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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January 2021 W-ENTian January 2021

방구석 찍사의 아이 사진 촬영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종익

하나이비인후과병원 / 이종익

※ 이 글은 방구석에서 혼자 사진을 즐기는 초보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많이 계실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고수 회원님이 보시기에는 조금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사진이나 영상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촬영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카메라 시장의 크기는 작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그 중에서도 일명 ‘똑딱이’ 등으로 불리는 보급형 카메라들은 실제로 경쟁력을 많이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 점점 작아지고 있는 카메라 시장 안에서의 대세는 고급화된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 미러리스)입니다. 스마트폰에 비해 휴대성을 제외한다면 사진과 영상촬영에 있어서 강점이 많기 때문이겠죠. 사실 스마트폰의 가격도 백만원을 넘는게 어렵지 않은 요즘, ‘카메라가 비싼건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생각은 있으신데 장비빨(?)을 세우고 시작하시기가 왠지 부담되시는 분이나, 좋은 사진기가 있지만 장롱 안에 방치되어 있는 분 등 사진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께 제가 최근 몇 년간 초보 사진사로써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진기로 아이들 사진을 그럴듯하게 찍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고, 긍정적인 점이 많습니다.

아이들 사진 촬영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좋은 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제가 체감한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과 외출 나가는 것이 덜 귀찮아(?)집니다. 함께하는 모든 곳이 좋은 촬영 장소가 됩니다. 일상적으로 지나치던 집 앞 놀이터와 공원이 욕심이 나는 좋은 출사 장소가 되고, 자주 가던 곳보다 새로운 장소로 나들이 가는 게 즐겁습니다. 그리고 지인들과 같이 놀러가게 되면 추억을 예쁘게 사진으로 담아줄수 있습니다. 살짝 보정해서 SNS로 전송해주고 “오~” 하는 반응이라도 받으면 뿌듯합니다. 사실 제가 좋아서 하는거고, 많이 찍는다고 돈 드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맘놓고 외출하기가 어렵고, 밖에 나가더라도 이전처럼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기가 어려운 점이 저는 정말 아쉽습니다.

카메라를 한번 사볼까 하고 찾아보면 종류가 몇 가지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액션캠이나 전문가용 비디오 카메라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카메라는 크게 나누면 렌즈 일체형(흔히 이야기하는 디카, 똑딱이, 하이엔드 카메라)과, 렌즈 교환식(DSLR, 미러리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이 맺히는 이미지센서(우리 몸의 망막에 해당)의 크기가 일반적으로는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크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의 크기가 커지는 치명적인(?)단점을 제외한다면 사진 촬영에 있어 장점이 많습니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도 그 안에서 센서 크기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풀프레임(full-frame)센서(말 그대로 풀 사이즈. 화질이 좋음.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이나 배경날림에 유리함. 가격이 비쌈.)과 크롭(crop,APS-C)센서(풀프레임에 비해 센서의 크기가 작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으로 나뉘는데, 가볍게 일상 스냅을 찍기에는 크롭센서 카메라로 입문하는 것도 충분합니다.

그림 1. 좌측이 풀프레임 카메라, 우측이 크롭바디 카메라. 스마트폰의 이미지센서 크기는 이들보다 훨씬 작습니다.

저는 소니의 입문용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피사체의 얼굴이나 눈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움직이더라도 초점을 유지한 채 추적하며 연속촬영을 하는 기능이 매우 탁월합니다. 어린아이들은 한자리에서 오케이하기 전까지 포즈를 취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건 정말 엄청난 장점입니다. 최근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강아지나 고양이, 심지어 눈이 양 옆에 붙어있는 조류의 눈까지 식별해 주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함께이신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그림 2. 얼굴의 눈을 인식해서 움직이더라도 초점을 자동으로 따라갑니다

피사체에서 반사된 빛이 렌즈를 지나 카메라 이미지센서로 들어오는 것이 촬영의 원리이기 때문에, 날씨가 맑은 날 야외처럼 충분한 양의 빛이 있는 환경에서는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빛을 받아들여 찍는 것은 쉽지만, 흐린 날이나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는 수동적으로 최소한이라도 조절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밝기로, 흔들림 없는 선명한 사진 찍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여기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낯선 단어 3개가 있는데요, 조리개, 셔터스피드, 그리고 ISO 입니다.

