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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December 2022 W-ENTian December 2022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이비인후과 진료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임채동

외래 진료 중에 종종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말이 느린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을 만나게 된다. 소아청소년과나 소아재활의학과 진료를 먼저 보고 청력평가를 위해 의뢰된 경우도 있고, 언어치료센터에서 검사를 권유 받고 내원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본인의 경우 아이의 나이를 제일 먼저 확인하게 된다. 혹시 치료 시기가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제일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5세 이후에도 언어의 문제가 있는 경우, 언어와 읽기 장애의 가능성이 일생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난청 등 교정할 수 있는 문제로 인해 언어발달의 지연이 발생한 경우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영유아들의 언어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고, 언어치료사분들이 입술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를 쓰고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언어발달장애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장애의 원인

일상적인 대화에서 쓰는 말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하여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늦어지며,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인 과정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의사소통장애의 유형을 통칭하여 언어장애라고 부른다. 언어장애에는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청각장애, 지적장애, 자폐증, 뇌성마비 등과 동반하여 발생할 수도 있다.

대표적 언어장애에는 발달성 언어장애, 조음장애, 음성장애, 유창성 장애, 읽기장애 등이 있다.


Venn diagram illustrating relationship between different diagnostic terms

발달성 언어장애는 표현성 언어장애와 수용성, 표현성 혼합언어장애로 구분한다. 언어능력과 관련된 지능, 청력, 인지, 신경학적 손상과 관련하여 언어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기저질환이나 문제점이 없는 경우에는 단순언어장애라고 한다. 단순언어장애는 아동기 발달장애 중 흔한 질환으로, 서구의 경우 약 3∼7% 정도로 알려져 있다. 언어발달의 지연이 있는 경우 일부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나, 진단과 치료가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는 개인의 의사소통과 학습, 사회성 발달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언어발달의 문제가 있을 때 가능한 진단명은 단순언어장애 이외에도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 자폐범주질환, 청각장애, 양육환경의 문제 등으로 통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인지기능의 저하가 심할수록 의사소통의 문제도 심각해지는데 일반적으로 언어발달이 느리고 말을 시작한 이후에도 조음오류를 많이 보이며, 언어 외에 전반적인 발달영역에서 또래에 비해 발달 지연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애는 자폐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언어 발달이 느리고, 학습된 언어도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위해 적절히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며, 들었던 단어나 문장을 즉시 혹은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혼자서 반복적으로 하는 반향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청각장애로 소리를 잘 못 듣게 되면 언어적 되먹이기 과정에 문제가 생겨 언어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여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 적절한 이비인후과 치료와 함께 언어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음장애는 혀나 입술, 치아, 입천장 등을 통해 말소리를 만드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고, 음성장애는 성대 구조나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소아에서는 적은 편이다. 조음장애나 음성장애의 경우 구강 및 인후두의 이학적 검사 및 음성평가가 필요하다.

유창성 장애에 해당하는 말더듬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치료도 쉽지 않다. 기질적, 유전적, 심리적, 환경적, 학습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기질적 원인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 4세 전후와 6,7세경에 높은 빈도를 보인다.

읽기장애는 책을 읽을 때 정확도와 속도, 또는 이해력이 자신의 생활연령이나 지능, 교육 정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로 대부분 학령기 이후에 발견된다.

언어장애의 검사

아동의 주된 문제가 단순언어장애인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 청각장애 등을 동반하는 복합장애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동의 출생 및 성장 배경, 질병의 유무, 교육 및 가정환경 등 언어발달과 관련이 있는 요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다. 또한 첫 낱말을 시작한 시기와 지금까지의 언어발달의 과정들, 현재 언어 수준 등의 언어적 발달 상황을 확인하고, 인지 및 신체발달력(기기, 서기, 걷기 등), 눈맞춤이나 보호자와의 상호작용, 주의력 문제, 과다행동 등을 확인한다. 그 외 필수검사는 이학적 검사, 신경학적 검사, 언어평가, 인지평가, 청각검사 등이 있고, 선택검사는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뇌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뇌파검사, 대사이상검사, 세포유전학적 또는 분자유전학적검사, 근전도검사 등이 있다.

(1) 언어평가: 언어평가는 영유아 언어발달 선별검사(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 SELSI)와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 PRES)를 실시한다. 언어지연은 SELSI 검사 상 언어연령이 평균치보다 2배의 표준편차 이하로 지연된 경우 혹은 PRES 검사 상 1년 이상 지연된 경우로 정의한다.

