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동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네,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치타가 가장 빨리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가장 오래 달릴 수 있는 동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답은 5가지 정도가 되는데, 말, 썰매견, 아프리카 들개, 늑대와 함께 인간이 포함됩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인간은 땀을 통해 효율적으로 체온을 조절하여, 특히 덥거나 건조한 기후에서 오래 달리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아메리카대륙 원주민 타라우마라족은 이틀에 걸쳐 쉬지 않고 320km를 뛴다고 합니다. 극단적으로 가지 않더라도, 인간이 달리는 속도는 2.3~6.5 m/s이고, 달리기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면 평균 5m/s 속도로 달립니다. 달리기에 아주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가진 말은 10km를 8.9m/s로 달릴 수 있지만, 10~15분 후에는 속도가 5.8m/s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사람과 말(기수와 함께)의 마라톤에서는 운동선수가 우승했다고 합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직립보행, 손의 사용, 지적 능력의 사용이 뛰어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선생님들께서는 이미 이러한 능력을 모두 잘 사용하고 계실 텐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의 또 다른 장점인 달리기도 한번 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아직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면 더 해드리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그림1. 구글 ‘복근’ 이미지 참조
물론 위의 사진처럼 되려면, 각자 타고난 복근의 모양과 식단 조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복근 모양은 복근운동으로 만들지만, 복근을 보이게 하는 것은 달리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달리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지방 때문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복근을, 달리기를 통해 세상에 빛을 보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나아가, 굳이 멋진 복근을 가꾸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유산소 운동이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하게 된 동기는 다른 데에 있었기는 합니다. 전공의 때까지는 시간 날 때 헬스장에서 근력운동 전에 10분 달리기 하는 것이 제가 하는 달리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입대쯤에 군대에서 체력 검정 항목에 포함되는 3km 달리기를 잘하고 싶었고, 이때부터 3km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특급 전사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까, 기왕 얻은 좋은 취미를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군대 체력 단련 시간에 꾸준히 3km씩 뛰는 것을 지속하였습니다. 계속 뛰다 보니 거리도 늘어나고, 달리기에 대해 주워듣는 정보도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복근도 자리가 잡히고, 인바디도 좋은 수치를 유지하고, 무엇보다도 스트레스 해소와 성취감을 느끼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운동을 좀 더 알려드리고자, 아래는 달리기에 대해서 제가 듣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제 막 달리기에 관심이 생기는 분들에게 유용한 팁들을 적어봤습니다.
누구나 무엇을 시작하게 되면 이왕 하는 것, 잘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 달리기에서 “잘 달린다”는 무슨 의미일까요? “잘 달린다”는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뛸 때 적은 힘을 들여가며 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습관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건강에 좋도록 뛰는 것이 잘 달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한 번 뛸 때 적은 힘으로 뛰려면 자세가 좋아야 합니다. 달리기에서 자세는 달리기 전부터 관리해야 하며, 그 방법은 스트레칭입니다. 스트레칭은 A-Skip, B-Skip, C-Skip, 그리고 Hamstring sweeps 정도가 제가 주로 하면서 도움이 된다고 느낀 스트레칭입니다. 바쁜 와중에 따로 스트레칭을 챙길 시간이 없다면, 달리는 곳으로 가면서, 또는 횡단보도를 기다리면서 스트레칭을 하면 활력과 시간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자세한 스트레칭 방법은 유튜브에 “러닝 스트레칭”으로 검색하면 여러 쇼츠로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달리기할 때의 자세를 말씀드려보면, 호흡, 상체, 하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호흡과 관련해서는 “습습후후” 호흡법을 처음 접했습니다. 이 호흡법은 들숨과 날숨을 길게 가져가지 않음으로써 호흡과 관련된 노력을 최소화해 줍니다. 하지만, 사람이 꼭 4박자로 뛰지는 않기에, 이렇게 “숨을 나눠 쉴 수 있구나”를 알고, 개인의 박자에 맞게 쉬는 것이 보통 추천됩니다.
