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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천 여행(Ⅱ) 기분조은 이비인후과 염진호
📧 ayk@sebithr.com

큐슈에 이어 시코쿠, 혼슈, 홋카이도 순으로 이야기를 이어 가겠습니다.

시코쿠

시코쿠에서는 마쓰야마의 도고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도고온천 본관 주변으로는 계곡온천이 없고, 30분 거리에 오쿠도고온천(지금은 '이치노모리' https://www.okudogo.co.jp/)에만 계곡온천이 있어, 한번 가본 이후에는 다시 가지는 않았습니다. 도고온천 본관은 1894년에 개축한 목조건물로 매우 오래되어 낡았지만, 온천 매니아들은 한번은 가봐야 하는 성지 같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실제 가보면 별것 없지만, 물은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미끈거리면서 느낌이 좋습니다.

마쓰야마 도고온천. 오래된 대중탕으로 일본 대중목욕탕 중 처음으로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시코쿠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온천 중 하나인 도쿠시마현의 이야온천에 있는 이야온천호텔(ホテル祖谷温泉 https://www.iyaonsen.co.jp/)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개협에서도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곳으로, 산 중턱에 아슬아슬하게 위치한 재미있는 곳입니다. 처음 갔을 때, 편한 길이 있음에도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곳으로 가다가 왕복 1차선의 위험한 협곡길을 17km나 고생하며 운전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좁은 길에 버스가 다니는 것도 신기했는데, 제가 운전하는 차와 마주치니, 능숙하게 후진하는 버스를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한번은 부모님을 모시고 8인승 렌터카를 타고 좋은 길 쪽으로 간 적이 있는데, 아버지께서 이런 위험한 곳을 다니냐며 나무라시다가, 협곡온천 한번 하시더니 참 아름다운 곳이라며 어떻게 이런 곳을 알게 되었냐고 좋아하셨습니다.

이곳은 협곡에 있는 온천으로 유명한데, 온천을 하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타고 협곡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온천물은 유황 냄새가 강한 온천으로 마치 기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물이 미끈거리고 좋습니다. 원천이 38도 정도로 내탕은 가온하여 좀 더 뜨거우나, 협곡노천탕은 원천을 그대로 사용하여 물이 아주 미끈거리지만 좀 미지근합니다. 협곡 온천은 물이 뜨겁지 않아 오래 입욕할 수 있고, 특히 여름에는 온천하기 딱 좋습니다. 뜨거운 물에 오래 있으면, 잠시 탕 밖으로 나와도 춥지 않으나, 이곳은 물이 미지근하여 가을만 되어도 불어오는 협곡 바람의 영향으로 탕 밖으로 나오면 조금 춥습니다. 음식이 제 입에 맞지 않는 것 외에는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춘 곳입니다.
찾아가는 것이 좀 힘든데, 타카마츠 공항에서 렌트를 하거나, 오카야마 공항에서 세토오하시 대교를 지나 시코쿠로 들어오는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이야온천호텔. 산 중턱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야온천호텔. 케이블카를 타고 협곡으로 내려가면 멋진 노천탕을 만날 수 있다.
(홈페이지 사진)

이야온천호텔. 협곡 아래 멋진 노천탕. 강한 유황 냄새와 미끈미끈한 물이 특징이다.

이야온천호텔. 특별실에서 바라보는 협곡의 모습이 압권이다.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오면 사진에 보이는 산 중턱의 좁은 길로 오게 된다.

이야온천호텔 근처의 신이야온천 가쯔라바시호텔(ホテルかずら橋 https://www.kazurabashi.co.jp/)은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가는 온천인데, 이곳은 평범한 수준의 온천 수질이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과 노천탕에서 보는 경치가 좋아 유명합니다. 근처의 유명 관광지 가쯔라바시와 가깝습니다. 오카미상(여사장)이 석식때 전통음악을 직접 불러주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8월에 한 번, 9월에 한 번 이어서 간 적이 있는데, 이 오카미상이 한국 사람이 가끔 오기는 하나,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시 온 사람은 처음이라고 아주 반갑게 대해주어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요즘은 이곳도 유명해져서 한국분들도 많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코쿠는 온천 여행 후 가가와현의 ‘우동투어’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누키는 가가와현 일대의 옛 지명으로 시코쿠(四国) 중 하나의 쿠니(国)였는데, 사누키 우동으로 알려진 것이 이곳입니다. 일본 영화 ‘우동’이후에 우동투어가 유명해져서 현재는 일본 각지의 관광객들, 한국과 중국의 관광객들로 넘쳐납니다.