(2) 인지평가: 인지평가는 환아의 연령과 기능에 따라 베일리 영아발달검사(Bayley Scales of Infant Development, BSID-II), 한국웩슬러 유아지능검사(Wechsler Preschool and Primary Scales of Intelligence, K-WPPSI) 혹은 한국웩슬러 아동지능검사(Korean Educational Developmental Institute-Wechsler Intelligence Scale of Children, KEDI-WISC)를 시행한다.

(3) 청각검사: 청각검사는 발달연령에 근거하여 5개월까지는 행동관찰청력검사(Behavioral Observational Audiometry, BOA), 6개월부터 만 2세까지는 시각강화청력검사(Visual Reinforcement Audiometry, VRA), 만 2세 이후부터 만 5세까지 놀이청력검사(Play Audiometry) 등 주관적 검사와 이음향방사, 청성뇌간반응, 청성지속반응 등 객관적 검사를 시행한다.

언어장애 아동의 치료

아동의 언어장애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검사를 통하여, 아동의 언어 수준을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고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분석하여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침을 정하여야 한다. 언어치료는 어휘력이나 이해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3세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가능한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원칙으로 진단 즉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아동의 언어 발달을 위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언어발달 초기 단계나 취학 전기 아동에서 언어발달 지연이 있는 경우에 부모의 역할은 더욱 강조된다. 부모 교육 후 각 아동의 수준에 맞는 치료가 가정에서도 병행되도록 한다. 언어장애 외에 지적장애, 자폐증, 청각장애, 뇌성마비 등의 동반 장애가 있는 경우는 각 질환에 따른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언어장애 아동의 예후

어린 연령에 보이던 의사소통 장애의 자연적인 경과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언어장애가 학령기를 지나서도 계속되며 학습장애로 이어지기 쉽고, 50%의 아동에서 학습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아동의 추적관찰시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및 불안장애 등의 행동문제가 보일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체로 만 3세경에 언어발달지연으로 내원한 경우에 단순언어장애로 진단된다면 30% 가량에서 8세 이후까지 언어지연이 지속되며, 만 4세경에 단순언어장애로 내원한 경우는 약 40%에서 언어지연이 지속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언어장애를 극복하는 아동에서는 2-3세 사이에 언어발달이 가속화되어 오히려 정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달하여 장애를 극복하게 된다. 아동 언어장애의 예후 판단에 가장 중요한 예측인자는 전반적인 인지기능의 발달과 언어능력이다. 따라서 주의 깊게 추적관찰하면서 발달을 평가하는 연속적인 발달평가가 중요하다.

발달재활서비스 및 영유아 발달지원서비스

성장기의 정신적 · 감각적 장애아동의 기능 향상과 행동 발달을 위한 적절한 발달재활 서비스 지원 및 정보 제공하기 위해 발달재활서비스 사업이 있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21조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아동의 인지, 의사소통, 적응행동, 감각 · 운동 등의 기능향상과 행동발달을 위하여 적절한 발달재활서비스(이하 "발달재활서비스"라 한다)를 지원할 수 있다.’에 근거하여 만 18세 미만 뇌병변, 지적, 자폐성, 청각, 언어, 시각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부모의 소득기준(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에 따라 지원이 이루어진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보장급여(사회서비스이용권) 신청(변경)서, 발달재활서비스 의뢰서, 세부영역 검사결과서가 필요하며, 취학전 아동은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 발달척도(PRES)를 언어발달지연이 너무 심한 경우에 대해서는 영유아 언어발달검사(SELS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만0~6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유아 건강검진 항목 중 발달평가 결과 추후 검사 필요 등급을 받은 영유아, 유아교육기관장ㆍ보육시설장이 추천하는 영유아로 부모 협조 하에 실시한 발달검사 결과 발달지연 또는 발달경계인 영유아, 발달지연 우려에 대한 의사 소견서를 받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12개월 동안 발달이 지연되는 영역(발달기초, 언어발달, 초기인지, 사회성 등)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통합적 조기 중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유아발달지원서비스 사업도 있다.

또한 의료기관의 재활의학과 전문의 또는 언어재활사가 배치되어 있는 의료기관의 이비인후과·정신건강 의학과·신경과 전문의는 언어장애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은 적절한 언어발달이 이루어진 이후에 판정하며 원인질환 등에 관하여 6개월 이상 충분히 치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만3세 이상에서 진단할 수 있다. 만 6세 미만에서 장애판정을 받은 경우 만 6세 이상~만 12세 미만에서 재판정을 실시하여야 하며, 향후 장애상태의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만 12세 이상~만 18세 미만 사이에 재판정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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