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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지만 놓치지 않아야 할 호산구성 중이염의
진단과 치료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조교수
한재상

한재상

호산구성 중이염(eosinophilic otitis media)은 고점도의 중이 삼출액을 동반하는 난치성 중이염으로,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 부비동염이 동반되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1997년, Tomioka 등이 중이 삼출액에서 다수의 호산구가 관찰되는 환자군을 처음 보고하면서 호산구성 중이염이라는 용어를 제안하였다. 현재는 기관지천식 및 호산구성 비부비동염과 같은 type 2 염증 질환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의심하지 않으면 진단이 늦어지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호전되지 않는 중이염 환자의 경우 반드시 감별 진단으로 호산구성 중이염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 임상 양상 및 진단 기준

점도 높은 중이 삼출액이 있는 삼출성 중이염 혹은 만성 중이염 소견을 보이는 환자에서 기존 치료에 호전되지 않고 천식이나 만성 부비동염이 동반되어 있다면 호산구성 중이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2021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393명의 환자를 분석한 호산구성 중이염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 여성에서 흔하다.
  • 초진에서 50세 이상이 경우가 많다.
  • 양측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 골도 청력 역치가 상승해 있는 경우가 많다.
  • 천식이나 만성부비동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호산구성 중이염 환자의 고막 소견은 삼출성 중이염의 형태를 보이거나 만성 중이염의 형태를 나타낼 수 있으며, 만성 중이염 타입의 경우에는 단순 고막 천공만 있을 수도 있지만 육아종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이과학회에서는 호산구성 중이염의 진단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Major Otitis media with effusion or chronic otitis media with eosinophil-dominant effusion
Minor
  • Highly viscous middle ear effusion
  • Resistance to conventional treatment
  • Association with bronchial asthma
  • Association with nasal polyposis
Definitive case positive for major + two or more minor criteria
Exclusion criteria eosinophilic granulomatous polyangiitis, hypereosinophilic syndrome

확진을 위해서는 중이 삼출물이나 점막에서 호산구 우세(eosinophil-dominant)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만약 세균 감염이 동반된 경우, 삼출액 내에는 호산구보다 호중구(neutrophil)가 주로 관찰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감염을 조절한 뒤 다시 삼출액을 채취하여 호산구 존재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 또한 중증의 기관지천식 치료 및 비용종이 동반된 만성 비부비동염 치료를 위해 생물학적 제제(biologics)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중이 삼출액의 호산구 우세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진단의 제외 기준으로는, 과거 Churg-Strauss 증후군이라 불렸던 호산구성 육아종성 다발혈관염(eosinophilic granulomatous polyangiitis, 이하 EGPA)과 호산구증가증후군(hypereosinophilic syndrome)이 있다. EGPA는 광범위한 호산구 침윤과 괴사성 혈관염을 특징으로 하며, 말초혈액 내 호산구 수치와 myeloperoxidase (MPO)-ANCA 양성률이 높다. 한편, 호산구증가증후군은 혈액 또는 조직 내 현저한 호산구 증가를 특징으로 하며, 말초혈액 호산구 수치가 1.5×10⁹/L 이상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된다. 이 질환은 심장, 폐, 간, 피부, 신경계 등 여러 장기에 침범할 수 있다.

2. 치료

1) 국소 및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

Type 2 염증의 억제와 세균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으로 type 2 염증을 조절할 수 있는 약제는 스테로이드이다. 호산구성 중이염의 치료는 천식 치료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증상이 심할 때는 경구 스테로이드가 효과적이지만, 장기간 복용할 때 합병증의 위험이 크다. 따라서 심하지 않으면 고실내 천자(intratympanic injection)을 통한 스테로이드 국소 투여가 적합하며, 고막 천공이 동반된 경우라면 삼출액을 제거하고 스테로이드를 천공된 고막 안으로 투여한다.

2) 생물학적 제제

최근 천식이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과 같은 type 2 염증 질환의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biologics)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같은 type 2 염증 질환인 호산구성 중이염에서도 생물학적 제제 사용이 시도되고 있으며, 호산구성 중이염에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분석한 메타 논문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이 호산구성 중이염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청력의 호전은 유의미하지 않다고 하였다.

생물학적 제제 중에서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논문들은 dupilumab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dupilumab이 점막의 과형성과 육아조직에 특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타 분석에서는 호산구성 중이염 환자의 증상 개선에서 dupilumab과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호산구성 중이염에서 사용이 허가된 생물학적 제제는 없다. 다만,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에서는 DupixentⓇ (dupilumab; Regeneron Pharmaceuticals Inc., Tarrytown, NY, USA)과 XolairⓇ (omalizumab; Novartis, Basel, Switzerland)가 비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또한 중증의 천식이 동반되었다면 기준에 따라 급여 처방이 가능한 제품이 있지만 그 기준이 까다롭다. 따라서 비용종이 동반된 환자에서 비급여로 처방하거나, 중증 천식 환자에서 호흡기내과 진료 후 기준이 될 때 급여로 처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 간격과 기간 또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일반적으로 2주이나 4주 간격으로 투여하고 있다. 다만 DupixentⓇ 300mg의 경우 1회 비급여 수가가 약 70만 원으로 상당히 고가이므로 환자와 충분한 상의 후 처방이 필요하다.

