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9년 5월~8월 3개월간 미국 뉴욕주의 시라큐스에 있는 State University New York, Upstate Medical University Hospital의 이비인후과와 메사츄세츠주의 보스턴에 있는 Me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성형외과에 안면 외상 및 재건 수술을 배우고자 단기 임상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시라큐스에서의 생활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안면 외상 진료는 전공의 때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군의관으로 육지에서 배로 6시간 떨어진 섬에서 복무하던 시절 필요에 의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 일하면서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지 못했었는데, 보람도 있고 재미가 있어서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에서 이전부터 안면외상 진료를 하고 계시던 박찬흠 교수님을 따라 현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미국은 추천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외상 관련 논문을 찾아 읽으며 교신저자께 내가 어떤 사람이고 연수를 시켜달라고 수없이 많은 이메일을 보냈으나 (당연하게도) 답장은 한 장도 오지 않았었는데, 은사님이신 서울아산병원 장용주 교수님의 도움으로 미국에서도 안면 외상 재건 진료를 많이 하신다고 알려진 Upstate 의대 병원의 Sherard Tatum 교수님께 2달간 임상 연수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시라큐스는 뉴욕주에 속해 있는 중소 도시입니다. 뉴욕이 유명한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미국 연방의 50개주들 중 하나의 이름이기도 하다는 것을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뉴욕주의 크기는 남한보다 크며, 뉴욕주의 맨 남쪽 끝에 붙어있는 뉴욕시와 그 근교를 제외한 다른 모든 곳을 upstate, 즉 주의 북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현재는 COVID19가 창궐하여 분위기가 매우 암울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제가 있을 당시 뉴욕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주였습니다. 시라큐스는 인구가 15만 정도 되고, 물도 많고 숲도 많은 매우 한적한 도시입니다 (그림 1).
시라큐스 자체의 인구는 많지 않지만 Upstate 의대병원은 central NY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level I trauma center (우리나라로 치면 중증외상센터)를 보유한 병원으로 많은 외상 진료를 보는 병원이었습니다 (그림 2).
저는 안면 성형 파트의 두 교수님과 주로 함께 지냈는데, 한 분은 Sherard Tatum 교수님, 다른 한분은 Amar Suryadevara 교수님으로 Sherard Tatum 교수님은 주로 Cleft lip/palate, Craniosynostosis, Crouzon syndrome 등 소아의 선천성 기형에 대한 재건 및 성형 진료를 주로 하셨고, Amar Suryadevara 교수님은 피부암, 코 성형 등의 진료를 하셨습니다 (그림 3).
그림5. Sherard Tatum 교수님. 소아의 선천성기형 수술을 주로 하시기에 소아과의사, 치과의사, 신경외과의사, 소셜워커, 청각사, 언어치료사, 유전학자 등이 팀으로 함께 일하였습니다.
그림6. Amar Suryadevara 교수님의 집에서.
저의 주 관심사였던 Facial trauma에 대한 수술은 환자가 있을 때 마다 그때 그때 하여서 매일 있는 것 아니었지만, 이전에 책으로만 보았던 Craniosynostosis 환아의 두개골성형수술 이라든지, cleft palate의 재건 수술, 피부암 수술 후의 재건 등을 보면서 두개악안면 외상이나 결손 재건 시 필요한 anatomy를 눈에 익혔고, 두개골 및 상하악 수술에 사용하는 수술 기구의 종류 및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그림 4). 두개악안면 부위의 외상과 재건 수술을 하는데는 교합 등 치과적 지식이 필수인데, 이러한 지식과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Tatum 교수님도 미국에서는 치과와 이런 영역 싸움이 치열해서, 독일 함부르크에서 치과 펠로우쉽을 하며 임상 수련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림9. AOCMF의 principle course. 1박 2일 간의 intensive course였습니다. 강의, case discussion, 실습이 반복되는 매우 유용한 코스로 안면외상을 처음 공부하실 선생님께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단기 연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김형종 주임교수님, 박찬흠 과장님, 춘천성심병원 동료 교수님들 그리고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