신이야온천 가쯔라바시호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산 위의 멋진 온천이 있다.

신이야온천 가쯔라바시호텔 노천탕. 경치 좋은 노천탕으로 남녀 혼탕도 있다.

혼슈

다음은 바로 혼슈로 넘어가서 몇 군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실 혼슈에서는 간토(관동), 도호쿠(동북)지역, 후쿠시마에 멋진 노천탕들이 많은데, 대부분 후쿠시마 때문에 가지 못하실 것 같아 무척 아쉽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정한 경계만 넘지 않는 선에서 다녔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후쿠시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우선 나가노의 타카미네온천(高峰温泉 https://www.takamine-onsen-hitou.com/)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타카미네온천은 일본온천 표지사진으로 아주 많이 등장하는 곳으로, 표고 2,000m에 있는 노천탕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날씨가 좋으면 산 아래 고모로 시내가 보이고, 맞은편 일본중앙알프스가 보이지만, 날이 안 좋으면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저도 처음 방문하였을 때는 날씨가 안 좋아서 아무것도 안 보이고, 구름 위에서 온천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은 에어컨이 없는데, 한여름에 갔을 때도 창문을 열어두면 추웠습니다. 겨울에는 어떨지 무척 궁금합니다. 또, 낮에 시내에서 산 과자를 밤에 료칸에서 꺼내보니, 과자봉지가 빵빵하게 부풀어있습니다. 료칸이 산 정상에 있고, 여러 독특한 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온천 이외에도 하이킹, 별 보기 프로그램 등이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너무 힘들지만,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나가노까지 와서, 나가노에서 렌트를 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타카미네온천. 산 정상에서 하는 온천은 정말 상쾌하다.

타카미네온천. 맑은 날에는 시내와 일본알프스가 보인다.

타카미네온천. 날이 흐리면 구름 속에서 온천을 하는 기분이다.

나가노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음식이 별로 맛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바다에 접하지 않고, 산이 많은 지역이라 그럴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멋진 노천탕들은 많습니다. 일본을 소개하는 영상에도 자주 등장하는 원숭이 온천도 나가노에 있고, 곳곳에 명탕들이 있습니다.

지코쿠다니 야생 원숭이 공원. 여름에는 원숭이들이 온천 밖에만 있다. (좌측은 홈페이지 사진)

나가노의 멋진 노천탕들.

간토, 후쿠시마 지역의 멋진 노천탕들.


다음은 기후현의 오쿠히다 신호타카온천 야리미칸(槍見舘, https://yarimikan.com/)을 소개합니다. 나고야에서 JR 타카야마본선을 타면 기후현의 유명한 게로온천과 타카야마에 갈 수 있습니다. 타카야마에서 한 시간 정도 들어가면 오쿠히다 온천이 있는데, 여러 온천 마을을 묶어 오쿠히다 온천이라 부릅니다. 이중 신호타카 온천 마을은 신호타카 로프웨이(케이블카) 근처로 산에서 내려오는 큰 계곡 옆을 따라 료칸들이 있는데, 계곡을 보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신호타카 공동 온천과 로프웨이. 수영복을 입고 100엔에 할 수 있는 공동 욕장도 있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일본 북알프스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신잔소 노천탕. 로프웨이 근처의 료칸으로 개방감이 뛰어난 노천탕을 가지고 있다.

신호타카 로프웨이에서 조금 내려오면 신잔소(深山荘)라는 료칸이 있는데, 숙박보다는 당일치기 입욕으로 주변의 산들과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야리미칸(槍見舘 https://yarimikan.com/)이 나옵니다. 이곳은 신호타카 온천 중에서 가장 시설이 좋고, 전통 료칸을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곳입니다. 온천도 다양한 탕들이 있어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야리미칸(槍見舘)은 앞서 소개한 나가노의 타카미네온천과 함께 비탕을 지키는 모임(日本秘湯を守る会)의 회원 숙소로, 비탕숙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이 주변은 경치도 훌륭하지만, 음식들도 나가노와는 달리 맛이 있고, 야리미칸 역시 카이세키 요리가 훌륭했습니다. 야리미칸의 본관 건물 내에는 200년 된 가옥을 일부 옮겨와 만들어놓은 곳도 있는데, 료칸 건물 자체가 매우 전통적인 느낌이고, 지저분하지 않게 관리가 매우 잘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접객도 훌륭하고, 음식도 괜찮습니다. 온천물은 특징이 없고 평범하지만, 탕에서 즐기는 경치가 좋습니다.