상체 세우기는 달리기할 때 생각보다 코어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너무 숙이지 않고 앞을 보면서 뛰는 것입니다. 이때, 양팔은 여덟 팔자로 흔들지 말고, 주행 방향과 평행하게 흔들며, 팔꿈치는 수직으로, 손은 약한 주먹을 쥐는 것이 힘을 덜 들이고 뛰는 방법이라고 설명됩니다. 실제로 뛰면서(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팔꿈치 각도를 바꿔보면 들어가는 에너지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체와 관련해서 입문자 수준에서 관심 가지고 조절해 보기 쉬운 것은 착지법입니다. 착지에는 뒤꿈치(heel) 착지법, 미드풋(midfoot) 착지법, 포어풋forefoot) 착지법이 있습니다. 단어의 뜻 그대로 착지하는 것으로 자세한 물리적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서 같은 프로 선수들이더라도 의견들이 갈리고는 합니다. 한쪽에서는 뒤꿈치로 착지하면 그만큼 땅이 신체에 가하는 힘 중에서 우리 신체의 진행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하는 힘이 커서 힘이 많이 들어가므로, 미드풋 착지를 하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선수 아니면 미드풋 착지가 어렵고, 힐 착지가 그렇게까지 저항이 많은 것은 아니므로 자연스러운 힐착지도 좋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저는 저항력을 줄이는 것과 나중에 말씀드릴 무릎 건강의 측면에서 미드풋을 선호합니다. 미드풋을 해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발의 가쪽(lateral)이 땅에 먼저 닿는다는 가벼운 상상만 해줘도 충분하다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해보면 곧바로 차이가 느껴집니다. 다만, 이 자세를 위해서는 신발을 살 때도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heel to drop입니다. 이는 발꿈치와 발 앞부분의 신발에서 높이차가 얼마나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굽 높이”입니다. 과거에 나이키에서 운동화를 유행시킬 때 쿠션 등으로 마케팅에 성공해서 많은 신발 회사가 빵빵하고 높은 굽을 마케팅으로 하는데, 그렇게 되면 땅에 뒤꿈치가 먼저 닿을 확률이 높아져서 발 착지와 관련해 올바른 자세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의 실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판매되는 신발(완전 선수용 제외)이 heel to drop 12mm 이상이었는데, 저의 경우는 10mm짜리 신발을 찾아서 신고 달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습관이라도 3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잘 달리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달렸고, 현재는 4주에 한 번씩 같이 뛰는 친구들을 정해서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위 ‘달리기팀’과 함께 뛰지 않는 날이라고 해서 달리기를 쉬고, 4주에 1번, 1주에 1번씩만 뛰게 된다면, 달리는 습관 형성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뛰는 것이 1주에 한 번씩만 뛰는 것보다 더 쉽다고 생각하였고, 이에 달리기 처음 1년 동안은 (개인 시간이 많았던 것도 있지만), 이동할 때마다 러닝화를 들고 다니며 거의 매일 뛰었습니다. 이처럼 초반에는 자주 뛰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처음부터 3km씩을 뛰게 된다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몸의 변화가 거울 속에서 곧바로 보이게 되며, 계속 열심히 뛸 수 있는 동력이 됩니다. 다만, 이것으로도 불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신체의 변화를 수치로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인바디로 체지방량을 측정할 것을 추천하곤 합니다.
입문자분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꼭 이렇게 열심히만 뛰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속도와 관련해서는 욕심을 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달리기에 있어서는 달리는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칼로리 소모에 큰 영향은 없고, 달린 거리만이 소모되는 칼로리 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달려도 됩니다. 다만, 꾸준히 뛰십시오!
달리기에서 건강은 체력과 무릎 건강 그리고 정신건강이 있습니다. 체력과 관련해서 제가 하고 싶은 말씀은 실외 달리기가 실내 달리기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실내 헬스장에서 달리는 것을 과장해서 설명하자면, 땅이 알아서 움직이고, 본인은 위로 점프만 하는 모양새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땅을 뒤로 차고 나가는 힘이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러닝머신 위의 사람은 빨리 나가고자 발을 멀리 뻗는 경향이 생기게 됩니다(실외에서 달릴 때는 땅을 뒤로 차고 나가는 힘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발을 멀리 뻗은 상태에서는 힘이 안 들어가기 때문에 한쪽 발이 땅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다리가 무거워지므로, 자연스럽게 발을 멀리 뻗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올바른 착지법의 자세로 뛰면서 체력과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실외 달리기가 더 좋습니다. 나아가, 헬스장에서 고정된 배경(심지어는 핸드폰이나 TV 화면)을 바탕으로 뛰는 것보다는 변화하는 자연을 배경으로 뛰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상의 제 생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연에서 달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달리기”라는 것입니다. 다만 실외 달리기를 떠올리면 곧 뒤따르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하지만, 전 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님이 유튜브에서 인도같이 1년 내내 공기가 좋지 않은(그것도 심각하게 좋지 않은) 곳에서 달리는 사람과 달리지 않는 사람들의 수명 비교를 보면, 질 나쁜 공기를 마시더라도 달리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이기에 여러 가지 교란변수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외 달리기를 원칙으로 하되, 네이버 등에서 항상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체크하는 습관을 함께 만들어서 보완하였습니다.
그 외에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비들로 무릎보호대, 선크림, 선글라스는 기본적인 것으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만, 적어도 달리기의 가장 기본이 되고 필수적인 장비인 러닝화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나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러닝화는 제가 러닝에서 필요성을 절감하고 유일하게 돈을 꽤 투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젊은 병사들은 군화를 신고 뛰어도 무릎이 아프지 않다고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어서, 제 동년배 군의관들은 군대에서 준 신발 또는 보이는 운동화를 아무렇게나 골라잡아 신고 9km 정도를 뛰면 무릎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막상 러닝화를 사려고 하면 브랜드도 다양하고, 브랜드마다 여러 시리즈와 현란한 문구의 수식어가 달려 있어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참고하면 좋은 것이 아래 [표1] 러닝화의 종류입니다. 간단히 글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데일리 러닝화 : 매일 부담 없이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기본 러닝화이러한 러닝화들의 수명은 신발의 종류, 착지법의 특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0km 내외라고 합니다. 따라서, 러닝화를 신고 걸어 다니는 것은 기능의 낭비와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경우는 열심히 골라 산 러닝화를 따로 신발 가방에 챙겨 다니고, 보통 하루에 뛰는 km 수를 기준으로 단순 나눗셈을 통해 몇 년마다 바꿔야 하는지를 계산하여서 러닝화의 수명을 온전히 달리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표 1. 러닝화의 종류
이상에서 달리기에 입문하기 위한 동기와 좋은 팁들을 살펴봤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팁들이 있는데, 다들 알고 계시다시피 유튜브에서 쇼츠로 조금만 찾아보다 보면 알고리즘들이 알아서 후속 정보들을 추천해 주기에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부족하나마 저의 글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한 가장 값진 선물 중 하나인 두 다리를 사용해서, 달리기의 즐거움을 만끽하여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