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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September 2025

대한민국은 지금 러닝 중입니다 울산대학교병원 김지원

김지원

몇 년 전, 직장내 스트레스에 어떻게든 숨통을 틔워보려 시작한 달리기가 이렇게나 제 인생에 큰 변화를 줄지는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뛰고 나면 마음이 조금 개운해지는 기분에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출근 전 호숫가를 달리고, 마라톤 대회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며 참가 신청을 위해 광클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짧은 코스지만^^)

러닝은 이제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예인 션이 선도한 '기부런' 운동부터, 예능에서 세계 마라톤에 도전하는 기안84, SNS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러닝 인증 앱의 기록들까지, 우리는 지금 러닝 전성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 열풍 속에서, ‘그냥 뛸 줄만 아는, 그저 뛰는 게 좋은 런린이’인 저는 우연히 “이참에 러닝 공부도 하고, 그 내용을 글로 정리해 보는 건 어때요?”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배운 러닝 상식, 러닝 관련 용어, 그리고 작은 러닝 꿀팁들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이 러닝을 시작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분들, 혹은 이미 뛰고 있지만 효율적으로 달리고 싶은 선생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한 번쯤 들어보셨을 “러너스 하이”는 달리기를 하다 보면 찾아오는 황홀경 같은 상태입니다. 신체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달리기를 지속할 때, 뇌에서 엔도르핀, 도파민, 엔케팔린 같은 ‘기분 좋은 물질’들이 분비되어 고통이 줄고, 기분이 급격히 좋아집니다. 이른바 ‘뛸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죠.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경험은 저를 계속 달리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연관어로 “보검스 하이”도 있습니다. 한강을 달리다가 우연히 달리는 박보검을 마주치면 느끼게 되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케이던스(Cadence)

케이던스는 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의미합니다. 이상적인 케이던스는 분당 170~180보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케이던스가 높을수록 보폭은 짧아지고, 지면 접촉 시간이 줄어 부상의 위험도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뛰었지만, 요즘은 “내가 100m를 몇 발에 뛰는가?”를 세어보며 스스로를 점검하고, 발걸음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Zone 2 러닝

효율적인 심폐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요즘 많은 러너가 주목하는 것이 ‘Zone 2 러닝’입니다. 전체 심박수 영역 중 Zone 2는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의 운동 강도를 말하며, 이 상태에서 오래 달리는 것이 지방 대사를 높이고 지구력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뛰는 건가, 걷는 건가” 싶을 정도로 천천히 달리게 되지만, 러닝 내공이 쌓이는 지름길이라고 합니다. 저도 주1~2회는 Zone 2로 천천히, 오래 뛰며 체력을 다지기도 하고, 속도를 내어 달리는 것에 꾀가 날 때는 Zone 2 러닝 트레이닝이라고 포장하며 (^^) 풍경을 보면서, 바람 느끼면서 뛰기도 합니다.

카본화(Carbon Plate Running Shoes)

요즘 러닝화의 트렌드는 단연 ‘카본화’입니다. 중창에 탄소섬유 플레이트가 삽입된 러닝화로, 지면 반발력을 극대화해 추진력을 돕습니다. 마라톤 대회 상위권 선수들은 대부분 카본화를 신습니다. 물론 초보 러너에게는 무릎, 발목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주법과 체력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푹신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안정화 러닝화를 중심으로 신고, 가끔 레이스용으로 카본화를 병행합니다.

달리기의 기술 – 자세가 기록을 만든다

달리기는 단순히 팔을 크게 움직여, 두 다리를 번갈아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자세와 기술을 갖추면, 부상 없이 더 오래, 더 빠르게 뛸 수 있습니다.

  1. 효율적인 상체 사용
    • 팔의 움직임: 팔은 몸에 밀착하여 A자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팔꿈치는 뒤로 치듯이 밀고, 엄지에 힘을 줘 코어를 단단하게 유지합니다.
    • 상체의 움직임: 상체는 좌우 흔들림 없이 정면을 바라보며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상체가 흔들리면 에너지 낭비가 많아집니다.
  2. 발 착지와 보폭
    • 미드풋 착지: 발의 중간 부위가 지면에 먼저 닿고, 뒤꿈치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미드풋’ 주법이 이상적입니다.
    • 보폭과 케이던스: 보폭을 지나치게 넓게 가져가면 무릎 부담이 커지고, 뒤꿈치 착지로 지면 접촉 시간이 길어집니다. 짧고 빠른 보폭이 더 효율적입니다.
  3. 골반과 기울기
    • 골반 회전: 골반은 10시 방향 정도로 살짝 회전시키며, 상체 기울기를 활용해 추진력을 높입니다.
    • 코어 활성화: 코어 근육을 단단히 조이면서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어에 힘이 들어가면 다리도 자연스레 높게 올라가고, 보폭도 커집니다.

러닝 코치, 꼭 필요할까?

저도 한때 “달리기를 누가 배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배우면 확실히 다르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러닝 코치님께 배우거나 코칭을 받진 못했지만, 전문가에게 자세 교정을 받으며 팔동작, 보폭, 발 착지, 호흡 리듬을 체계적으로 익히다 보면, 달리기가 단순한 체력 소모가 아니라 ‘기술’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하니… 저도 어느 정도 심폐지구력이 생기면 러닝 코치님이 있는 러닝 크루에 들어가서 체계적인 달리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뛴 다음의 상쾌함 – 달리기는 나를 회복시킨다

요즘도 일이 많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땐 그냥 러닝화를 신고 밖으로 나갑니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그날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씻겨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이 글을 통해 제가 느꼈던 러닝의 즐거움과 달리기를 대하는 새로운 시선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면 기쁘겠습니다. 전문적인 진료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우리 선생님들도 짧은 시간이라도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보시길 권해봅니다. 뛰는 것만으로도 내 몸과 마음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이란 말,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외쳐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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