야리미칸 노천탕. 맑은 날에는 야리가다케(槍ヶ岳)와 로프웨이가 잘 보인다. 개방감이 훌륭하다.

야리미칸 온천들. 다양한 노천탕을 가지고 있고, 내탕에서 보는 경치도 뛰어나다.

야리미칸 식사. 구성이 일반 카이세키와 비슷하나 오쿠히다만의 특색이 있다.

야리미칸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야마노호텔(山のホテル http://shinhodaka-yamanohotel.jp/), 수이메이칸 카루카야산소(水明館 佳留萱山荘 https://www.karukaya.co.jp/ko-kr)가 있는데 모두 훌륭한 대노천탕을 가지고 있습니다. 숙박하기에는 좀 불편하였으나, 노천탕만큼은 훌륭합니다. 둘 다 혼욕탕으로 야마노호텔은 다 벗고 들어가는 혼탕이라 들어가기에 난도가 있고, 카루카야산소는 유아미를 걸치고 들어가므로 난도가 낮습니다. 만약, 오쿠히다 온천에서 하루 숙박을 한다면, 야리미칸에서 숙박을 하고 카루카야산소와 신잔소에서 당일치기 온천을 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수이메이칸 카루카야산소의 홈페이지는 현재 연결이 불안정할 수 있으니 여행 전 확인을 권합니다.)

야마노호텔. 웅장한 북알프스의 산들과 계곡을 보며 혼욕을 즐길 수 있다.
규모가 커서 남녀가 알몸으로 있어도 멀리 있으면 서로 잘 안 보인다.

카루카야산소 대노천탕. 길이만 450m정도의 엄청난 대노천탕이 산속에 있다.
유아미를 걸치고 입욕하므로 혼욕도 부끄럽지 않다.

카루카야산소. 계곡온천 등 다양한 대절탕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일본비탕을 지키는 모임(日本秘湯を守る会 https://www.hitou.or.jp/)에 대해서 소개하면, 1975년 33개의 작은 온천·료칸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비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온천 관리에 보다 신경을 많이 쓰는 이미지를 홍보하였습니다. 이후 점차 회원 수가 늘어 현재는 185곳이 회원으로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 10곳을 방문하면 다음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숙박권을 주는데, 저도 10곳 이상 가보았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달성한 것이 아니라 받지 못했습니다. 일본 사람이 아니라면 기간 내에 10곳을 방문하기는 힘들어서, 그냥 기념으로 스탬프만 찍습니다. 비탕을 지키는 숙소 앞에는 회원임을 알려주는 등이 걸려있고, 숙박하면 스탬프를 찍어줍니다. 이 모임의 료칸들은 전국적으로 있어서, 비탕숙소 회원인 곳은 온천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가도 될 것입니다.

비탕을 지키는 모임 스탬프. 비탕숙소 회원인 료칸은 입구에 회원임을 알리는 등이 걸려있다.


다음은 도쿄에서 하코네 온천보다는 조금 멀지만, 인기 지역인 이즈반도를 소개하겠습니다. 이즈반도는 도쿄 서쪽에 있는 반도로, 신칸센으로 1시간 정도에 갈 수 있습니다. 아타미역이나 미시마역에서 내려 렌트를 하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이즈반도 내로 진입하면 길이 넓지 않아 벚꽃 철, 성수기 주말에는 길이 많이 밀립니다. 서쪽 바다 서이즈에서는 일몰을, 동이즈에서는 일출을 볼 수 있고, 반도 내륙으로는 산속 계곡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명한 료칸으로는 내륙 쪽은 슈젠지 온천의 아사바(あさば http://www.asaba-ryokan.com/), 유가시마 온천 알카나 이즈(arcana izu http://www.arcanaresorts.com/), 아세비노(あせび野 https://asebino.com/) 등이 있고, 바다 쪽은 너무 많아 언급하기 힘듭니다.

