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성 이관질환은 이과영역에 있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 중 하나이다. 이관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다양한 중이의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여기에는 단순한 이충만감이나 통증 이외에도 고막의 함몰 또는 허탈을 유발하고 삼출성 중이염, 진주종성 중이염 등이 생길 수 있다. 폐쇄성 이관 기능장애는 비수술적 또는 수술적으로 치료를 해 볼 수 있는데, 그 동안 중이 내 압력을 맞추는 고막 환기관 삽입술이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 방법 중 하나였다. 이 외에도 비인두의 해부학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아데노이드 절제술이나, 이관의 비인두쪽 입구에 확대된 점막과 연골을 제거 또는 축소하는 이관 성형술도 시도된바는 있었지만 모두 이관 자체의 직경을 확장시켜준다는 개념은 아니었다.
두경부 영역에서 풍선확장에 대한 개념은 2005년에 만성 부비동염 환자들에게서 부비동 입구를 열어주는 술식으로 처음 소개되었고, 이후 비과영역에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축적되다가 2009년에 Luke Schloegel, Dennis S. Poe 등에 의해 이관 확장에 적용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당시 사체를 이용한 연구에서 시술 후 이관의 단면이 357%나 증가하였음을 확인하고 만성 삼출성 중이염을 앓는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가 있음을 여러 차례 보고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2019년 11월 1일, 이관 풍선 확장술에 대한 안정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아 이관풍선확장술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 개정에 따라 2021년 부터는 요양급여 적용이 시작되는 등 점차 대표적인 폐쇄성 이관치료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이관 풍선 확장술의 효과나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현 시점에서 이관 풍선 확장술을 진료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이관풍선 확장술의 대상 선정
국내에서 이관 풍선 확장술은 만 18세 이상의 성인 중 만성적인 폐쇄성 이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모든 환자들이 대상이 된다. 반복적인 삼출성 중이염으로 만성 이관 기능장애로 반복적인 이관환기관 삽입술이 필요한 경우나, 이관기능 장애로 인한 유착성 중이염이나 만성 중이염, 취미나 직업적으로 반복적인 기압변화에 노출될 때마다 심한 이통이나 이충만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응증이 된다. 다만 풍선확장술이 가능한 범위가 이관의 연골부만 해당하므로, 컴퓨터 단층 촬영상 명백한 골부의 폐쇄나 중이강내의 폐쇄성 병변이 있는 경우는 금기이다. 아래 Table 1에 적응증과 절대적/상대적 금기증에 대해 요약하였다.
Table1. 이관 풍선 확장술의 적응증과 금기증
(출처 : 이관질환의 진단 및 치료: 최신지견, 대한이과학회 이관질환연구회 저)
적응증 | 절대적 금기증 | 상대적 금기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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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증상이 애매할 경우 일부 설문지가 진단 및 수술 대상자를 선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 정식 한글판으로 번역되어 검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Eustachian Tube Dysfunction Questionnaire-7 (ETDQ-7)이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ETDQ-7은 2012년 McCoul등이 개발하였으며, 총 7개 문항이 각 7점으로 구성되어 있어 최소 7점부터 최대 49점까지 가능하며 총점이 14.5점 미만이거나 평균점수가 2.1점 미만인 경우를 정상으로 간주한다 (Table 2).
Table 2. Eustachian Tube Dysfunction Questionnaire-7 (ETDQ-7)
지난 한 달 동안 다음의 항목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문제가 있었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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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없음 | 보통 | 심한문제 | |||||
귀에 압력을 느끼십니까? | 1 | 2 | 3 | 4 | 5 | 6 | 7 |
귀의 통증이 있습니까? | 1 | 2 | 3 | 4 | 5 | 6 | 7 |
귀가 먹먹하거나 물이 찬 느낌이 있습니까? | 1 | 2 | 3 | 4 | 5 | 6 | 7 |
감기나 축농증이 있을 때 귀에 문제가 있었나요? | 1 | 2 | 3 | 4 | 5 | 6 | 7 |
귀에서 ‘탁탁’하는 소리나 터지는 소리가 들렸나요? | 1 | 2 | 3 | 4 | 5 | 6 | 7 |
귀에서 울리는 (윙-윙-) 소리가 들렸나요? | 1 | 2 | 3 | 4 | 5 | 6 | 7 |
소리가 작게 들리는 느낌이 있나요? | 1 | 2 | 3 | 4 | 5 | 6 | 7 |
2) 이관풍선 확장기기의 종류와 선택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관 풍선 확장 기기는 ㈜메가메디칼(Megamedical)의 Navilloon-e ™ 와 ㈜제노스(GENOSS)사의 Earloon ™ 이 있다(그림 1). 두 제품 모두 풍선의 최대 팽창압은 12 ATM, 풍선의 길이는 20mm로 동일하며 팽창 외경도 4~6mm 정도로 유사하다. 그 외 외형을 제외한 기기의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유사하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Navilloon-e ™ 의 경우에는 일자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내시경과 함께 비강내로 진입하고 위치를 잡기에는 수월하나, 한손으로 풍선을 충분히 진입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반면 Earloon ™ 의 경우에는 손잡이가 있어 내시경 및 기구의 진입이 종종 힘들때가 있으나 풍선 삽입시에는 기기를 잡은 엄지손가락으로 충분히 쉽게 밀어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제품 모두 혼자 수술하기에는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0도나 30도 내시경을 다뤄본 술자의 경험에 따라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어느정도의 learning curve는 존재한다.
