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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July 2026

이비인후과 의사의 번아웃(Burnout)에 대한 고찰 고려대학교병원(안암) 김연수

김연수

안녕하십니까? 그러니까… 정말 안녕하십니까? 의정 갈등의 폭풍이 지나가고,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국-이란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은 먼 나라일 같지만, 세계 경제와 유가를 출렁이게 하며 사회 곳곳에서 갈등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뒤로 미루고서도, 지금 우리 삶의 곳곳에서 불안과 갈등, 그리고 과로와 신경쇠약으로 반문하게 됩니다. ‘나는 안녕한가?’

정신없는 하루하루 사이에 ‘그렇게 일하다가 번아웃이 온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번아웃이 온지는 이미 한참 지난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기도 하죠. 번아웃하면 생각나는 짤이 있습니다. ‘내일의 죠’에 등장하는 명대사입니다.

‘불태웠어.. 새하얗게’

외과의사, 그리고 외래와 수술의 로딩이 극심한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번아웃은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쩌면 일상이죠. ‘너 아직도 번아웃 안 왔니? 일 열심히 안 하나 보네’ 자신에게 이야기하죠 ‘나만 힘든게 아니지, 다들 이 정도로는 하잖아’

우리가 종종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번아웃은 무엇일까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ICD-11에서 번아웃을 만성적인 직장스트레스가 적절히 관리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나는 직업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그 요소로 정서적 고갈(Emotional exhaustion), 냉소주의 또는 거리두기(Depersonalization), 업무 효능감 감소(Reduced personal accomplishment)를 정의합니다. 즉 몸은 피곤하고, 환자는 숫자로 보이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상태입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는 죽을 것 같은 상태가 아니라, 지치고 피곤한데 즐거움도 보람도 없는 거죠. 특히 의사에게 ‘보람’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입니다.

이런 번아웃은 ‘의사’에게 일상적이고 특히 ‘외과의사’에게 위험합니다. 특히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의 합병증에 대한 부담은, 외과의사들을 ‘완벽주의자의 늪’으로 몰아갑니다. 채찍을 든 누군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채찍질하며 몰아가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책임은 무겁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을 모두 컨트롤할 수 없으며 그 안에서 점점 지쳐갑니다.

미국 외과학회에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외과학회 의사의 상당수가 번아웃 기준에 부합했고, 자살 사고 유병률은 6.3%로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특히 COVID-19 상황 때 심했고 이후 점점 낮아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2024년 5~6월 대한외과학회 소속 외과의사 45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025)에서, 응답자의 70.5%가 정서적 소진 또는 비인격화 항목에서 번아웃으로 분류되었고, 정서적 소진 고위험군이 55.6%, 비인격화 고위험군이 58.6%였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이 수치가 미국 평균보다 높을 뿐 아니라 팬데믹 시기보다 오히려 악화했으며, “외과의사 번아웃은 개별 의사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공공성의 문제”라고 못 박았습니다. 한국 의사들의 번아웃은 한국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에 의한 당연한 결과인 것이죠.

이러한 번아웃을 개인의 일로 치부하며, 좀 더 강해지고 며칠 쉬어서 해결할 문제로 보면 안 됩니다. West 등이 Lancet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2016)에 따르면, 조직 차원의 중재가 개인 차원의 중재보다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물론 조직 차원에서 잡일을 줄여준다거나 충분한 인력 보강, 그리고 사회적으로 의사의 전문성에 대한 인정과 존중, 그리고 의료사고에 대한 사법적 리스크 완화 등의 전 시스템적인 해결이 가장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개인 차원의 접근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개인적인 적극적 마음 챙김 그리고 회복을 위한 휴식이 가장 기본입니다. 회복 일정을 일정표에 넣으세요.
  2. 그리고 동료와의 모임, 사회적 연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립감을 낮추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3. 그리고 신체적 피로도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잠을 많이 주무십시오. 그리고 커피를 줄이십시오. 커피로 버티는 것은 체력이 아니라 신경쇠약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4. 병원에 너무 일찍 출근하지 마세요. 모든 환자를 살리려고 하지 마시고요. 완벽주의의 결박에서 빠져나오세요.
  5.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자신의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의사의 번아웃은, 강한 책임감과 헌신하는 마음이 클수록 위험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 자신을 돌보는 일입니다.

힘내십시오. 쉬세요. 노세요.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생각을 줄이세요. 오늘 일이 끝나지 않았다면 내일 해도 됩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나를 돌보며’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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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이상 번아웃전문가(?) 김연수였습니다. ㅎㅎ
(2026-07-06 16:29) 수정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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