이즈반도로 들어가는 입구와 같은 아타미 시는 여름 불꽃놀이와 바닷가, 온천으로 유명한데, 그중 카이 아타미(界 熱海 https://kai-ryokan.jp/atami/)가 유명합니다. 스이요테 호텔이라고 바다 전망이 좋은 노천탕을 가지고 있는 호텔이 있었는데, 경영난으로 지금은 오오에도그룹에서 인수하여 리뉴얼 후 재개업하였습니다. 망하기 직전에 다녀왔었는데, 노천탕만 좋고, 나머지는 관리가 엉망이었습니다. 지저분한 내탕, 오래된 티가 너무 나는 시설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원래 사장이 죽고, 미망인이 어린 남자 직원과 눈이 맞아 경영을 소홀히 하여 점점 망해갔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났으니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카이 아타미. (홈페이지 사진)

스이요테이 호텔. 바다 전망 노천탕이 좋다. 지금은 리뉴얼되어 모양이 바뀌었다.

니시이즈(서이즈)는 도가시마 온천 지역이 유명한데, 해변을 따라 여러 개의 온천호텔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두 군데 정도 숙박해 보았는데, 물은 평범하지만, 경치 좋은 노천탕과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딱히 숙소로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없습니다.

도가시마온천. 도가시마 온천호텔들의 노천탕은 경치가 좋다.

이즈반도의 내륙지역에는 유명한 폭포온천이 있습니다. 일본 영화 ‘테루마에 로마에’에 나와 더 유명해진 나나타루 아마기소의 노천탕입니다. 일본말로 폭포를 ‘타키’라고 하는데, 이 지역 방언으로 ‘타키’를 ‘타루’라고 한다고 합니다. 나나타루는 말 그대로 7개의 폭포가 연달아 있는 유명 관광지인데, 마지막 폭포가 가장 크고 아마기소 료칸의 노천탕이 폭포 옆에 있어 아주 멋있습니다. 주변에는 맑은 물에서만 자란다는 와사비 재배 지역도 있고, 오래전이지만 ‘고독한 미식가’에 나왔던 와사비 덮밥집도 아마기소 바로 앞에 있습니다. 아마기소(天城荘 https://www.amagisou.jp/)는 멋진 폭포노천탕을 가졌지만, 시설이 오래되어 숙박으로는 추천하기 힘들고, 당일치기 입욕은 이 지역을 여행하신다면 꼭 한번 해봐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혼탕이지만 수영복을 입고 들어갈 수 있어 부담 없습니다. 저는 당일치기로만 이용하고, 숙박은 근처 다른 곳에서 하였습니다. 한번은 조금 더 들어가면 있는 료칸 운류에서, 한번은 조금 떨어진 유가시마 온천에서 숙박하였습니다.

아미기소 료칸 노천탕. 말이나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웅장한 폭포를 보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근처 와사비 밭. 지역특산물인 와사비를 상어 가죽에 갈아 먹는다.

료칸 운류. 객실 테라스가 연못 위에 있어 물고기들이 지나다닌다. 계곡노천탕이 있다.

아마기소에서 좀 더 북쪽으로 가면 유가시마 온천마을이 나옵니다. 고급스러운 알카나 이즈와 아세비노, 비탕을 지키는 모임 숙소인 유모토칸 등 유명한 료칸들이 모여있습니다. 현대적인 느낌을 좋아하면 알카나 이즈를, 전통적인 면을 좀 더 선호하신다면 아세비노를 추천합니다.

알카나 이즈. 객실노천탕에서 가노강이 잘 보인다. (출저: 구글)

아세비노 료칸 객실노천탕과 대욕장 노천탕. 대욕장에서 계곡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아세비노 료칸 대절탕. 여러 가지 대절탕들이 있다.

아세비노 료칸 카이세키 요리. 음식도 매우 훌륭하다.


이즈반도보다 가까운 하코네 온천은 도쿄에서 접근이 쉬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온천 지역입니다. 수많은 온천이 모여 있으나 제가 좋아하는 계곡온천이 많이 없어 호에이소나 바로 옆에 있는 카이 하코네 정도만 생각하고 가지 않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문의하셔서 한번은 가야겠다 하고 한번 다녀왔습니다. 하코네는 대부분 알칼리성 단순온천으로 약간 미끈거리는 성질의 온천을 가지고 있는데, 오와쿠타니 근처로 올라갈수록 유황온천 지역으로 바뀝니다. 가보고 싶었던 호에이소는 온천만 괜찮았고, 음식이나 여러 부분은 맞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긴류는 가격은 좀 비싸지만,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숙소였습니다. 네 곳의 료칸과 호텔만 가보아서 추천해 드리기 어렵지만, 긴류(吟遊 http://www.hakoneginyu.co.jp/)는 다들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호에이소 노천탕. 하코네에서 몇 개 안되는 계곡노천탕을 가지고 있다.

