익숙한 곳이고 또 제가 한국에서 기존에 하고 있던 gene therapy 관련 연구를 더 깊이 할 수 있는 연구실이라 가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이과 연구센터 중 하나인 Eaton-Peabody Laboratory에 속해 있는 Artur Indzhykulian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hair cell의 stereocilia와 관련된 여러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Usher syndrome에서 Mini-gene을 이용한 유전자 치료를 활발히 시도하고 있었고, 그와 연관된 Protein analysis 실험들 역시 하고 있었습니다. 그밖에 Machine-learning 기법을 이용한 2D 또는 3D image의 analysis에 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다양한 AAV serotype을 이용한 vestibular organ의 transfection efficiency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였고, mouse inner ear injection, confocal microscopy, immunohistochemistry, vestibular whole mount preparation 등을 직접 하면서 기본기부터 다시 탄탄히 다질 귀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지도교수와 함께(좌), 랩미팅(중), Anthony Ricci의 특강(우)

연구실에는 전 세계에서 온 박사 후 연구원들과 대학원생들이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매주 랩 미팅과 논문 세미나를 통해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출퇴근하거나, 굉장히 편하게 PI를 대하는 모습 등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격한 실험실들의 분위기와는 달랐지만, 한편으로는 실험을 하는데 있어서 야간이나 주말을 불문하고 실험에 매진하는 모습들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같은 Eaton-Peabody Laboratory 내의 다른 이과 관련 연구실들과의 협업 및 내부 정기 세미나 참석을 통해 미국 내 최신 내이 연구 흐름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PI인 Artur는 젊은 편인 교수이지만 굉장히 꼼꼼하게 실험을 챙기며 연구실을 이끌고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저를 잘 챙겨주었습니다. 또한 랩 회식이 자주 있지는 않았지만, 종종 모여서 볼링, 당구, Axe throwing, 스키 등을 통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연구실 구성원들과 함께한 당구장(좌), 스키장(우)

연구 외적으로도 미국 생활은 제게 많은 것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원래 렌트비가 비싼 동네인 보스턴인데다 코로나 이후로 치솟은 물가로 생활에 어려운 점들도 많았습니다만, 보스턴은 치안이 좋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도 우수해, 현지 공립학교에 잘 적응한 아이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안도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큰아들은 1년 반 동안 지역 Little league에 참가해 열심히 야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귀국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살고 싶다고 저에게 얘기하는 두 아들들입니다. 그리고 우연히 저의 대학 동기 여럿이 같은 시기에 보스턴으로 연수를 오게 되어서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큰 아들의 Little league 모습(좌), 보스턴 Fenway Park 에서(우)

보스턴에서의 겨울은 상대적으로 길고 해가 짧았지만, 우리 가족은 다양한 스키장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즌권 중 하나인 Epic Pass를 구매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게 스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Stowe, Mount Sunapee, Okemo, Mount Snow 등 New England 지역 스키장을 주말에 방문하며, 연수 생활 중 가족과 함께 겨울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눈 위에서 스키를 마음껏 즐겼고 하얀 설원 위에서의 웃음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스키의 하이라이트는 콜로라도 Vail 리조트 방문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덴버로 이동한 뒤, 고산지대를 넘어 도착한 Vail은 마치 다른 세계 같았습니다. 부드러운 파우더 눈,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슬로프, 유럽풍의 아름다운 리조트 타운, 그리고 이렇게 가족이 함께한 스키 여행은 이번 연수 생활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리프트를 타던 순간, 활강을 마친 뒤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이외에도 아이들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하여 틈틈이 미국 곳곳을 여행 다니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부에서 Canyon 투어를 할 때나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 등 제가 초등학생 때 아버지의 미국 지사 발령으로 가보았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고, 또 그곳에 이번 연수 기회를 통해 제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새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드넓은 땅과 자원을 보며 축복받은 미국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스키장에서(좌), 캐나다 퀘백에서(중), Antelope Canyon(우)

연수 후반이 되어갈수록, 실험실에서의 매 순간과 가족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 또한 현지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립심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게 되었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이 시간은 단순한 체류가 아니라 ‘삶’으로 남았습니다. 세미나, 가족과 함께한 여행, 그리고 낯선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냈던 모든 순간이 저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음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다시 진료와 수술, 당직 등으로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문득 미국에서의 일상들이 떠오르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집니다. 이 귀한 기회를 주신 의국과 병원, 그리고 그 자리를 지켜주신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진료와 연구에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시야와 깊은 마음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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