그림 1.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이관풍선 확장술 기구. Navilloon-e™(위) Earloon™(아래)
3) 이관풍선 확장술의 방법 및 주의사항
수술 전에 ETDQ-7 설문지, 이내시경을 이용한 고막검진, 발살바 수기를 포함한 이관 기능을 평가한다. 또한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여 이관이나 두개저의 해부학적 기형, 이관 주변 내경동맥의 결손이나 부비동 질환의 유무 및 수술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심한 비중격 만곡증의 유무 등을 확인한다.
수술은 전신마취와 국소마취 모두 가능하다. 먼저, 2% lidocaine과 5000:1로 희석한 에피네프린을 적신 거즈로 비강 안을 5분 동안 패킹하여 비강의 점막을 수축시키며 동시에 국소마취한다. 풍선 확장기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한 다음 풍선과 결합시킨다. 본격적인 시술에 앞서서 풍선이 정상적으로 팽창하는지, 새는 곳은 없는지 확인을 위해 수술시와 동일하게 10~12 ATM 정도로 팽창시켜 본다. 문제가 없다면 내시경과 이관풍선 확장 카테터를 동측 또는 반대측 외비공에 삽입하여 가이드 sheath의 팁 끝단을 이관 연골부 입구 방향과 일치시킨 후, 핸들을 앞으로 밀어 풍선 카테터를 이관 안으로 조심스럽게 삽입한다. 내시경을 이용하여 입구로 잘 들어가는지 확인하면서 진행시키며 이관의 골-연골 접합부 근처의 연골부의 협부에 도달하여 약간의 저항이 느껴질 때까지 밀어 넣으나 Navilloon-e ™ 제품의 경우에는 두개의 검정색 포인터가 손잡이에 그려져 있으며, Earloon™ 은 끝까지 밀어 넣으면 된다. 카테터가 잘 위치해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Hirtz 자세인 상태에서 C-arm으로 submento-vertical view를 촬영하거나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필수적인 과정은 아니다. 이관에 적절하게 위치하면 풍선 확장기로 풍선을 확장시키는데 10~12 ATM까지 가압하여 약 2분간 유지한다. 술자에 따라 1회만 가압을 하거나 2회 정도 반복하기도 한다. 완료 후 풍선확장기를 이용하여 풍선을 완전히 수축시킨 후 풍선을 가이드 카테터로 천천히 넣고 내시경과 함께 카테터를 제거한다. 시술 직후 출혈이나 기타 합병증에 대해 비내시경으로 면밀히 관찰한 후 충분히 지혈되었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종료한다.
4) 시술 후 환자 관리 및 경과관찰
국소마취 및 전신마취 모두 시술 후 환자들은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시술이후 해당 부위에 대한 큰 통증을 느끼지는 않으며, 뻐근하거나 묵직한 느낌 정도를 주로 호소하는 편이다. 또한 수시간 이내에는 종종 침이나 가래에 피가 묻어나오거나, 비출혈이 동반될 수 있으니 환자들에게 이를 주지시키고, 당황하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시행된 systematic review에 의하면 비교적 심한 부작용은 전이개 부위의 피하 기종 1건이 유일하며, 그 이외에는 약한정도의 피하기종, 비염, 비 출혈, 이명 등이 보고되었을 뿐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케이스는 없다. 본원에서도 현재까지 수행된 환자 76케이스를 분석한 결과 가벼운 출혈 및 통증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합병증은 없어 비교적 안전한 술식으로 판단된다.
경과관찰의 경우 기관별로 차이는 있으나 보통 1주~3개월 이내에 첫번째 경과관찰을 시행하며 이후 1~3개월 정도의 간격을 두며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고 고막 상태, 비강 내시경을 통한 이관 풍선 확장술 부위를 확인한다. 증상의 호전정도 파악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설문지인 ETDQ-7을 활용하거나 Valsalva 가능여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의 호전정도로 파악이 가능하다. 첫번째 경과관찰에서 비강 및 고막 내시경 소견상 출혈이 없고, 기타 특이소견이 없다면 환자들에게 하루 수회이상 Valsalva 연습을 해 보는 것을 권장할 수 있다.
수술 후 약물이나 비강내 스테로이드의 추가적인 사용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환자의 증상이나 내시경 소견에 따라 비강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의 사용이나, 양성자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 PPI), 충혈완화제 (decongestant) 등을 사용해 볼 수있다.
현재 이관 풍선 확장술의 효과는 1년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다시 증상이 안 좋아지는 결과를 보고하는 문헌들이 많다. 아직 장기간 추적관찰에 대한 보고가 부족하여 아직까지는 풍선 확장술 효과의 지속기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그 동안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던 폐쇄성 이관질환에서 이관 풍선 확장술은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비교적 안전하고 쉬운 술식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관 개방증을 폐쇄성 이관질환으로 잘못 진단할 가능성도 있으며, 환자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금기인 경우들이 있어 진단에 있어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문헌에 따라서는 주관적인 증상의 호전 정도를 적게는 48%에서 많게는 100%까지 보고하고 있으나 평균 70~80% 정도의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환자들에게 수술 전 지나친 확신을 주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또한 폐쇄성 이관질환에는 기능적 이관 이상이 동반되어 있거나 환자의 기저질환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상 환자의 평가에 있어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