하코네 긴류. 협곡의 느낌이 난다.

하코네 긴류. 객실노천탕. 밤에도 운치 있다.

하코네 긴류 대욕장. 협곡에서 온천하는 느낌이 든다. (홈페이지 사진)

하코네 긴류는 접객, 식사, 시설 등 대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객실노천탕, 대욕장의 노천탕의 뷰는 훌륭했으나, 물은 평범하였습니다. 다음에 하코네를 방문한다면, 긴류도 한 번 더 가보고 싶지만, 고라카단 등 가보지 못한 곳을 골라 갈 것 같습니다.


다음은 혼슈에서 마지막으로 긴키지방의 키이 카츠우라의 온천을 소개합니다. 오사카 공항(간사이공항)에서 와카야마역까지 셔틀로 이동하여 JR로 3시간 정도 가면 키이 카츠우라 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참치로 유명한 지역인데, 생참치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바닷가에 온천 료칸들이 있고, 셔틀 배로 금방 갈 수 있는 바로 앞 섬들에도 온천호텔이 있습니다. 그중 섬 전체가 온천호텔인 우라시마 호텔(ホテル浦島 http://www.hotelurashima.co.jp/)과 나가노시마 호텔(ホテル中の島)을 소개합니다. 우라시마 호텔은 섬 전체에 여러 개의 호텔 동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다양한 바다 전망의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한 본관부터 비싼 방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생참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다면, 한 번쯤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가노시마 호텔은 우라시마 바로 옆 섬인데, 이곳도 작은 섬 하나를 전부 호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라시마 보다 규모가 훨씬 작고, 시설이 조금 더 낡았습니다. 한여름에 방이 더워 안 좋은 기억이 있지만, 노천탕만큼은 아주 좋았습니다.

우라시마호텔. 작은 셔틀배를 타고 호텔로 이동, 다양한 바다온천을 즐길 수 있다.
코끼리 바위를 보며 즐기는 노천탕도 있고, 수영장 마저 절경 속에 있다.

나가노시마 호텔 노천탕. 시설이 좀 열악하지만, 노천탕 하나만큼은 좋았다.

홋카이도

마지막으로 홋카이도 지역입니다. 예전에는 삿포로 근처의 신치토세공항 직항만 있었던 이유로 도오지방(도중앙) 여행을 위주로 진행되었으나, 제주항공이 하코다테로 가는 직항편을 운영하여 도남지역, 구시로 등의 도동지역과, 도북지역 여행이 편해졌습니다. 이전에는 도오지방 이외의 곳을 여행할 때는 수고롭게도 오랜 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젠 하코다테공항을 이용하면 운전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도오지방에서는 보통 삿포로-오타루-노보리베츠 코스로 많이 다닙니다. 사실 온천만을 본다면 노보리베츠, 니세코, 조잔케이 온천마을이 유명합니다. 오타루에서 숙박하시는 분은 온천료칸도 같이 경험하시려면, 고라쿠엔(宏楽園 http://www.otaru-kourakuen.com/ ), 긴린소(銀鱗荘 https://www.ginrinsou.com/)가 유명합니다. 고라쿠엔은 화재 후 다시 재건축하였는데, 재건축 이후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만족하셨습니다.

홋카이도 온천하면 노보리베츠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이곳에는 많은 온천호텔과 료칸들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지옥계곡과 가깝고, 규모가 큰 다이이치 타키모토칸(第一滝本館 http://www.takimotokan.co.jp/)은 지옥계곡을 바라보면서 노천을 즐길 수 있고, 내탕에도 많은 종류의 온천탕이 있어 유명합니다. 저렴한 가격대의 방들도 많고, 벳부의 스기노이 호텔처럼 탕과 음식이 괜찮은 노보리베츠의 대표적인 온천호텔입니다. 대규모의 온천호텔보다 전통료칸을 원하시면 근처의 타키노야(滝乃家 http://www.takinoya.co.jp/)가 좋습니다. 독특한 노천탕과 음식 등 수준이 높은 료칸입니다.

타키모토칸의 노천탕과 내탕. 지옥계곡이 직접 보인다. (출처: 부킹닷컴)

타키노야 료칸의 노천탕.

