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hearing loss)은 고령 인구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노화성 난청(aging related hearing loss)은 내이 및 청각신경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주로 고주파 영역부터 청력이 떨어지고, 말소리 이해력이 저하되어 대화 및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된다. 65세 이상 성인의 약 3분의 1이 난청을 가지고 있으며,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3년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dementia) 유병률은 9.25%,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유병률은 28.42%로 조사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치매 진단을 받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고령화로 인한 현상으로 보이나 기존 연구들은 신체 활동 부족, 흡연, 식습관 등의 다른 위험 요인들도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력 손실 또한 치매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난청과 경도인지장애와의 연관성에 대해 보고되고 있다.
난청은 인지기능 저하(cognitive decline)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Lin et al., 2013). 최근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meta-analysis) 결과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병 또는 경도인지장애(MCI) 발생 위험이 2.82배 높았다. (Zheng et al., 2017). 또한, Livingston 등 (2017)의 lancet 보고서에 따르면 난청은 치매 발생 위험을 거의 2배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10dB씩 청력이 악화될수록 치매 위험이 약 16% 증가한 결과를 보고 하였으며 청력 손실이 증가함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Hazard Ratio)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그림 1).
그림 1. 청력 저하가 증가함에 따른 치매발생위험(hazard ratio)의 증가 (figure from Lin et al., 2011)
그림 2. 치매의 잠재적 교정 및 개입 가능한 위험 요인(modifiable risk factor) (figure from Livingston et al.,2024)
최근 Livingston 등(2024)이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중년기의 치매 잠재적 수정 가능 위험 요인(modifiable risk factor)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제시했으며, 이 중 ‘난청’이 7%를 차지하였다 (그림 2).
경도인지장애(MCI)는 일상생활은 대부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인지 기능(기억력, 언어, 주의력, 실행 기능 등)에 정상보다 뚜렷한 저하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러 대규모 역학연구와 메타분석 결과, 난청은 경도인지장애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Lin 등(2011)은 639명의 노인을 평균 11.9년간 추적한 결과, 난청이 있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더 빠르고, MCI 또는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24~36%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Gurgel 등(2014)은 65세 이상 3,777명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난청이 있는 사람은 정상 청력군보다 MCI 발생 위험이 약 1.9배 높았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Loughrey 등(2018)은 메타분석을 통해, 난청이 있는 경우 MCI 발생 위험이 약 1.85배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난청이 왜 인지저하나 치매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시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주요 가설들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난청과 치매가 별개의 병리적 과정이 아니라, 동일한 노화 관련 또는 혈관성/대사성 위험인자를 공유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예컨대 내이 및 청각신경에서의 퇴행, 미세혈관 이상, 산화스트레스, 염증반응 등이 뇌의 퇴행성 변화와 병행될 수 있다.
청각 기능이 저하되면 말소리의 인식 및 이해를 위해 더 많은 인지자원이 투입된다. 즉, 청취 과정에서 인지 자원(cognitive resources)이 청각 처리에 과다하게 할당됨으로써 다른 인지 기능, 예를 들어 작업기억이나 집행기능 등이 제약받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장기간에 걸쳐 이러한 인지부하 증가가 누적되면 인지예비력(cognitive reserve)의 저하를 초래하고, 결국 인지저하나 치매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난청으로 인해 청각 자극이 감소하면, 뇌의 청각 피질뿐 아니라 관련 인지 영역까지 기능적·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가설로 즉, 단순한 청력 저하가 아니라 청각 정보처리 회로의 재조직화(reorganization)와 뇌 가소성(plasticity) 등의 변형을 초래한다는 관점이다.
난청이 있으면 대화가 어려워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이나 우울(depression)은 독립적인 치매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난청 → 사회활동 저하 → 인지자극 감소 → 인지저하/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보청기 착용이 인지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 되었다. 예를 들어, Amieva et al. (2015) 연구에서는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 노인의 인지저하 속도가 정상 청력자와 유사했으며, 보청기 미착용자보다 MCI 발생률이 낮았습니다. 보청기가 단순히 청력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을 줄여 인지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는 보청기 착용이 speech perception을 향상시키고, 노인 난청 환자의 삶의 질과 사회적 참여도를 증가시키며,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를 완화해 전반적인 일상 기능을 개선하면서, 특히 난청으로 인해 증가하는 인지적 부담(cognitive load)을 보청기가 감소시켜, 뇌의 청각·인지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최근 RCT인 ACHIEVE study (2023)에서도 난청 노인을 대상으로 청각재활을 시행한 결과, 고위험군에서 인지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는데, 이는 난청 중재가 MCI로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하지만 모든 연구에서 일관된 효과가 관찰되지는 않았으며, 인지보존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청각재활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공와우 수술과 인지 기능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령 난청 환자에서 인공와우 이식술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들은 공통으로 청각 회복이 뇌 기능과 인지 수행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Mosnier 등(2015)은 91명의 고령 난청 환자를 12개월 동안 추적하여, 인공와우 이식 후 약 40%의 환자에서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개선된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특히 이식 전 주의력 또는 기억력 항목에서 저하가 있었던 일부 환자들은 수술 후 이러한 영역에서 뚜렷한 향상을 보였으며, 이는 청각 입력의 회복이 인지처리 부담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상호작용의 증가를 통해 전반적인 인지 시스템에 긍정적 자극을 제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경도인지장애를 동반한 고령 난청 환자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Andries 등(2023)은 55세 이상 MCI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와우 이식 전후 인지기능 변화를 분석한 연구에서, 이식 전 인지수행력이 16백분위수 이하였던 대상자 중 12개월 후 8명(약 38%)에서 점수가 16백분위수를 넘어서며 의미 있는 인지기능 개선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언어 이해, 주의력, 시각·공간 인지와 같은 인지 하위 영역에서 개선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두 연구는 고령 난청 환자에서 인공와우 이식이 단순히 청각 기능을 복원하는 치료를 넘어, 인지저하 예방과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하였다.
향후 많은 n수가 포함된 난청 인지저하 그룹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청각재활의 효과가 입증되어야 하겠으며 향후 청각재활의 개입의 적절한 타이밍, 대상자 선정, 장기 효과 등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025년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가 약 298만 명(유병률 약 28.1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었고, 2033년에는 약 400만 명 진입이 예상된다. 또한 치매 진단자 수도 증가 추세로,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유병률 약 9.17%)으로, 2026년 약 10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치매 예방 전략에서는 여러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함께 관리하는 다인자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으며, 그중 난청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고 접근 가능한 요소로 주목받으며, 단순한 감각 손실을 넘어 인지기능 저하의 조기 신호이자 개입 가능한(modifiable) 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난청 교정 및 청각재활은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잠재적 전략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치매예방을 위한 다요인 전략에서 난청 관리가 빠지지 않고 포함될 필요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자 청각검진 확대, 보청기 보급 및 이용 활성화, 청각·인지 통합 관리 모델 개발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