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를 전공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고관절 분야를 진료하고 있는데 세부전공 특성상 고령 환자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다 보니 골다공증 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한동안 와이프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는데, 하루는 웬일로(?) 학술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최근에는 이비인후과에서도 골다공증에 관심이 있다고, 특히 어지럼증과 골다공증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에이 설마~ 하며 펍메드와 구글을 검색해 보니 정말로 어지럼증과 골다공증의 관계성을 연구한 논문이 꽤 있었습니다. 골다공증은 비단 몸의 한 군데에만 오는 것이 아니니, 귀에 있는 돌이라고 영향을 받지 않으리란 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골다공증을 적절하게 치료하면 BPPV의 발생과 재발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연구들도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이 분야의 선행 연구가 꽤 많아서, 급기야 작년에는 이 주제로 메타분석을 직접 진행해 보기에 이르렀는데, 2023년도까지 발표된 12편의 논문을 모두 모은 결론은, BPPV 환자에서 대조군에 비해 골다공증이 발견될 확률이 무려 1.7 배나(!!)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림 1. 12편의 BPPV와 골다공증 상관관계 연구를 종합한 결과, BPPV를 진단받은 환자군에서 골다공증이 있을 확률이 무려 1.73배나 높았다.
이비인후과와 골다공증이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건 제 짧은 생각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와이프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는, 어지럼증을 진료하시는 이비인후과 선생님들 중에 골밀도 검사를 직접 하시고 골다공증 치료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선생님들도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4년간 골다공증학회 개원의 연수강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많이 관여해 왔는데, 연수강좌에 가 보면 생각보다 골다공증 공부에 열정을 가지신 개원의 선생님들이 정말 많아서 항상 감명을 받아 왔던 터라 혹시라도 일선에서 어지럼증 환자를 진료하는 많은 이비인후과 선생님들께서도, 골다공증에 관심이 있으신 선생님이 계셨다면 이번 칼럼을 기회로 골다공증이라는 질환에 대해 소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부족하지만,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결코 어렵지 않게, 문답식으로 중요한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골대사학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50세 이상 한국 성인에게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나 되고, 골감소증 환자는 47.9%에 달해서, 골밀도가 정상치로 측정되는 인구는 29.7%, 전체 인구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골다공증은 폐경과 관련이 많은 터라 여성에서 많은데, 50세 이상 인구 전체의 37.3%로, 우리가 외래에서 만나는 50세 이상 여성의 대략 10명 중 4명은 골다공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해외에서는 골다공증을 고혈압, 당뇨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골다공증 진단의 gold standard는 바로 BMD-DXA 라는 장비이다. 생애전환기 국가검진 때 보건소에서 해 주는 바로 그 골밀도 검사이다. X-ray를 통해 허리뼈와 고관절뼈의 골량을 측정하는 원리이며, X-ray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 1회 방사선 노출량의 1/10 ~ 1/100밖에 되지 않는 안전한 검사법이다.
골다공증 검사지를 처음 보면,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 바로 덮어버리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딱 두 가지 수치만 기억하자. 검사지를 보면(사진 2 참조), 어떤 기계로 촬영했든, ‘T-score’와 ‘Z-score’라는 칸을 찾을 수 있다.
만약 환자가 폐경 후 여성이나, 70세 이상의 남성일 경우에는 T-score로 골다공증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위에서 말했듯이 골다공증 검사는 허리뼈와 고관절뼈의 골량을 측정하는데, 허리뼈는 L1-L4 마디의 평균치, 고관절은 ward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 중에 “T-score -2.5” 이하라면 골다공증으로 진단된다.
환자가 폐경 전 젊은 여성이거나, 70세 미만의 남성이라면 Z-score 수치를 보면 된다. Z-score는 기준이 “-2.0” 이하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 경우 이차성 골다공증 감별이 반드시 필요하며(단순히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 이때는 골다공증 전문의의 진료가 권유된다.
그림 2. 골다공증 BMD-DXA 검사지. T-score 와 Z-score
2023년 기준으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약 20년간 마켓쉐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도를 기점으로 SERM 이라 부르는 호르몬 제제가 2위에서 3위로 내려가고, 201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사용이 시작된 데노수맙 제제가 무섭게 상승하여 2위로 올라왔고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장기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나 데노수맙(프롤리아)을 겁먹지 말고 사용해 보셔도 좋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는 경구도 있고, 주사제도 있다. 3개월 단위로 사용하는 이반드로네이트 주사제가 전체 마켓쉐어에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데, 경구 알렌드로네이트 혹은 리젠드로네이트 제제도 초기 치료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다.
골밀도 검사는 1년마다 보험이 됩니다. 그리고 골밀도 검사상 위에서 말한 골다공증 기준을 충족한다면, 급여로 골다공증 약제를 계속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제는 진료실에 나이가 많으신 어지럼증 환자가 오면 골다공증 검사를 한번 권유해 보는 건 어떠실지요. 여건이 되신다면 한번 직접 검사를 처방해 보셔도 좋을 것 같고, 약제를 한번 써 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