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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Tian September 2022 W-ENTian September 2022

뉴미디어 시대, 의사의 역할 닥터프렌즈 이낙준

이낙준 선생님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면서도 한산이가라는 필명으로 웹소설을 연제하는 등 다양한 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8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닥터프렌즈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로서 뉴미디어 시대에서 의사의 역할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뉴미디어, 아프리카 티비, 유튜브, 트위치 등등 여러가지 매체를 통칭하는 말이죠. 그 중에서 의사가 그나마 접근 가능한 매체를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유튜브일 겁니다. 아직까지는 유튜브가 거의 유일한 뉴미디어 지식 전달 매체로 활약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많이 알고 계실 슈카월드나 지식한입, 지식한잔, 삼프로 티비 등등이 모두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좋건 싫건 유튜브의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전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이라고합니다.

구독은 건강입니다 – 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3년 간, 총 조회수 1억뷰 이상, 그리고 84만명이 넘는 구독자분들을 모으면서 뉴미디어 플랫폼, 즉 유튜브에서 컨텐츠 제작의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그렇게 얻어낸 경험을 조금이나마 회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우선은 왜 유튜브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의사들은 아주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자들과 소통을 해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나 신문 지면 등을 통해서요. 티비는 소통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주가 되고 또 의사가 주체적인 기획자가 되기 어렵다는 면에서 우선 제외하겠습니다. 이미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외면당하는 매체라는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되겠습니다.

아무튼, 블로그가 가장 커다란 소통 창구 이던 시절은 이미 지난지 오래입니다. 실제로 PC 출하량은 2011년을 정점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최근에는 현상 유지나 간신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에 비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4700만명을 넘어갔고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죠. 이 추세는 사용자들의 행동 양식과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내 손안에 언제든지 소통 가능한 기기가 있으니, 이걸로 소통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PC 기반의 SNS인 싸이월드가 말 그대로 몰락하고, PC 기반의 네이트온 또한 몰락했습니다. 모바일 기반의 SNS인 페이스북이 약진을 했고, 또 모바일 기반의 메신져인 카카오톡이 지금은 국민 메신져가 됐죠. 그럼에도 영상 매체는 여전히 PC 또는 티비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모바일 통신 속도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 흐름 또한 LTE 시대를 맞이하면서 격번을 맞이합니다. 모바일에서는 사진과 글로만 소통이 가능했던 시대에서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 즉 유튜브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통신 속도의 발달 뿐만 아니라 코로나까지 겹치게 되면서 더더욱 빨라지고만 있습니다. 심지어 범위마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소통과 정보 검색을 넘어 유통과 소비까지 영상 컨텐츠를 통해 이루어질거란 예측이 있습니다. 이른바 미디어 대전환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오래 쓰이는 앱이 카카오톡이 아닌 유튜브가 되었으니까요.

자, 그럼 우리는 어떻습니까? 모든 의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료실에서 하는 모든 말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기에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사실은 대단히 귀중한 정보입니다. 이걸 진료실 안이 아니라 밖에서, 특히 유튜브에서 알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하게도,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수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처음엔 당연하게도 잘생기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룹니다. 실제로 우리는 얼짱시대를 겪었죠. 하지만 글과 사진 위주의 소통이 아닌 영상 위주의 소통으로 흐름이 넘어오면서 부터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제 사람들은 재밌는 것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영상은 사진에 비해 소비해야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러운 추세죠. 여기까지가 끝인 줄 알았습니다만, 검색마저 영상 매체에서 이루어지게 되면서 또 하나의 변화가 찾아옵니다.

이제는 영상 컨텐츠를 통해서 How to do,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은 컨텐츠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는 몇몇 사람들의 낙관적인 의견이 아니라,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구굴은 벌써 3년전부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구글 아카데믹 코스라는 글로벌 영상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법관 출신 유튜버부터 과학자, 의사, 변호사 등등의 전문가들을 유튜브의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미래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제가 코골이에 대해 얘기한 영상의 조회수가 무려 100만이 넘습니다. 100만명의 사람에게 의학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하겠죠. 사람 많이 들어간다는 잠실 종합운동장조차 한번에 몇만이 한계니까요.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유튜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학회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정보가 있을 때,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법이 아주 효율적일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이비인후과 뿐만 아니라 각 과의 학회 교수님들이 저희 채널을 활용해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주시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 우연히 먼저 시작해 유뷰트의 맛을 본 제가 몇 가지 도움말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움말이라기 보다는 원칙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제일 중요한 일은 채널의 정체성이 되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갑자기 게임 유튜브를 만들지는 않을테니, 당연히 의학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죠. 안타깝게도 이 지식에 대한 이야기만 만든다면, 어지간히 재밌게 전달하지 않는 이상 채널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구독자 유입을 위한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관계없는 먹방을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의학이라는게 잘 생각해보면 실생활과 대단히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슬의생과 같은 의학 드라마도 있죠. 이런 의학 드라마를 의사의 관점에서 리뷰한다면 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겠죠. 물론 여기에 매몰되어 정체성이 되는 콘텐츠 생산에 소홀히 하는 건 절대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재밌는 콘텐츠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듣게 만들기 위해 생산하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는 구독자들과의 소통이 있겠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통이야, 싶으실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을 유튜브는 SNS입니다. 구독자들이 출연자와 개인적인, 아주 사소한 얘기라도 나누게 된다면 당연히 친밀감을 느끼겠죠. 친한 사람이 하는 얘기는 좀 지루해도 들어주기 마련입니다.

결국, 모든 원칙의 목적에는 의학 지식 전달이라는 정체성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신다면 유튜브 채널 생성과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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