전형적인 니세코 온천은 아니지만, 니세코온천 외곽에 있는 자보린(坐忘林 https://zaborin.com/)이 유명합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자작나무를 보며 즐기는 객실노천탕과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자보린. 자작나무가 보이는 객실노천탕이 멋지다. (출처: 구글)

하코다테에서 온천을 찾는다면, 하코다테 공항 5분 거리에 유노가와 온천이 유명한데, 유노가와 프린스호텔(プリンスホテル渚亭 http://nagisatei.info/) 등 바닷가를 따라 온천호텔들이 나란히 있습니다.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기기에도, 신선한 저녁 뷔폐도 좋았습니다.

신치토세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호수인 시코쓰호수에도 비탕을 지키는 모임숙소가 있는데, 마루코마 온천료칸(丸駒温泉旅館 https://www.marukoma.co.jp/)이 그곳입니다.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발밑에서 용출되는 자연온천을 호수를 보며 즐길 수 있습니다.

나루코마 료칸. 발밑에서 용출되는 온천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도동지역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좋은 몰온천을 가지고 있는 도카치가와온천, 아칸호수 조망의 아칸코온천마을, 굿샤로호수 주변의 강산성온천 가와유, 시레토코로 가는 길의 산속 계곡온천 요로우시온천 등이 유명합니다.

그 중 도카치가와 온천의 다이이치 호텔(十勝川温泉 第一ホテル https://www.daiichihotel.com/)과 그 별관인 산요안(三余庵 http://www.sanyoan.com/)이 훌륭합니다. 갈색물감을 탄 듯한 색의 미끈거리는 몰온천,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 앉아만 있어도 힐링입니다. 특히 다이이치 호텔은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매우 잘되어있고, 인공폭포, 정원 노천탕이 훌륭합니다. 온천물도 뷔폐 식사도 모두 마음에 들어 다시 가고 싶은 곳 목록에 올려두었습니다.

도카치가와 다이이치 호텔.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천을 즐길 수 있고, 곳곳에 쉴 공간들이 있다.

아칸호에서는 고급스러움으로는 히나노자(鄙の座 https://www.hinanoza.com/)가 가장 유명하고, 평범하게는 쯔루가호텔(鶴雅 https://www.tsuruga.com/), 뉴아칸호텔(ニュー阿寒ホテル https://www.newakanhotel.co.jp/)도 괜찮습니다. 물은 평범하지만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아칸호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한여름에도 밤이 되면 10도 밑으로 내려갑니다.

아칸호의 쯔루가 호텔 노천탕.
옥상 노천탕에서 아칸호를 한눈에 볼 수 있고, 1층 노천탕에서 호수를 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도동지방에서 유명한 곳으로 요로우시 온천 다이이치 료칸(湯宿だいいち http://www.yoroushi.jp/)이 있는데, 홋카이도에서 드물게 산속 계곡온천이 좋습니다. 하지만, 큐슈나 혼슈에 워낙 좋은 계곡온천들이 많아서 그것들과 비교한다면 훌륭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홋카이도를 길게 여행할 때 하루 정도 포함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다이이치 료칸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보통 혼탕에서 온천을 할 때에는 커플이 있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들어가던지, 가릴 부분 가리고 들어가는게 매너입니다. 한번은 할아버지들과 저와 중년의 한 남성이 혼탕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젊은 여성이 가리는 수건도 없이 당당하게 입욕을 하더니, 계곡을 보며 시원하다는 듯 가슴을 활짝 펴며 타이타닉 자세로 한동안 있는 겁니다. 할아버지들이 한 명씩 헛기침을 하며 혼탕을 빠져나가고, 저도 더 있고(사실은 더 보고) 싶었지만 나왔습니다. 나중에 보니 그 중년남성과 같이 온 여자분이더군요. 혼탕에서 당당하신 할머니들, 아주머니들은 많이 봤어도 젊은 여성은 처음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칸호의 쯔루가 호텔 노천탕.
옥상 노천탕에서 아칸호를 한눈에 볼 수 있고, 1층 노천탕에서 호수를 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유아도 다이이치의 노천탕들. 계곡을 따라 노천탕들이 있다.

홋카이도는 이 외에도 많은 온천들이 도오지역과 도동, 도북에 널려있는데, 다 가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단순히 료칸들과 온천호텔들을 나열하듯이 글을 써 내려가는 정도였는데도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온천들을 보다 많이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저의 경험이 짧아 이 정도로 온천에 대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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