간단히 설명 드리고자 예를 들면, 한 아이가 방 안에 있고, 이 방 안을 창문을 통해 햇빛으로 충분히 데워야 어둡지 않고 보기 좋은 예쁜 사진이 나온다고 가정할 때, 창문을 조리개, 커튼을 걷어 햇빛을 받는 시간을 셔터스피드, 방안 보일러를 ISO 라고 생각하시면,

커튼을 얼마나 넓게 걷는지에 해당하는 조리개의 개방 정도는 주로 앞에 F를 붙여 표시하며 커튼을 많이 걷을수록 수치가 낮아집니다. (F8.0 -> F4.0 -> F2.2 -> F1.4 로 갈수록 커튼을 많이 걷은 상태입니다.) 조리개 수치가 낮아질수록 단위시간당 빛을 많이 받을수 있습니다. 사진을 더 밝게 찍을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커튼을 다 걷은 상태일 때 창문의 크기가 더 큰,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가 낮은 렌즈일수록 가격이 비쌉니다. 그리고 창문을 많이 열수록 원하는 대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배경은 흐리게 만드는 아웃포커싱 효과는 커집니다. 사진을 시작할 때 조리개가 많이 개방되어 밝고, 배경날림이 쉬운 렌즈 하나 정도는 별도로 같이 구비하여 시작하시면 좋습니다. 초반에 몇 장 찍어보고 어느 정도 자기만족을 할 수 있어야 재미를 붙여 취미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커튼을 얼마만큼의 찰나 동안 걷어놓을지에 해당하는 셔터스피드는 초단위로 표시합니다. 1/60초 -> 1/160초 -> 1/500초 -> 1/4000초로 갈수록 커튼 열어두는 시간은 점점 짧아집니다.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은 줄어듭니다. 다른 변수가 동일하다면 사진이 어두워집니다. 대신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 셔터스피드가 짧을수록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빠르게 움직이는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배경을 최대한 날리면서 흔들리지 않게 찍어보고 싶으면 이론적으로 조리개를 넓게 개방하고, 셔터스피드를 짧게 하면 되겠죠. 그런데 어두운 실내나, 날씨가 흐린 날은 빛의 양이 부족하여 원하는 만큼 밝은 사진을 찍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보일러를 켜 방안을 따듯하게 해주는데, 이게 바로 ISO 입니다. ISO 수치를 올려주면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밝은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치를 너무 높이면 여기저기 자글자글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나게 됩니다. 이걸 노이즈라고 합니다. 적당히 올려줘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림 3. (첫번째 Aperture) 오른쪽으로 가면서 F값이 작아질수록 조리개는 많이 열리고, 사진은 밝아지고, 배경날림 효과는 커집니다. (두번째 Shutter) 오른쪽으로 가면서 셔터스피드가 느려질수록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은 흔들립니다. 반대로 좌측으로 가면 흔들리지 않은 찰나를 잡아내기는 쉽지만 사진이 어두워질수 있습니다. (세번째 ISO) 오른쪽으로 가면서 수치가 올라갈수록 사진은 밝아질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자글자글 해집니다.

이런 변수들을 촬영 환경에 맞춰 민첩하게 조정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비해 갖는 큰 장점입니다. 거꾸로 말씀 드리면 좋은 카메라를 사도 이러한 변수들을 직접 조작해가며 촬영하지 않고 자동모드만 사용한다면 카메라의 장점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요즘은 주로 빛이 부족한 집안에서 일상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처럼 촬영용 조명을 집안에 구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형광등은 밝은 새것으로 교체하면 좋고, 촬영 시에는 무조건 불을 많이 켜면 좋습니다. 그래도 야외에서 해가 쨍한 날에 비하면 빛이 한참 부족하죠. 집에서 한참 웃으면서 잘 놀던 중에 뭔가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으면 갑자기 제가 거실 불을 다 켜고 서재로 들어갑니다. 아이들과 와이프 표정이 ‘아 저 인간 또 그거(카메라)꺼내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바뀝니다 ㅎㅎ

저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사진 구도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몇 가지 원칙만 지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가로세로 3분할선의 교차점에 아이의 몸이나 얼굴을 위치시키거나, 아이의 눈높이에서 찍어보기, 시선이 향하는 곳에 여백을 비워놓기 등 입니다. 이 정도만 지켜도 보기에 편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림 4. 3분할 교차점에 얼굴 위치시키기

그림 5. 아이의 눈높이에서 찍어보기

그림 6. 시선 방향으로 여백을 비우기

물론 사진 구도에 있어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상황에 맞춰 느낌 가는대로 찍고 만족한다면 그게 정답이겠죠.

사진 촬영을 하다 보면 뜻밖의 수입이 생기기도 합니다.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사진 공모전이 심심찮게 있는데요, 풍경이나 야경사진 분야는 저 같은 초보자가 명함을 들이밀기에 많이 부족하지만, 아이사진 분야에서는 콘테스트의 주제에 따라 도전해볼 만한 사진이 찍히기도 합니다.

그림 7. 제 최근 입상 사진들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가서 상을 받았습니다 ㅎㅎ

마스크 없는 자유로운 외출이 어려운 요즘, 사진 찍기 어려운 실내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갈고 닦아, 코로나19가 잦아든 후 신나게 가족들과 야외 출사를 다니는 건 어떨까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래와 같이 자유롭게 함박웃음 짓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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