3) 수술

일반적으로 수술 이후 호산구성 중이염이 짧은 기간 내에 재발하기 때문에 고실성형술(tympanoplasty)이나 유양돌기 절제술(mastoidectomy)과 같은 중이염 수술은 금기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Kikuchi 등은 dupilumab을 사용한 이후 증상이 호전된 호산구성 중이염 환자에게서 중이염 수술 후 1년간 합병증이나 재발이 없었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호산구성 중이염이 완전히 조절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환자에게서 고막의 천공이 남아있는 경우 선택적으로 중이염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관풍선확장술의 경우 호산구성 중이염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다. 그러나 호산구성 중이염 환자에서 이관 기능을 평가한 연구에서 개방성 이관이 더 흔했다는 보고가 있어 이관풍선확장술은 호산구성 중이염 치료에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심도 난청 환자에서 추체아절제술(subtotal petrosectomy)를 통해 중이 점막을 모두 제거하고 이관을 폐쇄한 다음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전농이 된 호산구성 중이염 환자에게 필요시 추체아절제술을 동반한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 케이스

Case 1.

63세 여자 환자가 1년 전부터 지속되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의뢰되었다. 천식으로 알레르기 내과 치료를 받고 있었고 고실천자를 시행하였을 때 점성이 높은 삼출액이 확인되었다.

‹ 첫 내원 당시 고막 소견 ›

고실천자 이후에도 증상 재발하여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하였고 삼출액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호산구 우세소견이 관찰되었다. 환기관을 통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시행하였으나 높은 점성의 삼출액으로 인해 환기관이 금방 막히는 증상이 반복되었다.

‹ 환기관 삽입후 고막 소견 ›

이에 알레르기 내과 진료 후 DupixentⓇ 300mg를 투여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삼출액 없이 환기관 유지되었다. 약 1년간 DupixentⓇ 1개월 단위로 투여하였으며 현재는 중단 후 경과 관찰 중이다.

‹ DupixentⓇ 투여 후 고막 소견 ›

Case 2.

62세 남자 환자가 약 20년 전부터 반복되는 지속되는 양측 이루와 난청, 이명으로 타병원에서 치료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내원하였다. 호흡기 내과에서 천식으로 치료받고 있었으며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 시에는 귀 증상도 호전되었으나 중단하면 다시 심해진다고 하였다. 양측 고막 천공이 있었고 매우 점성이 높은 삼출액이 동반되어 있었으며 중이 점막이 비후되어 있었다. 비강 내시경에서 양측 비용종이 관찰되었고 측두골 CT에서는 만성 중이염 소견 외 다른 구조적 이상은 동반되어 있지 않았다.

‹ 치료 전 고막 소견 ›

양측 중이 삼출액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호산구 증가 소견은 없었으나, 최근 천식 치료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과거력이 있어 호산구성 중이염을 배제할 수 없었다. 따라서 진단과 치료 목적으로 고막을 통해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였다. 스테로이드 고실 내 투여 후 1주일 정도는 이루가 감소하였지만, 이후에는 다시 악화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 스테로이드 고실내 투여 2주후 고막 소견 ›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고려하기 위해 호흡기내과에 의뢰하였으나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환자와 상의 후 비급여로 DupixentⓇ 300mg를 투여하기로 하였다. 생물학적 제제 사용 이후 이루의 양이 줄고 점성 또한 묽어졌으며 중이 점막의 비후도 많이 개선되었다. 현재 한 달 간격으로 DupixentⓇ을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고 있으며, 환자는 중이염 증상뿐 아니라 천식 증상도 호전되어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 DupixentⓇ 투여 2주후 고막 소견 ›

4. 결론

호산구성 중이염은 흔하지는 않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점도가 높은 삼출액을 보이는 중이염 환자에서 기관지천식이나 비용종이 동반되어 있다면 본 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며, 확진을 위해서는 중이 삼출액 또는 점막에서 호산구 증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비인강 종양, 호산구성 육아종성 혈관염(EGPA), 호산구증가증후군 등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기저 질환에 대한 감별도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적인 경우가 많지만, 이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을 반복할 때는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참고문헌

  • Iino Y. Eosinophilic otitis media; state-of-the-art diagnosis and treatment. Auris Nasus Larynx. 2023 Aug;50(4):479-489. doi: 10.1016/j.anl.2022.11.004. Epub 2022 Dec 15. PMID: 36528403.
  • Iino Y, Tomioka-Matsutani S, Matsubara A, Nakagawa T, Nonaka M. Diagnostic criteria of eosinophilic otitis media, a newly recognized middle ear disease. Auris Nasus Larynx. 2011 Aug;38(4):456-61. doi: 10.1016/j.anl.2010.11.016. Epub 2011 Jan 19. PMID: 21251776.
  • Park, Kye Hoon, and Yun Jin Kang. "Efficacy of Biologic Therapies for Eosinophilic Otitis Med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The Journal of International Advanced Otology 20.4 (2024): 331.
  • Kikuchi, Saori, et al. "A case of eosinophilic otitis media successfully treated by tympanoplasty with use of dupilumab." Otolaryngology Case reports 21 (2021): 100381.
  • Iino, Yukiko, et al. "Eustachian tube function in patients with eosinophilic otitis media associated with bronchial asthma evaluated by sonotubometry." Archives of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 132.10 (2006): 1109-1114.
  • Sugimoto, Hisashi, et al. "Cochlear implantation in deaf patients with eosinophilic otitis media using subtotal petrosectomy and mastoid obliteration."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274 (2017): 1173-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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