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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March 2022 W-ENTian March 2022

가상현실기반 이명완화 기기 개발에 도전하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 최준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대학 입학전의 사회과학, 자연과학 시간에 배웠고 들었던 말입니다. 5-6년전부터 4차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우리 주변에 크게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혁명은 어떤 의미일까요?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물과 증기로 구동되는 기계적 생산을 주로 의미하고,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노동분업화와 전력을 이용한 대량생산의 도입을 일컬으며, 3차 산업혁명은 전자기술과 IT를 이용한 자동생산을 말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은 현시대의 자동화, 데이터 교류 및 제조 기술을 포함하는 용어로 Cyber- physics 시스템, 사물인터넷, 인터넷 서비스들을 포괄하는 기술과 가치 사슬(value chain) 개념에 대한 총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초지능, 대융합을 통하여, 빅데이터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이러한 빅데이터를 deep learning을 통하여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큰 축으로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가상현실의 세계에서의 만남(요즘에는 메타버스라는 환경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으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7년에 모교인 고대의료원에서 개최한 연구포럼에 참석하여 강연을 듣던 중 가상현실 기반의 공학적 접근에 대한 강연을 듣고, 이과학 분야에 접목을 시도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가상현실기반 연구/ 인공지능 기반 공동연구를 여러 공대 연구팀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가상현실 기반으로 한 이명 치료기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 라는 용어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에 대한 짧은 말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가상현실은 실제와 같은 느낌의 가상(진짜는 아니지만, 진짜라고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인간에게 적용하여 몰입하게 하는 기술로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가상현실에 대한 내용은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1993년에 개봉하였던 실베스타 스탤론(Sylvester Stallone)과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가 주연으로 나와서 큰 흥행에 성공했던 데몰리션 맨(Demolition Man)이라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접했었습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내용의 가상현실에 관한 미래의 얘기로만 생각했었는데, 30년 정도 지난 후에 영화속에서나 나오던 기술이 우리의 주변에 있고 의학분야에도 적용하려고 하는 점에 개인적으로 너무 놀라고 있습니다.

인간은 세상(real world)과의 소통을 정보(information)를 통하여 외부로부터 얻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정보 획득 수단은 뇌(brain)를 그 기반으로 합니다. 즉 뇌가 정보 획득의 최종 종착역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뇌는 정보를 세상을 통하여 직접 인식하는 것이 아니며, 감각기관이나 센서가 확보한 정보를 전달받는 것입니다. 즉 우리 몸의 어떤 기관(organ)이 획득한 정보라도 뇌에 전달만 될 수 있다면 인식을 위해 이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보의 근원은 현실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부족하거나 불완전 하더라도, 어떤 대상에 대한 무엇인가의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정보가 반드시 현실세계에 실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즉 만들어진 가공된 정보라도 그것이 마치 실존하는 것을 기반으로 획득한 정보인 것처럼, 뇌에 전달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을 기반으로 현실이라고 믿어지는 무언가를 인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HMD 착용 및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서 공대와 토의하는 모습
HMD 착용 및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서 공대와 토의하는 모습

이러한 개념을 이명(tinnitus)에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명에 대한 다양한 분류가 있고,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이비인후과 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전통적으로 널리 인정되어지는,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마치 소리 자극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 인지하는, 즉 가상의 정보(virtual information)를 스스로 인지하는 환상통(phantom pain)으로 볼 수 있다는 이론을 그 근거로 삼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불완전한 정보임에도 뇌가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자체로 볼 수 있으며, 이에 “가상현실인 이명”을 “가상현실(Virtual Reality)" 로 치료하면 어떨까 하는 데에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개발된 제품으로 임상연구 진행중인 모습
개발된 제품으로 임상연구 진행중인 모습

게임과 같은 HMD를 착용하여 공대 및 기업과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반복되는 피드백을 통하여 연구에 적용하는데 1년의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임상연구로의 접목을 위하여, 식약처의 승인을 얻는 과정과 승인 이후의 전향적 연구는 또 다른 인내를 요구하는 또 다른 1년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1년은 뇌공학자와의 데이터 해석의 기간이었습니다. 3년 정도의 연구 결과는 2021년 가을 이비인후과 학회에 발표되었으며, 유수의 저널에서 심사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기존의 1차 연구를 통하여 얻은 결과를 통하여, 다중감각기능을 탑재한 이명완화기기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며 지속적으로 도전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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